악당과 영웅은 무릇 존재해야만 가치가 있는가?
그런 대답은 시원찮을 정도로 들어왔고, 지켜보고 있었다.
남들을 위해 몸을 내던지는 자들을 '영웅'이라고 한다.
남들을 위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과 이득을 채우는 이들을 '악당'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걸 누가 정했지?
*"……."
"재수없는 꼬맹이같으니…!"
침을 퉤, 하고 뱉었다.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모두를 죽이려고 했다. 친구가 될 수 있었는지 어쩔런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었다. 저 녀석은 말이지.
*"……?"
얼빵한 표정으로 빤히 쳐다보는 녀석은 적이라는 거. 그거 하나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거다.
"너는 우리와 공존할 생각은 없겠지. 알고 있어! 그런 것 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평소부터 내 성격이 되먹잖은 건 알고 있었지만, 녀석을 보니 더욱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어. 녀석을 막아야만 해.
파피루스는 내게 말했다. 녀석은 옳고, 좋은 녀석이라고. 그러니 따뜻한 눈길로 지켜봐주자며 말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지금 놈을 대면하니 든 생각은 하나였다.
어디가 정상이라는 거냐. 파피루스, 이 머저리같은 녀석.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잖아.
파피루스에게 언제나처럼 말했었다. 인간은 신뢰해선 안된다고. 그러나 파피루스는 말로만 내게 '알고 있어, 언다인!'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이봐, 말 좀 해봐. 애송이! 더 할 말이 있을 거 아니야?! 어!? 왜 말이 없는 거냐고!!"
끝장이다. 녀석은 도저히 구제할 수 없는 녀석이었잖아? 갑옷을 어루만지며 나는 눈을 번쩍거리곤 입을 열었지만, 녀석은 목석처럼 굳은 채로 입을 열지 않았다.
"…좋아, 어차피 잘 됐어. 이 참에 말하면 되겠지? 아스고어에 대해 알고는 있냐?"
그렇게 묻자 녀석은 고개를 저었다. 역시 모르는 모양이었다.
아스고어는 우리들, 괴물에게 말했다. 인간의 영혼이 모이면 인간계로 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인간의 영혼은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것을. 아스고어는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 나약하고 한심할 정도로 부드러운 남성이었다.
그는 언제나 말했다. 남드과 싸우는 것에 대해 막연한 공포마저 가지고 있는 자였다. 그가 복슬씨라고 불리울 정도면, 성격이 어느 정도인지 처음 듣는 사람도 짐작이 가겠지.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눈 앞의 저 꼬맹이는 지금까지 수 많은 괴물들의 목숨을 앗아왔다. 평화롭게 지내던 스노우딘의 모두가, 워터폴의 모두가 저 녀석 하나에 벌벌 떨며 도망을 쳤다.
어째서 우리가 인간 따위에게 겁을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한 가지 확실한 건.
"NGAHHHHHHHH!! 다 집어 치워!!"
손에 쥔 창을 집어, 녀석에게 던졌지만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가볍게 피해버렸다.
나는 왕실의 근위대, 로열 가드. 그렇다면 그에 맞는 품격으로 녀석을 넘어뜨리겠다고 다짐했지만.
*"……."
번번히 창을 피해버리면서 더 해보라는 느낌의 도발은 영 껄끄러웠다. 말려들어가면 안 되는 건 알지만, 나도 모르게 그만.
"요! 언다인의 적! 내가 언다인을 도와주러 왔어요! 이 나쁜 녀석!"
"몬스터 키드! 안 돼!"
*"…헤."
녀석은 그제야 본색을 드러냈다. 방금 전까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있던 녀석이, 눈을 뜨자 적색 안광이 그걸 노렸다는 듯 반짝거리며 팔을 움직였다. 녀석의 팔에 들린 건 하나의 칼.
그리고 움직여지는 건, 몬스터 키드를 향한 칼의 궤적.
"요! 언다인, 이 녀석이죠!?"
"이 바보, 피해!"
하지만 어린 몬스터 키드는 나의 말 뜻을 이해하지 못 했는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젠장, 이대로라면 녀석이 죽어버려. 하지만 그런 걸 생각할 때냐, 지금? 언다인! 이 바보!
나는 몸을 던져서. 몬스터 키드에게 날아오는 칼의 궤도를 몸으로 막아내고 말았다.
"…으윽."
"어, 언다인?! 괜찮아요!?"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것인지 몬스터 키드는 갑자기 울먹거리며 내게 물었다. 괜찮을 리가 없잖냐. 하지만, 불안감을 주면 안 돼.
나는 영웅이야. 괴물을 지키는 영웅. 모두를 위해 싸우는 영웅.
