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실험체로 지낸지 오래된것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는 간혹 메아리꽃을 들고 왔고, 그곳에서는 누구인지 모를 목소리가 들려잇었다.
혹은 어딘가의 이름모를 들꽃이나, 그가 연구하는것에대해 가끔은 설명을해주기도했다.
그는 그런 행동이 내 정신에 이롭다는것을 알고난뒤로는 종종 그렇게 돌봐주었다.
물론 그 행위에 있어서 그는 애정같은것은 없었다.
내가 뭔가를 기억하고있는것 자체만으로 조금은 흥미를 보여왔지만..
그이상은 아니였다.
간혹 누군가와 비교하는듯이 말을 하곤했지만, 내가 신경쓸일은 아니라 생각하며 머리구석으로 밀어넣었다.
하지만 실험이 고되고, 아픈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그의 실험이 거의 끝나갈무렵인지도 모른다..
그는 나를 조금은 신뢰했고, 이곳을 빠져나갈 수단같은걸 모른다는것을 알고있었다.
그가 나를 철장에 가두지않고 또 어딘가로 사라졌기에, 그의 실험도구를 만지작거렸다.
약품을 섞는것은 그가 허락하지 않을것임을 알았기에, 그저 도구를 만지작거릴뿐이였다.
꽃으로 장난을 치거나, 도구를 만지작거리며 심심함을 달래는게 이곳에서의 전부였다.
..점점 정신연령이 낮아지는것 같은 기분도 들었지만, 어쩔수없다.
"..으응.. 역시 그래도 레파토리가 똑같으니 질리네.. ...이미 한참전에 질렸지만.."
이번 그의 외출이 조금 긴것같다는 기분도 들었다.
할것이 너무 없었기에, 연구실 구석에 아직있는 거울조각에 얼굴을 비추어보았다.
두눈은 이미 완벽하게 역안이였고, 머리카락은 여전히 갈색이였다.
이 모습에 이질적임을 느끼는것은 내가 아직 이전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일것이다.
이미 이렇게된지가 몇번의 실험은 지나간차례였기에, 오래됐다고 느꼈다.
'..그러고보니 마무리가되면 나가게 해주겠다했던가..'
속이빈 황금종을 그가 집접 목에 달아줄때 했던 말이였다.
그가 집접해주는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였고, 이 종이 뭘 의미하는가는 금세 알아챌수있었다.
그는 최근들어 아주 약간 반응을 해주었지만, 여전히 쌀쌀맞았다.
바깥에 대해 상상을 하며 뭔가 판타지스러운것을 생각하고있을쯤이였다.
문득 바깥모습을 생각하다보니 자신이 어딘지 모를곳에 앉아있음을 알아챘다.
"..에..? 여기가 어디야..?"
갑자기 일어나자, 여태 단 한번도 못느꼇던 현기증이 핑 하고 돌았다.
중심잡을 생각도 없던 몸은 그대로 황금꽃밭위로 쓰러졌다.
꽃잎들이 두둥실 떠오르며 그 향기를 더해감을 느꼇고, 여기가 어디인지에대한 의문이 쌓여갔다.
천천히 몸을 들어 일어나 몸에묻은 꽃잎들을 털어냈다.
그러면서 꽃잎 하나를 손에쥐고 의문들을 떠올리고있자하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자, 그곳에는 말하는 꽃이 꿈틀이며 뭔가 화내는 표정이였다.
"멍청이! 그거 독이들은꽃이라고! 너같은 나약한 인간이 먹으면 죽을수도..! ...어라?"
".......ㄲ...꽃이 말을한다!??!?!"
메아리꽃은 알았지만, 그보다도 유창하게 말하는 노란꽃에 놀랐다.
정신이 잠깐 현실탈피를 하려다가 문득 말하는 노란꽃에대한걸 떠올렸다.
내 입장에서는 이곳에서 본 가스터를 다시 떠올리고, 제가 어디에 온건지를 다시금 되새겼다.
"...아, 플라위구나.."
"하? 내이름을 어떻게 하는거야? 너, 인간처럼보이지만.. 인간은 아닌듯한데.. 뭐야?"
"나..? △※◇ 인데?"
"..뭐..? 잠깐, 잘 안들려서.. 뭐라고..?"
"△※◇ 라고."
어째서인지 내 귀에도 내 말이 뭔가 깨지듯이 들렸다.
