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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갤문학]불살에서 걸려온 전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570024

후속작이야.

 

 


참 좋은 날씨다.
맑고 쾌청한 하늘, 즐겁게 울어대는 새소리.
그 날도 딱 이런 날씨였다.
내가 죽기 위해 에봇산에서 떨어진 그날도.
그 날의 나는 에봇산 정상에 난 구멍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오늘처럼.

아무리 들여다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높이에 여기에서 떨어지면 고통 없이 한 순간에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혹은 불행히도 황금꽃밭에 떨어져 크게 다치지 않았었지만 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
나는 모든 모험을 끝내고 결계를 열면서 그날 내가 죽지 않았던 것은 일종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다.
지금 떨어져도 그런 운명이 나의 목숨을 보존해 줄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딱히 상관은 없다.
나는 이곳에서 뛰어내리는 동시에 시간을 처음으로 되돌릴 것이니까.
차라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 하는 것 같았지만 나에게 이것은 일종의 의식이었다.
괴물들과 내가 지냈던 모든 시간을, 괴물들에게는 의미도 없었을 그 시간을 없었던 걸로 만들기 위한 의식.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이제 슬슬 시간이다.
샌즈는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다.
나는 숨을 가다듬고 뛰어내릴 준비를 하였다.
영혼이 웅-웅 거리며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이제 뛸-

‘멈춰봐 프리스크. 뭔가 이상해. 미안해, 아무래도 아까 연구소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아.’

차라의 목소리에 뛰어내리기 직전, 멈추고 그녀를 보았다.
무슨 일이야?
지금은 중요한 순간인데.
하지만 미처 차라가 대답을 해주기도 전에 또다를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돼, 프리스크! 멈춰-!”

샌,즈.
싫어. 가까이 오지마.
나는 네 말을 듣지 않을 거야.
네가 증오스러워.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발을 한 번 옮기는 순간-

“‘프리스크!’”

시야가 어두워졌다.
나는 지하로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의지를 끌어올렸다.
시간을, 처음으로.

프리스크가 먼 여행을 떠나는 그 시간, 아이의 몸을 탐내던 자들이 죽어 널브러져 있는 연구소에는 약물이 반쯤 찬 주사기와 그날의 신문이 떨어져있었다.

「11살 난 인간 아이를 둔 인간과 괴물 사이의 지지부진한 공방이 마침내 끝을 보였다. 과학자 샌즈(???/남/괴물)씨가 시간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약을 개

발해 낸 것이다. 이에 인류평화연구소측은 아이에게 약을 투여한 뒤 이상이 없으면 빠른 시일 안에 아이를 괴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했고, 이에 괴물측은

왕실근위대장의 연구소 폭격을 사과하였다. 몇 달전 ‘괴물 대사관 납치 사태’로 무기한 연기되었던 괴물들의 지상 이주 기념 축제는 사태가 소강 국면에 접어

듦에 따라 다시 재개될 것으로 추정되며 괴물들은...」


나는 눈을 떴다.
여긴, 꽃밭이 아니다.
여긴 어디지?
나는 어딘가 복도 같은 곳에 서 있었다.
맞은편에는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누군가가 나를 마주보며 서 있었다.
황혼이 옆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때서야 나는 내가 어느 시점으로 돌아온 것인지 깨달았다.
그렇다면 저기 어둠에 숨어있는 인물은 분명...

“헤, 왜 갑자기 그렇게 놀란 표정을 짓는 거야?
 뭐, 어쨌든.
 너, 네 LOVE는 전혀 올라가지 않았어.“

싫어. 듣고 싶지 않아.
대체 왜 이 시점으로 돌아온거야?
대체 왜 가장 바라지 않던 시점으로 돌아온거지?

“네 LOVE는 전혀 오르지 않았지만 너는-” “닥쳐!!!!!“

닥쳐, 닥치라고.
이어질 말을 듣고 싶지 않아.
너에게만큼은 절대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꼬맹아, 너 대체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
 그 표정은 꼭.... 내가 너를 죽이기라도 한 듯한 표정인걸?“

하, 내가 대체 왜 그런 표정이냐고?

“그 똑똑한 머리로 추리해보시지 그래?
 넌 내가 시간을 돌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잖아.
 지상에 나가서 행복한 결말을 맞은 뒤,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을 것 같아?
 안심해, 샌즈.
 너는 이번에는 불안에 떨 시간도 없을거야.
 나는 너를 죽이고, 다른 모두를 죽일 테니까.“

너는 똑똑하니까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지.
나는 비웃음을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아, 저 혼란에 가득 찬 표정.

“잠깐만, 내가 그랬을 리 없어... 나는...”

웃기지 마.
나도 네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넌 결국 나를 배신했잖아?
네가 정말로 네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불안한 표정을 짓지도 않겠지.
분노에 이성이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자 그 순간 정신이 육체에서 멀어지는 듯한 기이한 부유감이 느껴졌다.
현실과 동떨어진 아득한 느낌.
마치 잠 드는 것처럼 의식이 멀어져갔다.
내 정신과는 별개로 내 육체는 샌즈에게로 달려가서 오른 팔을 휘둘렀다.
아, 그 순간 나는 내가 칼을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체 언제부터 그랬는지, 이 칼이 어디서 온지는 몰랐으나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샌즈의 몸에서 피가 분출됐다.
손에 따뜻한 피가 튀자 순간 꿈에서 깨어나듯 정신이 돌아왔다.
뭐야, 이거 거짓말이지?
이렇게 쉽게, 죽는다고?
아니, 아니야.
정신차리자.
모든 괴물들을 죽이겠다고 생각했잖아?
샌즈가 먼저 나를 배신했어.
그러니까, 나는 정당한거야.
그러니까.

