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는 나중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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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있었다. 애초에 그 것들 남자라고 정의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어찌 되었든. 남자가 한명 있었다. 멋들어진 연미복을 입고, 고급스러운 나비넥타이를 두르며, 검은 정장 바지 아래, 청아한 구두소리를 낼 줄 아는 남자가 있었다. 그가 한 걸음을 내딪을 때마다, 그의 가슴을 가로지르는 시곗줄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노란꽃은 그의 목 위에 피어나. 그의 머리를 대신해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 것들이 평소에 그가 가지고 있었던 특징들이었다.
오늘은 조금 달랐다. 오늘의 그는 평소와는 달리 더 많은 것을 이끌고 나타났다. 여느 오두막 집에나 있을 법한 나무 의자와 기분좋은 콧노래가 그 정체였다. 그는 분명히 기분이 좋아보였다. 이윽고 의자를 바닥에 끌고 어딘가로 계속 향하던 그는 목적지 앞에 멈춰섰다. 그는 자신이 끌고다니던 의자를 대충 세워놓고 더 이상 서 있기를 거부했다. 그의 다리는 그 답게 꼬아져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목적지였던 소년을 바라보았다.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예전에는 그 풍채를 뽐냈으나. 지금은 색이 다 바래버리고. 곳곳이 부서진 의자에 앉아있었다. 남자와 비교했을때 그 소년의 모습은 비루하고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팔과 다리는 뼈와 가죽만 남은 것처럼 앙상했다. 소년의 손가락은 잎이 떨어진 나무가지와 같았다. 시퍼런 멍들이 온 몸을 곰팡이처럼 뒤덮고 있었다.
그 소년이 입고 있던 멜빵바지와 하얀 와이셔츠는 지워지지 않을 피와 고름에 얼룩졌고, 곳곳이 좀 슬고 낡아서 찢어져 있었다. 그가 쓰고 있는 염소 가면도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뿔은 이미 부러졌고. 털 들은 듬성듬성 빠져 있었다. 피와 고름에 얼룩은 가면의 하얀 털까지 오염시킨지 오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올곧게 앉아있었다. 그는 당당히 허리를 곧게 피며, 겁에 떨지 않고. 가면 너머에서도 느껴질만큼 강인한 눈빛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가 질꺼야."

남자와 소년 사이의 말문을 연 것은 소년이었다.
그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듯한 가냘픈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약했고. 작았으나. 그 목소리에 담겨있는 것은 확신이었다.

그 모습이 남자에게는 유쾌해서 참을 수 없었던 걸까.
남자는 소년의 그 말에 웃기 시작했다. 큰 목소리로 그 남자는 호쾌한 웃음소리를 내었다. 소년은 그 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다. 다만 지긋이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제가요? 대체 누구한테요?"

"8번째 아이, 그녀가 널 막을꺼야."

방금전까지 크게 울려퍼지던 그 남자의 웃음소리가 멈추었다. 그 남자는 이제 크게 웃는 대신, 눈 앞에 있는 죽어가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 남자의 손이 그 남자의 가면을 향했다.

"원래 당신의 첫 마디는 이게 아니였나요?"

그 남자는 쓰고 있던 가면의 중앙을 쥐어뜯었다.
이윽고 손쉽게 가면의 중앙 부분은 손수건으로 변해 그의 손아귀에 쥐어졌고. 그 뒤로 소년이 쓰고 있는 가면과 똑같이 생긴 염소 가면이 튀어나왔다. 이제 그의 목위에 자리한 것은 노란 꽃이 아닌 노란 꽃잎을 얼굴 주위에 단 흰 염소였다.

"제발 플라위 그러지 마...! 그래선 안돼...!"

그 남자는 비웃듯이 소년의 가면을 쓴 채, 그 소년의 목소리를 따라하였다.

"이제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말했잖아. 너는 패배할 거야."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재미없다는 듯이 쓰고 있던 염소가면을 집어던져버렸다. 염소 가면 뒤에는 다시 한번 해맑게 웃고 있는 노란 꽃이 피어났다. 그 남자는 그 말이 세상 최고의 농담이라도 되는 듯이 폭소하기 시작했다.

"셀 수 없는 세월을 괴물들을 농락하는데 사용해온 괴물에게 11살 정도 밖에 안되는 세상 물정 모르는 왕자가 주는 조언이라. 정말 도움이 되네요!"