굉장히 거슬리는 잡음으로 말이다..
결국 몇번 플라위와 대화한 끝에 제 이름이 이곳에서는 아예 다른 언어라는것으로 생각했다.
하는수없이 다른 별명을 생각해냈다.
"..으.. 그럼 그냥 별명으로 하는게 좋겠다.. ..그러니까. ..... 노이즈어때?"
"너.. 굉장히 이상한 녀석이구나? 그보다 넌 이런데서뭐해? 결계가 사라진지 3년은지났는데.."
"어, 어..? 그, 으음.. 기,길을 잃었어!"
말을 갑자기 더듬으며 불끈하는듯한 표정으로 땅을 짚고있자니, 플라위가 한심하게 쳐다보기 시작했다..
"너, 거짓말 굉장히 못하는 녀석이구나? 뭐, 그런거라고 믿어줄께. 길잃은거면 안내인이 필요하겠구나?"
"으응.. 나, 여기에대해선 하나도모르니까.."
사실이다.
맵이 이어지는건 알고있지만, 그건 게임속의 이야기.. 이건 현실이다.
자칫 잘못해서 길을 벗어나는 그순간부터 이곳은 전혀 모르는 미로가 되버린다.
..에초에 길치였던것도 있고말이다..
"길안내 해줄께. 따라와 멍청한 녀석."
그후로 그 지하를 빠져나가 지상으로가기까지가 3일..
실험체일때 필요없던 수면을 이곳에서 충족시켰다.
이몸으로 이전된이후 처음겪는 수면과, 위협은 없어도 두근거리는 미지의 탐험은 즐거웠다.
지하에서의 거미샵은 여전히 운영중인듯 했지만, 가진 금화가 없었기에 지나칠수밖에없었다.
그밖에도 흥미로운건 많았지만 아무것도 할수없었기에, 그저 풍경을 구경하며 다닐뿐이엿다.
그러나 그 3일간은 여태까지의 모든나날을 합해도 말로 이루 표현하지못할 날이였다.
지상으로가는 입구까지 오자, 플라위는 안내를 그만두겠다며 가려고했다.
"..저기, 플라위는 왜 안나가는거야?"
"인간이 떨어져서 너처럼 안내인이 필요할지 모르니까. 여긴 위험은 없지만.. 그래도, 필요할테니까.."
플라위의 뒷모습이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지상으로 와서도 내가 갈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갑작스레 오게된곳이다.
플라위에게 위로의 말이라도 건네려던 찰나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런곳에 있었니..? 데체 어떻게 거길 나온거지 실험체..? 흥미롭군.. 흥미로워.."
처음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때 느낀감정은.. 공포였다.
어째서라는 반문이 뇌를 울려댔다.
그와 있던 그 나날보다 3일간이 더 보람찼기때문에..?
알수없다.
단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하면 무서웠다.
"이런, 나를보고 그런표정도 지을줄알다니.. 항상 무표정하게 죽은눈이엿는데.. 꽤 생기가 돌게됏구나..?"
갑자기 멈추어서 공포로 떨리는 내게 플라위가 말을걸어왔다.
"이봐, 갑자기 왜그래?"
플라위는 그가 보이지 않는듯했다..
그것을 곧바로 알아채고, 판단해서 지금 어떤상황인지 알수있었다.
도와줄 이는 아무도없다.
평소같으면 그저 체념하고 돌아갔을것이다.
요 3일간 내게 변한것이 있다는 소리였고, 그것은 좋은일인지, 나쁜일인지 알수가없다.
그의 새하얀 손이 내게 다가왔고, 나는 두눈을 질끈감았다.
뭔가 꽤뚫리는 소리와함께 그의 비명이 들렸다.
"..크..허..ㄱ..? 이게 무슨.."
그의 잿빛 영혼이 꽤뚤린게 보였다.
그의 몸을 밑에서부터 관통하는 검은 칼날들이 보였다.
그의 당혹감과 화난듯한 표정이 눈에 들어왓다.
그자리에 주저앉아 정신을 놓아버렸다.
그는 먼지로 흩날려 사라져버렸고, 그제서야 플라위도 이상함을 눈치챘다.
"뭐,뭐야? 이먼지들은..! 너 데체 뭘한거야..?"
"나,나,나도 모르겠어.. 나,난.. 난.."
플라위가 다독이려고 잎파리로 팔을 건드렸다.
