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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일이 너무 고되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게 과학자의 일이다.
이전에 아스고어 대왕이 내 능력을 크게 산 덕분에 왕실 과학자라는 번지르르한 직책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름만 거창하지 사실상 명예직이라 지하 살림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담할 사항만 더 많아진 탓에 예전보다 피곤해지기만 했다. 잦은 철야 작업으로 인해 생긴 피로는 물론이요, 왕실 과학자로 등관하고 나서 부터 노상 꼭뒤를 누르던 강박감은 덤이었다. 게다가 일에 치여 제대로 된 밥 구경조차 힘들었고, 매 끼니를 컵라면으로 때우는 날이 잦아졌다. 이런 생활을 반복하다보니, 기력이 쇠한다는 어르신들 말씀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그래도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니다. 마을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진 것 부터 시작해서, 연구에 힘써줘서 고맙다는 주민의 편지를 받기도 했다. 이런 칭찬을 듣고 있자면 의욕이 절로 솟곤 한다. 연구에 도움이 되는 게 마을 사람들의 응원이라는 게 조금 아리송하기도 하지만.
최근엔 새 계획에 착수했다가 진전도 못하고 공치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나는 연구를 계속했다. 원래 과학자라는 직업 특성상,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기도하다. 칠전팔기 정신이야말로 뭇 과학자가 가져야할 자세인 셈인 것이다. …… 물론 세상 모르고 화단에 물을 주고있는 아스고어를 보면 의욕이 쭉 빠지곤 한다. 또 차라 도 한잔 하겠냐고 할때면 저게 왕이 맞나 의구심이 들때도 있다 .
하지만 내가 누구인가? 과학에 대한 집념으로 똘똘 뭉친 인내심의 결정체 아니겠는가? 힘내라 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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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계를 부수기 위해 해보지 않은 것이 없다. 물리적인 방법을 총동원해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어쩔 땐 무식하게 망치와 끌로 두드기도 했다. 마지막 방책으로 가스터 블래스터라는 광자포를 만들기까지 했지만, 그마저도 결계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물리적인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됐을 땐 그야말로 후회막심이었다. 애초에 결계를 부수겠다고 큰소리나 안했으면 마을 사람들을 볼 면목이라도 있었을텐데. 뭘 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그때 '결계를 부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지나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나는 곧장 연구실로 달려가 연구를 시작했다. 내 연구가 향하는 방향은 순간이동에 관한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공상과학에서나 볼 법한 게 순간이동었지만, 이전에 광자포를 만들며 양자에 대한 연구를 병행하면서 어느정도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게되었다.
단방향 순간이동기와 쌍방향 순간이동기를 구상해 냈는데, 쌍방향 순간이동기는 일찍이 포기했다. 결계 밖에 다른 순간이동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서 결국은 단방향 순간이동기를 만드는데 전념할 수 밖에 없었다. 과정은 이렇다. 결계 사이로 새어들어오는 광파의 스펙트럼을 분석한 다음, 그를 통해서 양자의 위치를 찾는 작업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게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스펙트럼의 범위가 워낙 넓기 때문에 양자의 위치를 하나하나 찾아야 하는 노고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양자 입자의 위치를 하나만 찾아도 나머지 일이 (그나마) 쉬워지지만, 문제는 그 하나를 찾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여간 긴 것이 아니다. 이런 작업을 내가 제대로 할 수나 있을까?
철야 작업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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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달 간의 연산 끝에 드디어 양자 입자의 위치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 기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너무 힘이든다. 두달 동안 발 뻗고 개운하게 잔 적이 있기나 했나? 당장에라도 벌러덩 누워 자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차마 그럴 순 없었다. 연구 중에 혹여나 졸까봐 방에 불도 떼지 않았고, 뜨뜻한 컵라면 때문에 괜히 노곤해질까봐 일부러 식혀먹으면서까지 이 악물고 연구를 했는데 이제와서 쉴 순 없었다. 과로로 죽더라도 가시적인 성과는 내보이고 죽을테다.
입자의 위치를 관측했으니, 이제는 양자 입자에 해당하는 좌푯값을 찾아 각각의 위치를 뒤집어 놓아야 한다. 쉽게 말해서 서로 바꾼다는 소리이다. 예컨데, 마술사가 상자에 물건을 넣고 주문을 외우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는가? 나는 그것을 실현시킬 것이다. 허접한 트릭이 아닌, 진짜 과학을 보여줄 차례이다.
좋은문학 개추야
처절한 컵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