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image.php?id=38b3d423f7c639aa6b&no=29bcc427b38777a16fb3dab004c86b6f05711d878ee273b04ea2848a4e5b862bc4d5c37aeb7da0942c7c2d8b086bf3682759babd7a67fb7e06810bbc7c889f


전편 http://gall.dcinside.com/undertale/55051


스노우딘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샌즈는 여전히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순찰을 빙자한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쌓인 눈이 뽀드득 거리며 밟히는 소리가 샌즈의 잡념을 날려주는 듯 했다.


 “샌즈. 퍼즐을 손봐야 해! 이 파피루스 님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구!”


불과 몇 분 전에 파피루스에게 들었던 얘기지만 알았다는 적당적당한 대답을 던지기만 하고 샌즈는 퍼즐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퍼즐을 손 볼만 한 상태가 아니었다. 무언가 기분 전환을 할만한 것이 있으면 좋겠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이런. 그러고 보니 최근엔 거기 간 적이 없었네.”


폐허로 이어지는 거대한 문. 그 곳에는 항상 샌즈의 가장 열렬한 팬이 기다려 주었다. 비록 직접 문을 열고 들어가 본 적도, 상대가 나온 적도 없지만 그 문 너머로 얘기하는 것이 샌즈의 일과가 되어 버렸지만 최근엔 머리가 복잡해 폐허 쪽으로 간다는 선택지를 떠올리지도 못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간만에 샌즈는 머리를 열어서 환기를 시킨 기분이 들었다. 오늘은 어떤 엄선된 농담을 들고 가야 할까 생각하며 순찰지를 벗어나 폐허의 문 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한 순간 샌즈는 없는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누군가’는 별로 크지 않았다. 멀리서 보는 한, ‘꼬맹이’ 라는 느낌이었다.

그 ‘누군가’는 폐허 쪽에서 스노우딘 쪽으로 걸어 오고 있었다. 누굴까? 설마 문 너머의 말상대가 샌즈가 너무 오랫동안 찾아오지 않자 반대로 직접 찾아서 나온 것일까? 하지만 그건 너무 희망적인 관측인데. 잠깐 가벼운 패닉을 일으킨 샌즈 였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바스락 바스락. 눈을 밟고 걸어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틈 사이로 폐허 쪽을 엿봤다.

잠시 뒤에 샌즈의 눈에 들어온 ‘누군가’는 다시 한번 샌즈의 속을 뒤집어 섞어놓기에 충분했다.


 ‘……꿈에서 본, ‘인간’?’


무표정한 얼굴에 줄무늬 티셔츠. 반바지. 태평한 발걸음.

모든 것이 ‘꿈’ 과 똑같았다.

샌즈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곳에 웅크려 앉았다. 없을 것이 분명한 심장이 터질 듯이 뛰기 시작했다. 머리 속이 마구 엉키는 기분이었다. 그 너머로, 꿈에서 봤던 파피루스가 죽는 광경이 덧씌워지자 샌즈는 당장이라도 저 인간을 잡아 찢어버리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감정을 고쳐 잡고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인간의 뒤로 다가갔다.


발소리 조차 내지 않고 사뿐히 다가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방귀 쿠션을 꺼내 들고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인간의 뒤에 붙어 섰다. 그 순간.

휘릭.

인간이 먼저 샌즈를 바라보았다.

놀란 기색조차 없이 무표정으로 샌즈를 쳐다보더니, 인간 쪽이 먼저 손을 들었다. 샌즈는 반사적으로 블래스터를 꺼내 오려고 했지만, 먼저 행동을 한 것은 인간이었다.


뿌드드드드드드드듣드듣ㄷ듣ㄷ듣극….


 “헤……?”


샌즈의 심정과 정 반대로 힘없는 방귀소리가 눈이 쌓인 나무 숲 사이로 울렸다. 인간이 먼저 샌즈에게 악수를 한 것이다.


 * ……?


‘인간’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주먹 쥔 손을 입가로 가져가 풋 웃었다. 그 모습에 샌즈는 잠시 얼어 붙어 있다가,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뭐야, 역시 꿈은 꿈일 뿐이었잖아.’


후. 샌즈가 토해내는 나지막한 한숨을 따라서 하얀 입김이 인간과 샌즈 사이에 살짝 나타났다 사라졌다. 샌즈는 이번에야 말로 억지 웃음이 아닌 진짜 웃음으로 항복했다는 듯이 두 손을 들며 말했다.


 “헤, 처음 ‘본’ 친구를 사귈 줄 아는 인간이로군?”


인간은 무슨 소리인지 잠깐 이해하지 못한 듯이 멍하니 샌즈를 쳐다보다가, 반 박자 후에야 그 뜻을 이해했다는 듯이 아까와 같은 모습으로 가볍게 웃었다. 그 모습에 샌즈는 경계심을 풀며 따라서 살짝 웃었다.


 “자, 따라 오라고 꼬맹이. 내 동생을 피해야 해. 걘 완전히 인간 사냥에 미친 놈이거든.”


그렇게 말하면서도 샌즈는 인간의 손을 힐끗 노려보았다.

다행히도, 인간의 손엔 칼 같은 것은 들려있지 않았다.




원래의도는 이게아니었는데 너무 늘어지게 길어지네
짤은 갤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