당황해버려 몸을 돌리자, 손끝에서 검은것이 날아가 플라위를 상처입혔다.
...내탓이다. 전부- 전부- 내가 한것임이 틀림없다- 전부- 전부- 전부-
나는 괴물인가?
그후 정신이 붕괴되어 잠시간의 기억은 없다.
그후 기억나는것은 파란 머플러를한 해골이 눈앞에있고, 여기가 심판의 방이라는것이였다.
"..heh.. 이봐, 진정하라고.. ..뭐, 그래봣자 듣지도않겠지.. 넌 누구야? 인간이 마법을 쓴다는건 못들었는데...
그렇다고 네가 괴물이라고한다면.. 글쎄..? 넌 내가보기엔 인간도 괴물도 못된것처럼보여."
흐릿한 의식속에서 제몸이 한발짝 한발짝 그에게 다가감을 느꼈다.
왜 이곳에 있는지도 기억이 나지않는다.
"..heh.. 이봐, 더 다가오면 재미없을줄알아.. 평소처럼 산책온건데.. 이런녀석을 만나다니.. 나도 꽤 운이 없어..그렇지?"
대답없이 한발짝 더 내딛었다.
그와의 끔찍한시간이 시작.. 될뻔했다.
그를향해 블레스터를 쏴버렸다.
문득 어디선가 안돼라는 소리가 들린것만같았다.
그리고 정신이 조금 들은듯한 기분이든다.
손가락이 마음대로 잘 안움직였지만, 조금 꿈틀한것으로 아슬아슬하게 샌즈를 비켜나갔다.
그가 뼈다귀를 날려왔다.
날카롭고, 아파보이는 뼈다귀가 몸에 들이박혔다.
"..huh..? 피하지않아..? 너, 제정신이냐?"
"......글쎄. 난 왜 아직 살아있는걸까..?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아아 기억났다.. 나는 피로된 길을 걷고있었어..
처음은.. 실수야.. 그래, 실수.. 그런데 죄악감이 날 짖누르고.. 난.. 인간이 맞는건가..?"
기억났다.
여러 시간선을 파괴해 버린것을...
눈앞에 아른거리는 제 영혼은 검은색에 집어삼켜져 겨우 붉은색의 띠만이 남아있었다.
몸에서 거칠게 뼈들을 뽑아냈다.
죄악감에 집어 삼켜지는 기분이 들었다.
눈앞이 검은색과 흰색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해골은 흰색이다. 그래. 흰색이다.
멋진 표적이잖아..
... 방해된다.
그를 죽이고나자, 시간선이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화면너머의 당신을 쳐다보고있다.
"...비극보다 해피엔딩이 보기좋잖아..? 동의하지..?"
나는 그렇게 시간선과함께, 실질적인 육체가 무너져내렸다.
오류가 온몸을 뒤덥고, 몸은 검은색으로 윤곽만 다시 잡혔다.
두눈을 감고, 입을 한껏올렸다.
"해피엔딩은 즐거울꺼야. 하하하..! 만들자, 만들어, 나는 할수있어. 그가 내려준것은 선택할수있는것. 인공적 플레이어.
그러나 재료는 플레이어. 재료는 의지. 재료는 영혼. 몇번실패해도 괞찮아. '나'라는 시간선은 아직,아직 많으니까.."
나는 - 미쳐버린걸까?
아니면 - 원래 미쳐있던걸까?
죽이는것에 이미 죄책감은 없다.
그래도 최대한 억누르자.
'나'는 지금 불행한건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나'를 행복하게한다면 조금은, 웃을수있는걸까?
..돌아갈 집은 내게 더이상 없다.
돌아갈 '집'은 내게 더이상 없다.
그렇다면 만들어보자.
돌아갈 집을 만들어 보자.
나는 만들수있다.
시간도, 공간도 더이상 억제하지 못한다.
플레이어로는 돌아갈수 없어도, 그에 가까운 일을 행사할수있다.
시작해보자.
인형극.
백색 등나무 - 가련,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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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외전은 진 배드엔딩 루트임을 밝히는 바이다.
上 http://gallog.dcinside.com/lieln/1816319827604251002
中 http://gallog.dcinside.com/lieln/1828720127604901002
좋은 문학인데 나같은 짭이 뭐라할수가없다.. 되게 분위기있고 좋은것같아
중간까지 재밌게 읽었는데 그 이후로는 잘 모르겠다.. 잘 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