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영혼을 탐내 공격해온 괴물들에게 자비를 베풀며 마지막으로 결계를 부숴 지상에 올라갈 기회를 준 아이.

항상 곱고 올곧아 평생 우리 곁에 지낼 줄 알았던 프리스크가 죽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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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우리들 곁에 지켜주고 사랑받을거라 생각했던 작은 소녀의 사인은 허무하게도 교통사고였다. 달려오는 차를 미처 보지못한 아이를 구하려고 작은 몸으로 달려가 구하고 제 몸은 그 아이 대신 죽음에 부딪친 것이다. 그 아이와 헤어지기 전 잡았더라면 그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텐데 멍청하게도 그냥 보냈을까. 지켜주지 못한 내가 미워 하루종일 그릴비의 식당에서 마시지도 못할 술을 마신다.

 

"샌즈. 이제.."

"그릴비. 오늘만 이렇게 취하게 해줘."

"....가게에 와서 매일 술을 마신지 일주일 째 입니다."

 

알게 뭐야. 오히려 단골 알코올 매니아가 오니 좋은거 아닌가? 반쯤 차 있는 술잔을 입에 넣으려고 하니 그릴비는 그릇을 닦다가 말고 낚아챘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뺏으려고 하니 더이상 내게 줄 술은 없다는 듯 바닥에 버렸다.

 

"뭐하는거야?"

"이제 잊으셔야죠. 동생분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동생도 성인이야. 나보단 자기 인생에 신경 쓸 나이라고."

 

그리고 그 애를 어떻게 잊어.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니 그릴비가 부축하여 일으켰다. 평소라면 고맙다고 말했을텐데 허전함을 달랠 술에 빠지니 고마워 해야할 상대를 밀치며 일어났다. 나란 녀석은 인성 쓰레기로군. 술도 없겠다. 거리를 돌아 다니려고하다가 술로 찌들대로 찌는 나를 본 괴물들과 인간들의 시선이 아니곱지 않을테니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비틀거리며 도착하니 파피루스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어린아이를 잊지 못해 술에 빠져 지내는 한심한 형을 보고 있었다. 술 기운이 올라와 넘어지자 동생이 달려와 일으켰다.

 

"샌즈 형. 또 그릴비네에서 독한 술을 마신거야?"

"heh.. 미안."

"형. 이러다간 몸이 남아나질 않을거야! 이제 그만 마셔!!"

"미안. 팦. 오늘만 좀 취할게.. 미안해."

 

동생이 뒤에서 뭐라뭐라 하지만 술기운인지 더이상 듣고 싶지않다는 내 마음인지 무시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옛날보다 더 지저분한 방은 내가 얼마나 비참하게 지냈는지 알려준다. 그 아이가 죽은 이후 토리엘도, 동생도, 언다인, 알피스, 메타톤, 아스고어 모든 괴물들이 왕자와 첫 번째 인간 아이를 잃었을 때처럼 어쩌면 그 이상 눈물을 흘렸다. 어떤 괴물은 오열을 하고, 어떤 괴물은 현실을 회피해 미쳐가고 어떤 괴물은 그 아이를 따라 자살하려고 했었다. 물론 내게도 충격이 크다. 그 아이를 따라 자살하려고 했던 인물들 중 토리엘 다음으로 나였으니까.

 

"꼬맹아. 네가 떠나고나니 빈자리가 엄청 크다."

 

해골이 눈물을 흘리게 할 정도로 빈자리가 크다. '보고싶다.' 라고 혼잣말을 했지만 꼬맹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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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았으면 밖으로 나가 꼬맹이와 파피루스의 퍼즐 푸는걸 도와주거나 그릴비의 식당에서 꼬맹이와 케찹을 잔뜩 뿌린 햄버거를 먹고있거나 토리엘의 학교에서 하교중인 꼬맹이와 같이 집으로 가서 핫도그와 키슈를 만들어 줬을텐데 더이상 그런 일이 없다. 바뀐게 있다면 장례식을 치루고 지하세계에 지냈을 때 꼬맹이가 좋아했던 메아리꽃의 씨앗을 같이 뭍어줬다. 오늘도 근처 가게에서 물을 사고 꼬맹이 묘지 앞에 도착했다.

