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들은 불을 피우고 쉴 새 없이 떠들다 지쳤는지 잠이 들었다. 계속해서 떠들다가 조용하니 바람 부는 소리와 쌕쌕거리는 숨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다. 상태가 점점 좋아지는지, 언 다리를 쓰다듬으니 전기가 올라오는 것처럼 찌릿거렸다. 지금이라면 탈출할 수 있을지도.. 발소리를 숨기며 천천히 나가다 출구에서 나가기 직전 조금 전만 해도 없었던 빙판길에 미끄러졌다. 팔을 땅에 지지하여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일어나는 순간에 모자를 쓴 괴물이 목을 조르고 있었다.


"미안해. 난 정말로 SOUL이 필요해!! 그러니 네 SOUL을 줘!!"


몸도 조그마한데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숨이 막혀 컥컥거리는 중에 순록과 비슷한 괴물이 나타나 뿔로 쳐냈다.


"아이스캡!! 다 같이 SOUL을 나눠 갖기로 한 거 잊은 거야??"


아이스캡은 나무에 부딪친 충격이 아직 있는지 몸을 떨며 일어나더니 울면서 달려왔다. 괴물이 뿔로 위협하자 주춤거리다 소리를 지르며 빼곡할 정도로 많은 얼음송곳을 만들었다.


"알게 뭐야!! 기프트롯! 너도 알잖아!! 오늘 안으로 SOUL이 없으면 우리는 폐허로 추방당하는 거!! 추운 곳에 지낼 수밖에 없는 우리는 죽어!! 난 죽기 싫단 말이야!!!"


아이스캡의 눈에서 조그마한 눈꽃이 날리며 울고 있었다. 얼음송곳을 사방팔방으로 날렸다. 감정에 치우쳐서인지 그 많은 송곳이 하나도 맞추지 못하고 땅으로 떨어졌다. 서럽게 우는 아이스캡을 달래려고 기프트롯은 고개를 숙여 얼굴을 마주 보고 이마를 맞대었다.


"걱정 마. 도고가 SOUL을 나눠줄 거야."

"나...나는 죽기 싫어... 죽기 싫어..."


차라가 아이스캡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물론 유령이라 손이 아이스캡의 머리를 통과했지만, 본인 나름대로 위로를 해주려는 거 같았다. 사정은 안타깝지만 애초에 나눠 줄 소울이 없는 나는 차라에게 이제 가자는 눈치를 줬다. 차라가 놀란 눈으로 뒤를 보라며 손을 가리키자 단검이 날아와 도망치지 못하게 양 목 사이로 고정되었다. 빼보려고 했지만 단단히 꽂혀있어 오히려 목에 크고 작은 상처들이 많아졌다.


"그냥 죽지그래? 이렇게 약해빠져서 어디 다 쓰겠어??"


도고가 개 껌을 피우며 나타났다. 아이스캡이 놀란 눈으로 목에 있는 단검을 빼주려고 팔을 뻗자 도고의 단검이 아이스캡에게 날아왔다. 


"위험해!!"


기프트롯이 달려와 대신 맞아줬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이스캡은 놀란 눈으로 배에 단검이 꽂혀 부들거리는 기프트롯을 보고 있었다. 아이스캡은 비명을 지르며 기프트롯을 흔들었다. 반응이 없자, 무작정 도고에게 얼음송곳을 날렸다. 도고는 가볍게 피하곤 아이스캡을 발로 찼다. 멀리 날아간 아이스캡의 모자를 머리에 쓰고는 뭐가 그리 자랑스러운지 단검을 던졌다 받았다 하고 있었다.


"인간을 찾아줘서 고마워!! 폐허에서 녹아 죽는 것보단 나한테서 죽는 게 더 빠르니, 좀 덜 고통스럽다고 생각해!!"


도고는 아이스캡의 모자를 밟아 깨뜨렸다. 부서진 파편과 함께 아이스캡의 몸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쩌걱 소리와 함께 아이스캡은 점점 네모로 변해 완전한 육면체로 변했다. 그걸 보고 도고는 눈물이 날 정도로 웃었다. 물론 그 혼자서만 웃고 있었다.


"내가 여태까지 너희들의 SOUL을 나눠준 건 스노우딘 바깥 상황을 보기 위함이었어!! 특히 폐허에서 나오는 인간들!! 하나같이 어마어마한 LOVE를 가져와서 놀랬는데 지금의 얘는 달라! SOUL은 물론, LOVE도 없잖아??"


도고는 내게 걸어와 목에 있는 단검을 잡았다. 그리고 조금씩 날이 파고들게끔 조여왔다. 아파 밀치려고 손을 갔다 대자 마음에 안 들었는지 배를 강하게 쳤다. 고개를 숙이려고 해도 검날 때문에 숙일 수가없어 등 뒤에 있는 나무를 손톱으로 긁었다. 가시라도 박혔는지 손끝이 아팠다. 갑자기 도고가 턱을 잡고 들어 올려 이리저리 살폈다.


"정말로 아까운 얼굴인데.. 네가 괴물이었다면 내 생에 두 번째로 가장 예쁜 외모일 거야."


