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터 6까지 순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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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man과 숫자 7이 제목으로 적절치 않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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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으억!"
목발이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넘어졌다.
이거 도무지 익숙해지질 않네.
"개굴."
프로깃이 괜찮냐고 묻는 것처럼 옆에서 고개를 갸웃했다.
"괜찮을 리가 있냐. 다리가 병신이 됐는데.."
그러고보면 널 밟았던 다리도 하필이면 이쪽이었지.
말하다 문득 울컥해서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물론, 정말로 보이는건 폐허의 천장 뿐이었고 하늘이란건 상상한 이미지에 불과했다.
이게 괴물들이 느끼는 절망감일까.
토리엘에게 주워지고서, 샌즈 놈에게 살인미수를 당하고서 딱 두 달째.
나는 이제 평생 목발을 짚어야하는 신세가 되었다.
토리엘이 설명한 걸 제대로 이해한게 맞다면,
나는 이제 왼쪽 다리가 육고기 직소 퍼즐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차라리 다리를 새로 만들어서 끼우는게 더 가능성이 높다나 뭐라나..
하하, 하하하. 열세조각으로 분질러서 갈아마실 놈 같으니.
..하. 헛웃음칠 기력도 없다. 망할 내 인생.
여기서 잠시 옛날 이야기.
이 대지는 인간과 괴물들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역사는 고대에 벌어진 전쟁으로 인해 파국을 맞는다.
긴 유혈사태 끝에 인간이 승리하였고, 그들은 자비 아닌 자비를 베풀었다.
괴물들을 죽이거나 지배하는 대신 지상으로부터 완전히 격리시켜버린 것이다.
가장 강력한 일곱명의 인간 마법사의 주문장벽이 괴물들을 이 곳에 가둬버리면서,
괴물들의 존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역사에서 전설, 마침내는 신화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인간들은 괴물과 그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의 존재를 잊어버렸지만,
감옥은 여전히 그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미처 잡히지 않은 괴물을 경계하고 그들을 처분하기 위해서
마법사들은 장벽의 입구를 닫지 않고 놔두었고..
그 결과 에봇 산에 오르는 자들은 다시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전설이 생기고 말았다.
기억도 안나는 한 때의 식사시간에, 토리엘은 그 사실을 담담히 읊어주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존재를 잊어버리면서 인간들은 영혼이나 신, 마법의 존재 역시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인간이 세운 마법의 장벽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스스로는 허물 수 없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죠.
결국 방법은 괴물들이 찾아야했고..
우리가 찾은 방법이란 건-'
"일곱 인간의 영혼을 토대로 신과도 같은 강력한 존재로 승화하는 것.."
..그리고 그 힘으로 장벽을 파괴하는 것.
샌즈는 내가 일곱 번째 인간이라고 했다.
그 의미는 자명하다.
내가 죽으면, 인류는 수천년묵은 증오를 맞닥뜨려야한다. 끝.
아마 두 번째 전쟁에서 둘 중 하나는 절멸하겠지.
괴물들을 살려둬서 좋을 게 없다는 걸 알게된 인간이나,
에봇 산 지하를 가득 메우고있던 분노의 방향을 찾아내고만 괴물이나.
뭐 이딴 거지같은 경우가 다 있어?
난 좆도 아무것도 아닌데, 내 생사에 따라 세상이 뒤집히게 생겼댄다.
이게 믿어지냐? 믿어져?
여러분, 이 다리 병신이 여러분의 희망이고 절망이래요.
너 같으면 이게 인정이 됩니까?
스케일이 너무 커서 웃음 밖에 안나온다.
이야기만 들어보면 대서사시가 펼쳐질 분위기인데 주인공 캐릭터가 약캐야.
피학성애자 새끼가 아니고서는 이런 스토리라인의 게임은 잡지 않을 것이다.
가학성애자 새끼가 아니고서는 이런 시나리오를 쓰지도 않을거고.
한 마디로 이건, 그냥, 변태성욕자들의 ㅈ물로 범벅이 된 총체적개판이라고!!
도대체 내가 어쩌다 이런 신세가 된거야..
"개굴."
"알았어. 그만 들어가야지."