"그 괴물은 자신이 품고 있는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지."

"감정이라!!"

플라위는 감정이라는 단어가 뭐가 그리 우스웠는지. 조금전보다 더욱 크게 웃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숨이 넘어가는 소리까지 내기 시작했다.

"그거 정말 웃긴데요!! 그 빌어먹을 난쟁이가 하는 농담보다 수만배는 더 웃겨요! 감정이라!! 마치 우리가..."

그는 다시 한번 그의 가면을 움켜쥐었다.

"진짜 '괴물'이라도 된 것 같잖아요?"

그는 다시 한번 가면을 쥐어뜯어 그의 표정을 바꾸었다.
해맑은 웃는 표정은 다시 한번 손수건으로 변해버렸고.
그 뒤로 드러난 표정은 인간의 표정이 아니었다.
똑같이 웃는 표정이었으나, 프리스크를 절벽에 떨어뜨리기 전에 보여주었던 표정과는 또 다른 표정이었다
찢어지고 그 뒤로 어둠이 보이는 표정.
소년은 그 표정을 보고서 처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소년은 처음엔 갑작스러운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그는 기침을 멈추고 구역질을 하듯 고개를 바닥으로 떨구었다. 검붉은 피가 그나마 남아있던 하얀 털을 적시며
소년의 가면 아래로 흘러내렸다.

"오 상냥한 아스리엘! 오 불쌍한 아스리엘! 오 나의 친애하는 아스리엘!그대를 보시오! 그대는 죽어가고 있소! 그 따뜻하고 이타적인 그대가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소! 어째서 편해지지 않는거요! 어째서 그리도 끈질기게 버티려 하는 것이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연극을 하듯이 과장된 몸짓을 취하였다. 그 것은 비웃음이었다. 의미없는 고통과 끈질긴 의지에게 전하는 가장 저질스럽고 추잡한 비웃음이었다.
소년의 고통은 그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의 앙상한 몸은 이제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부터 시작된 부패는 그의 팔을 타고 올라가 어깨마저 물들였다
소년의 손가락과 팔은 이제 역겨운 살덩어리에 지나지 않았고. 바닥에 역겨운 소리를 내며 추락했다.

"아직 희망은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의 목소리는 확고했다.
폭풍 앞에 선 촛불은 위태로워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밝게 타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죠?"

남자는 어깨를 으쓱이며 소년에게 물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그녀를..."

총성이 소년의 목소리를 잘랐다. 플라위는 아직까지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권총을 자신의 품 속에 집어넣었다.
소년이 있었던 자리에는 조금 전까지 있었던 소년은 어디가고. 총알 구멍이 난 소년이 앉아있었던 의자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네가 '그녀'를 언급할 자격이 있었나?"

플라위의 목소리는 정말 드물게 분노에 차 있었다.
한 단어 하나 하나에 살의가 스며들어있었고.
가면을 쓰고 있음에도 누구나 플라위의 분노의 찬 얼굴을 상상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플라위의 역린 중 하나였다. 분노한 것도 잠시, 그는 분노에 들썩이던 어깨를 진정시키고 잠시 무언가를 생각했다. 생각하고 상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어렵지 않게 하나의 장면을 볼 수 있었다. 하나의 장면을 머리에 그릴 수가 있었다.
그 장면이 머릿 속에서 완성되는 순간, 그는 웃었다.
그는 폭소했다. 그는 광소했다. 진짜로 웃다가 죽어버리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될 정도로 웃었다. 그 표정에 어울리게 웃었다. 그는 가면을 쥐어뜯으면서 웃었다.

"아스리엘 넌 꼭 이걸 봐야해..."

그의 웃음 소리는 한 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 재가 쌓인 절벽에서. 피와 시체가 널려있는 절벽에서.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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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테일 3화 쓰기 힘들어서 대강 핸폰으로 짧막하게 써옴. 나중에 퇴고하고 맞춤법 검사도 하고 링크도 올림.
대강 장면 자체는 워크래프트 소설<리치 왕의 탄생>에 장면 중 하나에서 표절해온 거임. 그리고 플라위가 사용한 총은
루거 P-08(?!) 본인 왈 주웠다고 함. 그리고 플라위 가면 벗는 매커니즘은 언제나 서술하기 좆같은 듯.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이고 비추도 한번씩 눌러주고 원작자님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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