 

"어떤 미친 놈이냐."

 

도착하자마자 욕이 나왔다. 꼬맹이의 묘가 엉망진창이 되어있고 시체는 사라져있었다. 인간과 괴물이 가끔 마찰이 있어 다투기는 하지만 죄 없는 애를 어떻게 이렇게 대할 수 있지?

 

"하하.."

 

이 아이가 뭘 했다고 죽어서까지 미움받아야 하나. 착하고 작은 아이를 지키지 못하고 두 번 죽였다는 죄책감에 고개를 떨구었다. 정말이지 오늘은 쓰레기 같은 날이야. 까마귀는 구슬프게 울고 꽃은 말라 시들었지. 이런 날에 나같은 녀석은..

 

'뚜르르르르'

 

주머니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퍼진다. 전화를 건 사람을 보니 동생이었다. 보나마나 별 일도 아니면서 호들갑을 떠는 동생을 생각하니 뭐라고 대답해야 동생의 기분에 맞춰줄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여보세.."

"형!! 지금 당장 아스고르 대왕님의 집에 와 봐!!"

"왜. 대왕님이 뭐 차를 대접한.."

"그게 아냐!! 기적이 일어났다고!! 인간이 돌아왔어!!"

 

인간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전화에서 뭐라 말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살아있다는게 믿기지는 않지만 직접 봐야될거 같아 전화를 끊고 바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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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형!! 이것 봐!"

"꼬맹아..?"

 

믿기지 않았다. 꼬맹이가 돌아왔다. 머리에 파란 꽃이 피어있는걸 제외하고는 꼬맹이가 돌아왔다. 이게 꿈인가 싶어 손가락을 깨물었다. 이가 아프고 손가락도 아픈걸 보면 꿈은 아닌거 같다. 토리엘은 꼬마가 다시왔다며 파티를 열자고 파이를 굽기 시작했고 아스고어는 차를 끓이기 시작했다. 언다인은 어디서 구했는지 이런 날에는 바베큐라며 고기를 들고왔고 메타톤은 블루키와 세이렌이 직접 만든 곡으로 춤을 추자며 음악CD를 가져왔다. 옆에 있던 알피스에게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 물어봤다. 알피스는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내생각엔... 메아리꽃이 프리스크 몸에 자라면서 몸이 복제된거 같아."

"그게 가능해?"

 

놀란 눈으로 바라보니 알피스는 당황해 어버버 거리다 대답했다.

 

"저 아이 머리에 있는 메아리꽃이 보이지? 저게 증거야. 그래서 그런지 우리가 한 말을 저 아이는 똑같이 대답해."

 

알피스가 가리킨 곳을 바라보자 꼬맹이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두를 바라보고 있었다. 옆으로 다가가 앉자 꼬맹이는 나를 바라봤다.

 

"꼬맹아. 네가  다시 나타날 줄 몰랐어."

"꼬맹아. 네가  다시 나타날 줄 몰랐어."

 

내가 말하자 꼬맹이는 메아리처럼 음절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말했다. 꼬맹이를 놀란 눈으로 보니 무서웠는지 고개를 돌렸다. 본인도 뭐가뭔지 몰라 혼란스러울테니 이만하기로 했다. 머리를 쓰다듬자 다시 이쪽을 보고 고개를 들었다.

 

"다시 돌아와줘서 고마워."

"다시 돌아와줘서 고마워."

 

똑같이 말하는게 신기하기도 했지만 살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당분간 그릴비의 식당에서 술 먹는 일은 없겠군. 꼬맹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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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크가 죽은 후 메아리꽃으로 다시 태어나 프리스크 주변에 누가 말을 하면 똑같이 따라하는 프리스크를 써봤어.

 

다음화는 언제 쓸지 나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