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22 23 24 25 26 27 27.5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
파이널 프로깃이 계속 말했다.
"개골. 메타톤이 부탁했어. 널 막아달라고. 여기까지 오는 건 방송의 일부가 아니라고 했어. 개골. 알려주려고 했는데 전화를 안 받았대, 개골. 이 앞에 메타톤이 널 오지 않길 바라면서 기다리고 있어, 개골. 너 같은 꼬마를 죽게 놔둘 순 없다고 했어, 개골."
너는 파이널 프로깃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애초에 널 왜 공격한 거지? 다시 상황을 곰곰히 되새겨봤다.
너가 코어에 들어오자마자 윔슬롯과 아스티그마티즘이 널 공격했고, 매드직, 나이트나이트, 파이널 프로깃도 널 공격했다. 지하 세계에 온 뒤로 이만큼 많은 괴물에게서 공격을 당한 건 처음이었다. 그 어느 곳에서도 너를 노리고 달려든 적이 없었다. 하지만, 코어에서는 정말 대놓고 너를 노리고 다가왔다. 정말로 괴물들이 너를 죽여서 영혼을 취하려고 한 적은 없었다. 괴물들이 착한 인간은 죽이면 안 된다, 라고 하는 윤리 의식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애초에 너가 인간인지를 알아보는 경우가 드물었다. 여기에 사는 괴물들은 바깥에 정말 오랜 시간 동안 나가지 못 했을 테니, 인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 힘들었을 테니까. 대충 어떻게 생겼는지 안다고 해도, 다양하게 생긴 괴물들의 특성 상 너가 인간이라고 확신하는 괴물은 많지 않았다.
그랬던 괴물들이 너를 노리고 달려든 것은, 누군가 너를 인간이라고 알려주었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너를 죽이려고 그런 짓을 벌일 이유가 있을까? 불가능하진 않았다. 다만, 시기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아스티그……, 어쨌든 그 눈 큰 괴물이 날 다치게 했어!"
"개골, 우리는 너에게 그냥 겁을 줘서 도망치게 하려고 했어. 그런데 아스티그마티즘은, 항상 눈을 감았다 뜨면서 눈 모양을 바꾸는 습관이 있어. 눈을 한 번 감고 나면, 뜨는 데 시간이 걸리지. 눈을 감았을 때 제대로 보지 못 한 거야."
너는 기억을 더듬어봤다. 너가 아스티그마티즘의 마법에 다쳤을 땐, 눈을 감고 있었다. 제대로 보지 못 해서 실수로 다치게 했다면 말이 됐다. 그리고, 넌 괴물들의 공격을 지나치게 잘 피했다. 너가 지금까지 제대로 피해본 적이 있는 마법은, 토리엘의 화염 마법 뿐이었다. 그리고 토리엘도 마찬가지로 널 겁을 주어 물러나게 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넌 아스티그마티즘의 마법을 제외한 모든 공격을 피해왔다.
그리고, 너가 아스티그마티즘을 상대할 때, 출구 쪽으로 도망칠 준비를 했었다. 그때 아스티그마티즘은 '이제야 알아들었군.'이라고 말하면서 물러났다. 너가 나가려는 듯하자 공격을 멈춘 것이었다.
"개골, 윔슬롯은 강하긴 하지만, 마음이 여려서 그런 건 못 하더라고."
너가 애초에 제대로 맞지 않고 여기까지 돌파한 것은, 괴물들이 너를 애초에 제대로 공격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난……, 방금 난 널……."
죽이려고 했다.
샌즈를 구해주겠다고 해놓고, 머펫에게 괴물들을 구해주겠다고 근거 없는 말을 해놓고, 너는 너 자신을 위해서 괴물 하나를 죽이려고 했다. 너는 손에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놓았다. 애초에 너를 막겠다고 괴물들이 이렇게 거친 방식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 하지만, 너는 이런 생각조차도 그저 구차한 변명일 뿐이었다. 괴물들은 어떻게든 널 구해주려고 했고, 너는 그걸 오해해서 결국엔 괴물 하나를 죽이려고 했다.