알피스가 보여준 인간들의 이야기. 멋진 여전사들이 날뛰는 그런 이야기를 보고 동경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 아스고어와 싸우고, 이기지 못 한 날은 분해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모두를 지키기 위해선 강해져야 해. 매일 수련을 해서, 결국 어느샌가 아스고어를 이길 수 있었다. 지하세계에선 내가 제일 강력하지만 그렇다고 한 시도 쉴 생각은 없었다. 강인한 녀석이 지하세계를 침공해온다면 나는 언제든지 막아서겠다고 각오했지만 지금의 내 상황은.
"이게 내 최후인가."
몬스터 키드에게는 들리지 않게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잠깐 심호흡을 한 번 하고서는, 손을 들어 몬스터 키드의 머리에 꿀밤을 박았다.
"어, 언다인! 당신 다쳤잖아요…!"
"하, 다쳤다고? 별 거 아니야. …어서 가. 다음부턴, 내가 가라고 할 때 가는 거다. 알겠지? 저 녀석과 마주치지 말고…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해. 집에 숨어서 저 녀석의 눈에 띄진 마. 아, 괜찮겠지."
몬스터 키드의 등을 밀어 내 뒤로 옮겨 도망치게 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다시는 저 녀석을 지하세계에서 볼 수는 없을 테니까! NGAHHHHHHHHH!!!!"
몸이 뜨거웠다.
뭔가 빠져 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다리의 감각이 점점 없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싶었지만.
이대로 사라지면 분명 편하겠지.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는!
"NGAHHHHHHHHHH!! 인간, 내가 이대로 잠이 들 것 같냐! 아니야. 나는 이대로 잠들지… 않아!!"
파피루스. 이 바보같은 녀석. 너는 어째서 이런 악마에게 온정을 베풀려고 한 거야?
알피스. 조심해야 해. 이 녀석은 너를 죽일 지도 몰라.
아스고어, 잘 지내라고.
나는 의지를 다졌다.
*죽음을 각오해서 정의의 악당과 싸울 것을 알고 있기에… 의지가 차오른다.
의지가… 차올라?
그래. 나는 아직 지켜야 할 녀석들이 남았어. 이 녀석이 마음대로 하게 내버려 둔다면….
"…사실, 지금은 몸이 조각날 것 같아. 금방이라도 수천수백의 칼날이 나를 타고 베어서, 더는 움직일 수 없을 것 같아. 그런데. 내게 깃든 무언가가 내게 말을 걸어. 알 수 없는, 불타오르는 그런 무언가가. 나를 죽게 두지 않을, 그런 강렬한 힘… 이게, 의지인가."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래서?"
녀석은 여전히 눈을 시뻘겋게 뜨고 나를 노려 보았다. 아무래도 좋다는 눈빛이 왜인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나는.
"괴물들로만 끝내지 않을 거잖아, 너는. 나를 넘어 뜨린다면 너는… 모두를 죽일 거잖아. 괴물도, 인간도. 모두의 마음을 짓밟을 셈이잖아! 하지만… 나는 네가 그런 짓을 하게 두지 않겠어. 그들의 마음이, 고동소리가 내게 전해져 와! 내게 말하고 있어! 너를 쓰러뜨리는 것! 정의를 표하며 너를 대행하는 악마를 쓰러뜨리라고! 그러니까 인간! 나는 너를 쓰러뜨린다!"
새하얀 빛이 나를 감쌌다. 이게, 말로만 듣던 의지의 힘. 그야말로…
"인간, 나를 쓰러뜨리려면 방금 휘두르던 갓난뱅이의 칼부림보다 더 강하게 휘둘러야 할 거다!"
그 자리에, 인간과 괴물- 모두를 지키기 위한 영웅이 나타났다.
자신의 마음을 보답받지 못해 뒤틀린 영웅은 어차피 쓰러질 것을 알고 있기에… 정의를 표방하는 악당을 쓰러뜨리기 위해… 의지가 차오른다.
"NGAHHHHHHHHHHHH!! 전투 준비!"
나는 빛나는 창을 들어, 녀석을 향해 겨냥했다.
---
학살루트 언다인을 내 식대로 재현해봤는데..
으, 이상한 것 같다.. 죄송합니다.. 똥손이라.. 똥송합니다..
중간중간에 차라끼가 보이는 프리스크를 써봄.. 미안해..
냅스터블룩처럼 조용히 도망가야겠다.. 안녕..
아가리 열어라 개추알갱이 들어간다
굳굳 - DCW
언다인 간지다 - DCW
간지나는 언다인을 보았기에, 의지가 충만해진다.
daman, font is very suck. use gulr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