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각. 또각.

 

심판의 복도에서 울려퍼지는 발소리가 음악처럼 퍼져나간다. 누가 올건지 대충 예상이 갔다. 이곳에 찾아올 인간이 아닌 살인자는 딱 한명 밖에 없으니까. '심판자' 라고 불리며 심판을 내리는 나는 이미 '골' 빈 머릿속을 굴려 이 미치광이 살인마를 어떤 처벌을 내리는게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날이야."

 

자리에서 일어나 눈이 쌓인 옷을 털어내어 다시 입었다.

 

"새들은 지저귀고, 꽃은 피어나지."

 

다 낡아버려 거의 찢어진 슬리퍼를 신고 마지막으로 소중한 붉은색 머플러를 둘렀다.

 

"이런 날엔 너 같은 꼬마들은.."

 

심판의 방 복도에서 마주친 괴물은 어디서 가지고 왔는지 칼을 던졌다 잡으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칼로 장난을 치는 꼬마는 내가 도착한걸 보고 피로 물들여진 듯 붉은 눈이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지옥에서 불타..."

"지옥에서 심판을 받아야해. 안 그래? 코미디언?"

 

녀석은 이번일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듯 여유롭다. 저 악마같은 꼬맹이가 토리엘을, 내 동생을, 언다인, 메타톤, 모두를 없애고 내게 온 일이 적어도 10번 이상이라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처음 심판의 방에서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이더니 내게 한 번, 두 번, 거의 50번 넘게 죽고나서야 내게서 벗어 날 수 있었다.

 

"heh.. 다시 여기로 온 이유는 뭐야?"

"단순한 재미. 그게 다야. 영웅놀이도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녀석은 한쪽눈을 감고 누구를 연상하라는 듯이 손가락으로 눈끝을 당겼다. 나를 도발시키려는 군.

 

"그 아이는 올바른 일을 한거 뿐.."

"이기적인 놈이네."

 

녀석의 칼끝이 내게로 날아온다. 칼을 옆으로 피하곤 가스터블래스터 두방을 날렸다. 이미 내가 뭘 할건지 눈치를 챘는지 가스터 블래스터의 사각지대로 피해 몸을 지켰다.

 

"먼저 다가와서 공격했으면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는게 말이 돼?"

"heh..그렇다고 살인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지."

 

칼이 다시 내게로 날아온다. 피하고 이번엔 뼈다귀 공격. 보란듯이 피해 수차례 휘둘렀다.

 

"몇 번이고 파트너는 모두에게 자비를 베푼다고 자기는 몇 번이고 죽었어!! 그걸 내가 대신 심판을 내리는게 뭐가 나빠?"

"그렇다고 네가 모든 괴물들을 심판할 자격이 있다고 착각하지마. 지금의 너는 나랑 다를게 없어."

 

 

"뻔뻔한 살인마."

"더러운 동생 살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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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못 쓰겠다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