넌 이곳에서 괴물들과 친해지고 모험을 하면서 생각했다. 다른 괴물들이 너에게 나쁜 짓을 해도 그걸 이해해주겠다고. 너를 죽이려는 행동은, 그저 괴물 자신들을 구하기 위한 행동이지 너를 싫어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까 너가 이해하겠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이해해줄 입장이 아니었다. 너도 괴물들과 똑같았다. 자기 자신의 목에 칼날이 드리워질 때, 생존을 위해서 남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인간이었다. 다시 살려낼 수 있다고 너 자신을 위로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땠을까? 결국 진정으로 널 아끼고자 한 건 오히려 괴물들이었다.
너는 나뭇가지를 다시 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의 앞에 있는 괴물을 죽이려고 한 도구였다. 너는 주저앉았다. 너는 가장 힘든 순간마다, 항상 눈물을 흘리고 흐느꼈지만, 이번만큼은 울 수가 없었다. 위선이었기 때문이다. 남을 죽이려 해놓고, 울면서 뉘우친다고 해서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되진 않았다. 그저 고개를 떨구고 땅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너의 눈 앞에 리본이 떨어졌다. 냅스타블룩이 선물해준 뒤로 계속 머리에 묶어 두었던 빛바랜 리본이 풀려서 땅에 떨어졌다. 그렇게 뛰어다녔으면, 한 번도 정리한 적 없는 리본이 떨어질 수도 있지. 그와 동시에, 넌 마음 속에서 리본과 다른 무언가가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차라리 울고 싶었다.
"개골, 개골."
파이널 프로깃의 울음과 동시에, 너의 눈 앞에 하얀 파리들이 나타났다. 너는 흠칫 놀랐다. 너를 공격하려고 날아들었던 파리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하얀 파리들이 너의 눈 앞을 이리저리 날아다녔다. 짜증나는 파리의 움직임이 아니라, 마치 나비 같았다. 너의 주변을 천천히 빙빙 돌면서 날갯짓을 했다. 그렇게 날아다니던 파리가 한 마리, 두 마리, 셀 수 없이 많은 파리들이 너를 감쌌다.
그건 마치 요정 같았다.
"난 널 잘 몰라, 인간."
하얀 요정들이 날갯짓을 하면서 바닥에 떨어진 리본에 앉았다. 몇 마리의 요정들이 리본을 들어올렸다. 빛바래고 풀어진 리본을 요정들이 들어올리고선, 공중에서 예쁜 모양으로 묶었다. 요청들이 빛바랜 리본과 함께 춤을 추었고, 그 리본은 요정들에게 둘러 싸였다. 그러고선 리본을 너의 머리 위에 얹었다.
"하지만,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말이야."
리본이 다시 머리 위에 떴다. 요정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듯, 잠깐 멈춰 있었다. 그리고 이내 다시 움직이면서 너의 머리 한 쪽에 리본을 능숙한 동작으로 묶어주었다. 마치 요정이 아름다운 공주의 머릿결 위에 왕관을 씌워주듯, 가볍고 잔잔한 움직임으로 놓아주었다.
"너 같은 인간 꼬마 애는, 웃는 게 더 보기 좋아."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는 그저 흘리지 못 했던 눈물을 끊임 없이 흘릴 뿐이었고, 프로깃은 하얀 요정들로 너를 위로해주려고 노력할 뿐이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있었다.
팡팡 우럭따 - dc App
갓로깃 인정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어. 프리스크가 마지막 순간에 멈춰서 정말 다행이야
날아오르라 - 원양어선
개구리주제에 감동적이기는...
추천이 이렇게 많은데 념글은 언제?
프로깃... ㅠㅠ
광광 우럿따...
프로갓ㅠㅠ
개구리들은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