나는 프로깃의 울음에 대꾸하며 주춤주춤 일어섰다.
정말로 알아듣는건 아니지만..
아니 알아듣는게 아니니까 내 멋대로 대꾸하는거다.
애완동물 기르는 거랑 비슷한 심정이지.
개 기르다보면 짖을 때가 있는데, 얘는 그냥 "밥 줘 새꺄!" 나 "나 봐라 응가한다 ㅎㅎ 좆같냐?" 이러는 걸 수도 있는데
주인되는 사람은 지 혼자 해석을 곁들여서 "주인님 사랑해요" 이런 뜻인줄 알고 행복에 겨워하잖아.
뭔소린지 이해가 돼?
인간이 동물을 이해하는 척 하는건 사실 지랄이다.
인간.
이 병신들도 지 맘을 몰라서 별에 별 개또라이짓을 다 하는 주제에 누굴 이해한다는거냐.
누가 누구 이해한다고 할때 그 말 믿지 마라.
이해하는게 아니라 고려하는거다.
마찬가지로 내가 프로깃의 말을 이해하는 척 하는 것도 지랄이고, 토리엘을 이해하려는 것도 지랄이다.
모든게 부질없다.
난 그저 살려줬기 때문에 살아있을 뿐이다.
이 마굴에서 단어 하나라도 지껄일 수 있는 주둥아리란 주둥아리는 죄다 나에게 썩 뒈져라 인간놈아 하고 노래를 불러대는데..
그런 것들한테 휩싸여서 내가 살아야할 이유가 대체 뭔가?
"..토리엘. 당신이 그냥 날 죽게 내버려뒀다면 지금쯤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토리엘은 괴물이면서도 나를 살리는 길을 택했다.
모든 괴물이 그런 방식에 동조하는 것은 아니라나 뭐라나.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반드시 다른 방법을 찾고 말겠다고?
씨발 그걸 내 앞에서 말하면 어쩌라는건데!
아닌척하면서 사실은 내 피를 말려죽일 셈인가?
아니면 죽어달라는 표현을 지구 한바퀴쯤 돌아서 전달하고 싶었었나?
나는 클-린한 괴물이애오 너는 사라야해오 주기지도 말고 주김당하지도 마라오 ;ㅅ;?
차라리 말을 말던지!
물론.. 그녀는 말하지 않는 수도 있었다.
거짓말을 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사실을 말했다.
최소한 그럴듯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게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면서도.
그녀 나름의 자비라는 걸지도 모르지.
너는 이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하니까 강해져야한다고..
그래도 말이다.
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몰려있다는건 알고있지만, 자꾸 잘못된 생각이 내 의식을 흩뜨릴 때가 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차피 이판사판이니까..
내 숨이 끊어질 때까지 괴물이란 괴물은 다 죽여버리라고. 정당방위잖아?
..이러고도 안미치는게 기적이긴 하지만, 기적이라는건 좋게 받아들여져야 기적 아닌가?
저 스스로 좆같이 느껴진다면 기적조차도, 그게 뭐든 간에 불구덩이 속으로 걷어차버릴 수 있는게 아닌가 하고 가끔 진지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토리엘이, 그녀가 날 걱정해서 붙여준 이 프로깃이,
난데없이 발로 밟히고도 소심한 보복조차 않고 그저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이 녀석 나름대로의 자비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건 기적같은게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의 방향이다.
누군가 죽는 것도, 누군가를 죽이는 것도 잘못되었다는 호소..
그렇게 미련하고 근거없는 낙관주의 아래에 살 수 있다는 게 때로는 대단하기도 하고, 눈꼴 시리기도 하고..
꺼져가는 삶의 의지를 되살리기도 한다.
아, 토리엘. 대단한 사람..아니 괴물이다.
그래도 한계라는건 있지.
그녀는 점점 야위고 있다.
심리적인 고통이 크겠지.
호감있는 상대가 자기 지인을 쳐죽이려고 벼르고 있으니..
그녀는 샌즈가 그 이후로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게 영원할 수는 없겠지.
거짓말일 수도 있고.
어쨌든 더 이상 여기서 죽치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마법을 배우고 있는거잖아?
꿀잼
하루 빨리 메타톤 다리를 붙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