목에 있는 단검을 뽑으려고 손을 대자, 허용 못 한다는 듯이 양팔을 단단히 고정시켰다. 차라가 울면서 그만두라고 도고의 등을 치고 있지만 몸은 통과되어 허공에 휘둘렀다. 놓아달라고 소리쳐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도고의 입에서 담배 냄새가 지독하게 올라왔다. 역겨움에 토할 뻔했다.


"그럼, 가져간다."


도고가 목을 물려고 하자 머리가 크게 휘청거렸다. 잡고 있던 양팔이 자유로워져 얼른 목에 있는 단검을 뺐다. 조금 헐거워졌어도 여전히 단단히 꽂힌 검을 뽑힐 생각이 없었다. 도고의 머리에 피가 나오자 으르렁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멀리서 누가 후드를 쓴 체 은색의 눈을 반짝였다. 익숙한 해골이 보여 반가움에 미소를 지었다.


"꼬마를 그렇게 못 살게 굴면 안 되지. 원한다면 내가 데이트 매너를 알려줄 수 있는데 어때?"


샌즈는 뼈다귀를 흔들며 미소를 지었다. 도고는 으르렁거리더니 샌즈를 물어뜯을 기세로 달려왔다. 샌즈는 한숨을 쉬더니 팔을 뻗어 뼈로 이루어진 용 머리를 꺼냈다. 용의 입에서 나오는 빛을 보고 눈을 감고 뜨니 도고는 바닥에 엎드려 기절해있었고 샌즈는 보란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터어어어어어어어얼렸구나!! 만약 진짜 신사라면 다시는 이딴 짓은 안 하겠지."


샌즈가 조심스럽게 목에 있는 단검을 빼줬다. 다리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넘어지지 않게 샌즈가 잡아주자, 안심하라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었다.


"늦어서 미안. 꼬맹아. 무서웠지? 이제 가자."


샌즈는 기프트롯과 아이스캡..이 아닌 아이스를 번갈아 보곤 어디서 꺼냈는지 소울을 보여주곤 가지라면서 건네줬다. 기프트롯과 아이스는 조금 망설이다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이고 숲 속으로 들어갔다. 일어서는데 긴장도 그렇지만 다리 동상 때문에 서있기도 힘들었다. 샌즈가 나를 보곤 흐음 거리더니 번쩍 들었다. 혼자서 걸을 수 있으니 내려놓으라고 말했지만 무시하곤 집에 가자며 뛰어갔다.


"내려!! 내려놓으라고!!"

"네네. 그 상태로 못 걸어가는 거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꼬맹이 교통수단인 샌즈를 타고 가세요."

"당장!!!!"

"뛰뛰빵빵."

"아 쫌!!!"


내려달라고 버둥거리고 치고 있어도 샌즈는 무시하고 뛰어갔다. 밉지만... 도고한테서 온 악몽에 벗어났다는 의지가 차올랐다.



.........

..............



파피루스는 이미 기절한 스노위를 업고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 해골은 3번째 같은 길을 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마와 샌즈가 보이지 않는다며 스노위에게 물어봤다. 대답할 일이 없는 가여운 새는 멍하니 하늘을 보며 자기가 누구인지부터 시작해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젠장!!"


도고의 목소리에 놀란 파피루스가 스노위를 업고 달려갔다. 도고가 큰 상처를 입고 땅을 치며 화를 내는 걸 본 파피루스는 괜찮냐고 다가가려는 순간이었다.


"망할 돼지 해골 녀석만 없었어도!! 그 여자의 영혼은 내것이었는데!!"


파피루스는 돼지? 여자? 라고 생각해보다가 프리스크와 샌즈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깨닫곤 스노위를 잠시 내려놔 도고에게 걸어갔다.


"도고. 혹시.."

"멀대 해골 아냐? 너도 비웃으려고 왔냐? SOUL도 LOVE도 없는 다 잡힌 인간의 영혼 놓쳤다고?"

"인간이라면.. 프리스크를 말하는 거야?"


도고는 주머니에서 개 껌을 꺼내 입에 물고 불을 지폈다. 매캐한 담배 냄새에 파피루스는 코를 막고 손으로 연기를 쫓아냈다.


"걔 이름이 프리스크야? 뭐, 이젠 없지만.. 빨리 마을로 돌아가는 게 좋아. 곧 있으면 SOUL 사냥꾼 온다."

"그럼 도고 너는?"

"난 여기서 잘래. 어차피 이 상태로 어떻게 마을까지 가?"

"그럴 수 없어!! 이 위대하신 파피루스님이 너를 마을까지 데리고 갈거야!!"


파피루스는 도고를 번쩍 들어 어깨에 둘러메고 스노위를 허리에 감싸 마을로 달려갔다. 도고가 멍청하다고 욕을 했지만 파피루스는 아랑곳 안 하고 마을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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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팝하

 

언하 겸 소울테일 연재했어

원래는 2화씩 올려야 했는데 분량 미스났다

읽어줘서 고맙고 응원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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