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칵, 달칵. 금속 재질의 뚜껑이 여닫히는 소리가 났다.



샌즈는 혹시나 결함이 생긴 부분이 있진 않을까 고심하며 자신이 손수 만든 하트모양 로켓(locket)을 유심히 뜯어보았다.

이미 수십 번이나 다시 손봤건만, 그래도 안심이 되질 않았다.



샌즈가 만지고 있는 건 지하에 떨어진 인간 아이에게 줄 선물이었다. 그것도 파피루스와 의견을 나누어 만든, 제대로 된

첫 선물이다샌즈는 조금만 더 심혈을 기울여도 괜찮으리라 생각하며 다시금 로켓을 찬찬히 살폈다.








인간 아이. 그러니까 차라를 만난 것은 조금 옛날의 일이다.



그 무렵의 샌즈는 결계와 지상을 불살라버릴 병기를 만들라는 명에 따라 병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었다.

별 생각은 들지 않았다. 어쨌든 저주받은 지하에 괴물들을 가둬버린 것은 인간이다. 오히려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

했다끝내 병기 제작이 완료되어 정말로 지상 전부가 파괴된다고 해도, 그것은 그들의 업보 탓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집에서 오랜만의 휴식을 즐기던 샌즈는 파피루스가 데려온 인간 아이와

만나게 되었다.


아이는 떨고 있었다. 스노우딘의 기후 때문이었을까, 처음 보는 괴물들이 두려워서였을까? 어쩌면 둘 다였을지도 모른다.

아이는 이런 지하에 있기에는 너무 여렸던 것이다. 너무나 가냘프고, 너무나 연약했다.



결국 두 해골은 갈 곳 없는 인간 아이를 돌보아주기로 결정했다. 둘은 아이의 신변이 걱정되어 친구들에게도 그 사실을

감추려 했지만 오래가진 않았다. 그렇지만 사정을 들은 괴물들도 아이를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다. 오히려 아이 덕에 가혹했던

스노우딘의 추위도 한결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모두들 아이를 위해 술 대신 주스를, 마약 대신 껌을 대접하며 즐거

한 때를 보냈다.









달칵. 샌즈는 하트로켓의 뚜껑을 닫았다. 마지막 정비까지 모두 끝낸 것이다. 붉은 빛을 머금은 로켓은 누가 봐도 흠 잡

을 데가 없었다소박하게 포장까지 끝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샌즈는 선물을 들고 밖으로 나섰다.



과연 차라는 선물을 받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샌즈의 머릿속에는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긴장되는 한 편으로 기대가 되었다. 기왕 열심히 만든 거 기뻐해주면 좋으련만. 발걸음을 서두르다 보니 어느새 스노우딘의

입구가 보였다.



, 그럼 어떤 식으로 선물을 전해줄까. 그런 식으로 행복한 고민을 하던 찰나였다. 마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아이가 오고 난 뒤 언제나 들썩이던 마을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상하다. 본능적으로 그렇게 직감한 샌즈는 당장에 자신의 집까지 뛰어갔다. 주민들이 집 앞에 모여 소리 높여 울고 있었다.



, 샌즈!”



주민 한 명이 샌즈를 보자마자 절망에 찬 표정으로 다가왔다. 다리가 풀려 균형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괴물의 어깨를 샌즈가

 붙잡아 일으켜주었다.



들켰어. 들키고 말았어. 인간이 있다는 사실을 왕국 놈들이 알아버렸다고!”


……?”



휘청. 세상이 한 바퀴 도는 것 같았다. 샌즈는 간신히 정신을 부여잡고 어떻게 된 건지 캐물었다.



갑자기 마, 마을에 왕실 근위대가 들이닥쳤어. 우린 일단 아이를 숨기려고 서둘렀는데, 그 개자식들이 말릴 새도 없이 마을을

뒤집어놓더니 꼬마아니, 차라를 끌고 가버렸어!”



들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대체 어떻게 인간이 마을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지? 밀고한 괴물이 있나? 애초부터

감시당하고 있었나? 아니면


오만가지 생각이 샌즈의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샌즈는 횡설수설하는 주민을 내버려두고 왕국으로

향하려 발걸음을 돌렸다.



, 그리고 파피루스가 혼자서 차라를 찾으러 갔어! 자기 혼자서라도 구해보겠다고……!”



그 말을 끝으로, 풍경이 일순 뒤집혔다. 단숨에 공간을 도약해 온 샌즈의 눈앞에 알현실이 보였다. 그는 황급히 뛰어가

알현실로 들이닥쳤다.




알현실에는 피칠갑을 한 아스고어 대왕이 서있었다. 붉게 물든 영혼을 손에 든 채.



", 샌즈."



파피루스가 망연자실하게 샌즈를 불렀다. 그는 동생의 얼굴을 보자마자 상상하기도 싫었던 최악의 상황이 왔음을 직감했다.

샌즈는 천천히 시선을 아래로 옮겼다. 대왕의 발 앞에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틀림없다. 차라였다. 하지만 뭔가가 달랐다. 언제나 아이의 미소처럼 밝던 노란색 점퍼가 붉게 물들어있었다. 붉은색은

아이의 몸에서 그치지 않고 알현실의 바닥을 타고 흐르는 중이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는 파피루스가 있다는 사실도 잊고서 앞으로, 그저 앞으로 걸어갔다. 찰박. 그의 슬리퍼가 핏빛으로

젖어들었다.

샌즈는 가만히 아이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아이는 웃고 있지 않았다. 언제나 느껴지던 생기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초점 잃은 두 눈만이 공허하게 뜨여 있었다.




울렁.

현기증이 인다. 구역질이 올라온다.

?

왜 이 아이가 죽어야 하지?

이 아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했지? 무슨 죄를 지은 거지?

어째서. 어째서. 어째서.




주체할 수가 없었다. 격해진 감정은 바로 행동으로 옮겨졌다. 샌즈는 저도 모르게 아스고어의 얼굴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버러지 같은 자식.”



즉시 근위대들이 샌즈에게 달려들었다. 까드득. 샌즈는 이를 부러져라 악물었다. 시꺼멓게 타들어가는 속은 어떻게 해서도

돌릴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그는 손을 휘둘러 달려오는 근위대들을 벽에 처박아버렸다.



샌즈는 자세를 낮추고 손을 뻗었다. 그는 공허하게 떠진 아이의 눈을 감겨주었다. 그리곤 아이의 시체를 안아들었다피가

흘러 샌즈의 옷도 똑같이 붉게 물들었다. 그러나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터벅터벅. 샌즈는 아이의 시체를 안아 든 채 파피루스의 앞으로 갔다. 가여운 그의 동생은 절망에 빠진 얼굴로 샌즈를

올려다보았다.



, . , 나 말이야. , 인간을.”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었다. 샌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졌다. 파피루스는 주저앉은 채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샌즈는 고개를 들어 알현실의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모든 것이 멀고 먼 꿈처럼 느껴진다.

샌즈는 다시 고개를 떨구어 잠을 자는 것 같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꼬마, 눈 좀 떠 봐. 내가 끝내주는 선물을 가지고 왔다고.


꼬마, 분명히 너도 좋아할 거야. ?


꼬마, 왜 대답이 없어? 선물이 마음에 안 드는 거야?


제발. 뭐라고 말 좀 해 봐.





그러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선물은, 그의 품속에서 영영 전해지지 못할 선물로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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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리스테일 문학으로 급히 참가해 본다.

샌즈가 그릴비에서 차라에 대해 말해주는 부분 진짜 마음에 들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