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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즈는 아직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가스터가 사라진 직후, 아직 어렸던 동생의 손을 붙들고 이를 악물었던 그때 자신이 어떠하였는지를. 그는 무작정 걷고, 달리고, 뛰었다. 빌어먹을 이곳에서 멀어지자. 과학이라면 이제 신물이 난다. 불쌍한 꼬마 해골이 영문도 모른 채 헉헉 거리며 자신의 형을 따르다 울먹이는 것도 모른 채, 샌즈는 그렇게 자신의 책임을 뒤로 하고 순백의 마을로 향했다. 혀엉... 샌즈의 손에 잡힌 조그마한 손에 점차 힘이 빠지는 것도, 그를 간절히 부르는 목소리도 무시하면서.
해골 형제는 그렇게 눈내리는 마을에 도착했다. 샌즈는 그제야 파피루스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괜찮아? 의례적인 질문에도, 파피루스는 애써 눈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아이의 볼은 붉디 붉어 불길할 정도다. 해골의 빛깔에 어울리지 않는 그 열기에, 샌즈는 고개를 돌렸다. 제기랄. 아무리 생각해도 난 빌어먹을 놈이야. 어느새 푸른 점퍼를 동생에게 입히면서 그는 자조한다. 일이 벌어진 뒤에야 뒤늦게 수습하려 애쓰지만, 그래서 내 일이 잘 풀린 적이 있긴 했나. 아니나다를까, 파피루스의 열은 계속해서 올랐다. 처음보는 눈송이에 신기해하던 꼬마 해골은 더이상 고개를 들 기력도 없는지 제자리에 주저 앉는다. 제 겉옷을 벗어준 것만으로 양심의 가책을 뒤로 하던 샌즈는 혀를 차며 읽던 전단지를 바지 주머니에 쑤셔박을 수 밖에 없었다.
어서오세요!
복슬복슬한 털로 뒤덮인 토끼 여인은 오랜만에 찾아온 손님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난생 처음보는 괴물들의 모습에 그녀의 눈동자가 순간 커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방글방글 웃으면서 토끼 여인은 말을 이었다. 방을 구하실 건가요? 저희 여관에서는 하루에... 그녀의 목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뒤늦게야 줄무늬 옷을 입은 꼬마 해골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녀는 당황해 하며 아이의 손을 붙은 키 작은 해골을 바라본다. 의사 있어요? 키 작은 해골의 눈구멍 속에 순간 푸른 빛이 스친 듯도 하다. 여인은 고개를 저으며 그들을 소파로 안내한다. 덜덜 떠는 아이의 모습과 애써 의연한 듯 고개를 치켜 든 해골에게 해열약과 담요가 건내진 것은 얼마 후의 일이었다.
잠이 든 파피루스는 뒤로 하고, 샌즈는 그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쓴 입맛을 다신다. 여관비를 깎아야 할텐데. 아직 아버지의 유산이 제대로 남아 있는지 조차 확인하지 못했다.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숙박비에 대한 언급을 하려는 그에게, 토끼 여인은 고개를 젓는다. 집 없고 아픈 아이들에게 돈을 받을 생각은 없다고. 그녀의 말에 잠시 고개를 숙였던 그는 웃는다. '골골' 앓는 해'골'들을 도와주시다니, 친절하시네요. 뜻밖의 말장난에, 여자는 웃음을 터트렸다. 샌즈도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다음날, 토끼 여인이 해골들이 있던 방문을 열었을 땐 백 골드 남짓의 돈과 서툰 글씨체로 적힌 쪽지가 남겨져 있었다. 감사함니다. 토끼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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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여관 문을 나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돈을 확인하는 일이었다. 가스터를 기억하는 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그의 재산이라고 멀쩡할까. 다행히도 출처는 명확하지 않지만 기록은 남아있다는 은행 점원의 말을 들은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왕실과학자의 유산은 생각보다도 어마어마 했다. 해골 두 골이 살아가기엔 충분한 돈. 그리고 샌즈는 망설이지 않고 그 돈으로 스노우딘에 있는 가장 크고 좋은 집을 구입했다. 파피루스는 그의 등에 업힌 채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동생은 그에 의해 아버지를 잃었다. 그에 의해 추억을 잃었다. 그에 의해 행복을 잃었다. 그럼에도 동생은 형을 원망하지 않는다. 녜헤헤헤! 활기찬 아이의 웃음소리는 우울증에 빠진 해골의 유일한 위안. 샌즈는 파피루스만이 자신의 삶에 남은 소중한 것이라는 걸 새삼 알아차린다. 형! 해맑게 웃는 동생은 더없이 사랑스럽고 아둔해보여 샌즈는 마주 웃음지을 수 밖에 없었다. 