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병실 안에서, 새하얀 침대 위에서, 새하얀 환자복을 입고 프리스크가 누워 있었다.
인간은 괴물들과 다르게 금방 병이 걸려서 죽는다고 한다, 인간 세상에 나온 지 일이 년이 된 것도 아니지만 익숙해지지 아니하는 일중 하나였다.
같이 온 그릴비는 평소와 같이 말 한마디 없이 그저 묵묵하게 앉아있을 뿐이었지만 손만은 새파란 색으로 불타오르고 있었고 그건 나와 파피루스가
맨 처음 스노우딘에 와서 술집에 가 엄청난 - 그 이후 다시 술집에 가기 위해 그 이상의 노력을 하게 만든 - 민폐를 끼치고 난 이후로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그나저나 그릴비처럼 평상복을 입고 올걸 그랬나, 언다인이 억지로 입혀 입고 온 정장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썩 활발하고 밝은 프리스크가 맥없이 누워 있는 것도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내 정장을 보고 희미하게 눈웃음을 지어주었다.
나야 평생 가도 모를 의료장비를 몸에 덕지덕지 붙여놓지 않았다면, 샌즈 그게 뭐야! 하며 처음으로 두 눈을 동그랗게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프리스크는 내 기대와 달리 대신에 손을 더듬어 펜과 종이를 찾았다.
요즘은 어때요?
푸른색 싸인 펜으로 갈겨쓴 여섯글자가 내 가슴에 옮겨 적힌다. 입을 열었다가 살짝 목이 매여 나도 프리스크의 글씨 밑에 글로 적는다.
괜찮아, 네 걱정이나 해 꼬맹아.
그런 대답을 바랬던 것은 아니었는지 프리스크는 고개를 힘없이 젓는다.
요즘 뭐 하고 지내세요? 지상으로 나오고 나서도 뭔가 하는 모습을 못 본것같아서
글쎄, 인간들이 말하는 직장은 나랑 안 어울리니 지금처럼 살아야겠지, 아직 잘 모르겠다.
프리스크는 인상을 찌푸려 나를 올려 보더니 다시 글을 적는다.
토리엘이 걱정 안 해요?
매일 닥달하지, 나는 도망가고
파피는요?
이제는 스파게티도 먹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어
프리스크와의 의미 없는 문답 속에 나도 모르게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에도 말이 없던 녀석이라 글로 대화를 나눠도 무방한 기분이었다.
흘려듣던 목소리가 글이 되어 남겨지니 두 번 세 번 읽혀져 왔다. 펜과 종이를 주고받고 프리스크가 입을 앙다물고 글을 적는 동안 그 얼굴을 살핀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나? 병에 시달려 전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그 눈과 입만은 전과 다를 바 없었다.
...샌즈, 지금까지 저를 왜 이렇게 신경 써주셨던 거에요?
그냥 약속이란다 꼬맹아, 토리엘과 약속했을 뿐이야
나는 그렇게 적은 후 나를 향한 프리스크의 슬픈 눈빛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은 그깟 약속 때문이 야니야. 그 말을 했더라면, 사실 너를......
진심을 얘기했더라면, 너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 해서 미안하다, 사과를 했더라면, 프리스크는 며칠을 더 살 수 있었을까? 아직, 살아 있을까?
그 후로 삼년이 지났다. 나는 평소와 같이 한량이었지만 파피루스는 어찌 취직을 하였고 따로 살림을 내었다. 그 후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시간을 보낼 뿐이었다
프리스크와의 대화가 빼곡하게 담긴 수첩을 간직했지만 기일에 토리엘에게 전달했다.
프리스크가 죽은 뒤, 나는 그 꼬맹이가 그리울 때마다 수첩을 열었고 프리스크가 글에 남긴 다른 의미는 없었을까, 그때 프리스크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찾아보려 했지만,
그저 후회의 연속이었을 뿐이었다. 파피루스와 함께 아직도 지하에 남아 술집을 운영 중인 그릴비의 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신 뒤 프리스크가 죽고 나서 거의 처음으로 지상에 나왔을 때였다.
눈이 내리고 있었다, 그 꼬맹이와 처음 만났던 스노우딘과 같이. 멍하게 시선을 올리자, 눈송이가 하늘에서 천천히, 느리게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눈송이가 내리듯 천천히 시간을 거슬러 프리스크가 물었다.
...샌즈, 지금까지 저를 왜 이렇게 신경 써주셨던 거에요?
당연히 너를 좋아했기 때문이지, 이 멍청아
전에 썼던 단편소설의 셀프 패러디.
버거팬츠라던가 토리엘같이 이것저것 꾸겨넣고 싶은 내용이 많았는데 사실 설정도 잘 모르는 언알못이라 포기해따
문학은 개추야
진짜 좋다...잘읽었어!
선댓글후 감상 금손과 문학과 샌즈프리는 개추야!
오조타 - DCW
굳 - DCW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