“쿨럭... 글쎄, 네 표정을 보니 내가 진짜 무슨 짓을 한 것 같긴 한데...
 ‘미래의 샌즈‘는 몰라도 나는 너를 믿어 꼬맹아.
 넌 좋은 아이야.
 좋은 음식, 따듯한 농담, 좋은 친구들에게 만족할 수 있는 아이.
 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제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 꼬맹아.
 무언가 오해가 있을 거야.“

뭐야 너?
지금 제정신이야?
내가 너를 찔렀잖아.
왜 그렇게 태연한 건데?
네가 내 친구라고 생각했던 건 그냥 내 착각이잖아.
왜 나를 믿는다는 듯이 말하는 거야?

견딜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마치 내가 그들을 배신한 것 같잖아.
나는 의지를 끌어올렸다.
평소와는 달리 의지는 끼익거리며 움직이지 않았지만 무시했다.
더 과거로 가야해.
그가 나를 모르는 때로.
그들이 나를 기억하지 않는 때로.

사위가 깜깜해졌다.
곷밭은 이렇게 어둡지 않은데, 대체 여긴 어디지?
아, 알피스가 눈앞에서 뭔가를 말하고 있다.
그래, 여기는 그녀의 비밀 연구소다.

“어렵겠지.
 솔직히 말하고... 내 자신을 믿는 것...“

아아 나는 이 다음 순간을 기억한다.
나는 다시 의지를 끌어올렸다.
끼긱 거리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움직여야 해.
과거로.
더 과거로 가야 해.
제발.
시야가 흐릿해지며 과거로 이동되는 순간, 알피스의 말이 뒤를 따라온다.

“하지만 내게 의지할 친구들이 있다는 걸아니까... 할 수 있어! 고마워 프리스크.“

네가 말한 친구에는 내가 없잖아?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마.

“당신이라면 인류를 지킬 수 있을 거에요. 잘해보세요 자기.”

과거로.
붉은 의지가 와득거리며 균열이 간다.

“헤, 있잖아? 나도 사실 너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아.”

과거로.
의지에 거미줄처럼 실금이 그어진다.

“정말? 네가 나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과거로.
이제 의지는 깨지기 시작한다.

“오, 아가야.”

푹신하고 따듯한 품이 느껴진다.
부드러운 우유 냄새가 난다.
엄마?

“어, 엄마....”

“이해해주었으면 좋겠구나. 아가야.”

이해해요?
뭘요?
엄마가 나를 버린 걸?
나를 버리고, 나를 잊고, 아무렇지도 않게 지내는 걸?
물론 이해할 수 있어요!
엄마에게 저는 그냥 ‘인간’이었을 뿐인 거잖아요?

하지만 그 모든 생각은 엄마의 얼굴을 보는 순간 사라졌다.
엄마가 애달프게 웃고 있었다.
마치, 모든 것을 미안하다는 듯이, 마치 나를 사랑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호흡이 가빨라졌다.
나는 내가 가진 모든 의지를 끌어모았다.
과거로, 과거로 가야 해.
그녀가 나를 모르는 시점으로.
그녀가 나의 엄마이기 전으로.
움직여!!!!

과거로 가서 모두에게 복수를 해야지.
과거로 가면 나의 복수도, 차라의 복수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과거로 가면 모두가 나를 기억하지 못하니까, 엄마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게 될 테니까...

그치만, 엄마인데, 엄마인데.
안돼, 싫어. 엄마가 나를 잊는 건 싫어.
나를 버리지 말아줘 엄마.
미안해.
내가 잘못했으니까.
버리지-

“-아.”

다음순간 나는 에봇산 정상에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처음보다도 이전으로 돌아왔다는 것과, 내가 더 이상 다시는 시간을 돌릴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더 이상 의지를 가질 수 없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머릿속에서 친구들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제, 나는 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

 

참 좋은 날씨다.
맑고 쾌청한 하늘, 즐겁게 울어대는 새소리.
그 날도 딱 이런 날씨였다.
내가 죽기 위해 에봇산에서 떨어진 그날도.
그 날의 나는 에봇산 정상에 난 구멍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치 오늘처럼.

아무리 들여다봐도 끝이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높이에 여기에서 떨어지면 고통 없이 한 순간에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혹은 불행히도 황금꽃밭에 떨어져 크게 다치지 않았었지만 그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
나는 모든 모험을 끝내고 결계를 열면서 그날 내가 죽지 않았던 것은 일종의 운명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다.
지금 떨어져도 그런 운명이 나의 목숨을 보존해 줄지는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딱히 상관은 없다.
어떻게 되든,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숨을 가다듬고 뛰어내릴 준비를 하였다.
영혼이 웅-웅 거리며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발을 한 번 옮기는 순간-

시야가 어두워졌다.

끝없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나는 생각했다.

글쎄, 저번에 무사했던 것이 운명이었다면 이제 나는 어떻게 될까?
떨어지는 순간 죽을까?
혹 산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모두를 죽일까 혹은 이전처럼 모두를 구할까?
어찌됐건, 이제는 아무래도 좋을 일이었다.
나는 더 이상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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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꽃 위에서 한 아이가 눈을 떴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몸을 일으켰다.
마치, 기계로 조종당하는 것처럼.

‘오오- 야, 게임 시작했다. 게임 시작했어. 야 주인공 도트 좀 봐.
 엄청 무표정하지 않냐? 진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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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고 프리스크는 생각하는 것을 포기했다.

 

원래 목적은 인게임내에서 프리스크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없잖아? 그래서 얜 시체인가 뭔가 싶어서 기획한 문학인데 전달 실패인듯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