너는 나처럼 되면 안돼. 무조건 적인 신뢰가 담긴 동생의 시선에 그의 눈빛이 선하게 빛난다. 샌즈는 파피루스를 학교에 보내지 않도록 마음먹는다. 자신의 동생이 가스터와 저마냥 머리가 좋다면, 어느 샌가 자신의 과거에 의아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가스터의 뒤를 따르게 될지도 모른다. 자신을 원망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럴 바에야 멍청이로 살게 하자. 그가 만든 새하얀 세상 속에서 평생 행복만 느끼게 하자. 샌즈에게는 돈도 능력도 충분했다. 동생에 대한 사랑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생각하며 해골은 동생의 손을 맡잡는다. 네가 원하는 것은 모든 지 이루게 해줄게. 그러니 너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줘. 평생을 행복하게만 살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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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행히도, 어느날 인간이 지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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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송이와 먼지는 생각보다 비슷한 점이 많다. 떠다니고, 뭉치면서, 질척인다는 점에서. 샌즈는 어깨에 묻은 눈송이를 털어내었다. 동생은 심각한 표정으로 MTT에서 나온 속보를 형에게 떠들어댄다. 최근 괴물들이 사라지고 있대, 형. 그 말에 샌즈는 처음들은 소식이라는 듯 크게 눈구멍을 뜬다. 이런... 그거 안됐네. 또다시 의례적인 반응이다. 파피루스는 그 미적지근한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 발을 굴렀다. 그렇게 간단히 넘길게 아니야, 형! 형은 몸도 약하잖아, 형이야 말로 조심해야 한단 말야! 사랑스러운 동생의 걱정에 샌즈는 헤실 웃는다. 나는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팔을 벌리고 샌즈는 동생을 안았다. 툴툴거리면서도 샌즈의 어깨에 고개를 숙인 파피루스의 눈썹이 순간 뒤틀린다. 어디선가 먼지 내음이 난다.
샌즈에게는 슬픈 사실이지만, 파피루스는 똑똑한 해골이다.
...
파피루스가 죽었다. 대략 사백 이십번 정도. 숫자는 열자리 수 이후로 세기 귀찮아 하는 샌즈는 동생의 죽음 만큼은 잊지 않겠다는 듯 선명히 기억했다. 그 사백번 가량의 죽음 중 구십 다섯번만큼 샌즈의 손길이 닿아있었으므로. 동생이 죽은 자리에 눈송이와 먼지가 뒤섞여 진창이 된 무언가가 뭉치기 시작한다. 샌즈는 소중히 그 먼지를 품에 담았다. 사랑하는 내 동생. 나는 너를 살기 위해 사랑하는 것이나 다름 없지만, 사랑은 사랑이야. 죽을 때까지 행복해야만 하는 내 동생. 죽을 때까지 사랑스러운 내 동생. 보랏빛 안광이 반짝이고, 눈구멍에 들어간 눈송이가 녹아 흐르기 시작한다.
인간은 그런 샌즈의 꼴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넌 정말이지 사랑스럽다니까. 샌즈. 샌즈도 미소 지었다. 너는 모든 곳에서 사랑을 찾고 말이야. 하얀 뼛조각이 인간의 몸을 꿰뚫는다. 인간은 고통스럽지도 않은 지 다가온 샌즈의 발목을 붙잡는다. '다 음 번 리 셋 때 봐' 샌즈는 인간의 입모양을 읽었다. 그리고 그 입에 친히 뼈를 쑤셔넣어 머리통을 뚫었다. 흐르는 뇌수를 뒤로 한채, 킥킥거리며 웃음 짓던 인간의 시체와 눈송이만이 남았다. 그러나 해골은 곧 저 시체 속 의지가 빛나고 이 세계가 뒤틀릴 것을 안다. 쉬고 싶다- 그렇게 읊조리려던 샌즈는 조소를 지었다. 자기가 무슨 권리로 휴식을 말하는 가. 품 속의 먼지가 꿈틀거리는 느낌이 났다. 알아, 파피루스. 쉬이... 조금 있으면 다시 네가 행복한 세상이 돌아올거야. 걱정마, 네가 죽을 때까지 불행해 할 일은 절대로 만들지 않을게. 웅얼거리는 해골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이제야말로, 내가 널 책임 질 수 있게 된 거야. 파피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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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머샌이다~~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작성했다
피곤해서 검토는 그없... 의욕생기면 나중에 제대로 수정해야지
역시 난 샌즈 멘탈이 애초부터 어딘가 비틀려있는걸 좋음... 구웨에엑...
ㅗㅜㅑ 글 좋다 마음에 듬
오... 완전히 묻힌줄 알고 나갔다왔는데 댓글 있어서 기뻐서 광광 울었다... 피드백은 문학러의 마음의 양식인가봐... 읽어줘서 고마워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