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undertale&no=599031&page=2&exception_mode=recommend


 정신을 차렸을 때 네가 처음으로 본 것은 눈물을 글썽이며 무어라 끊임없이 말하는 엄마였다. 사실 시야가 너무 흐려 누군지 제대로 알아보진 못했으나 자신을 위해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생각했다. 왁자지껄한 소리들은 네 귀에 닿자마자 흩뿌려져 알아들을 수 없게되었다. 곧이어 몰려드는 고통에 못이긴 너는 흐려지는 감각들을 그대로 내려놓으며 다시 잠에 빠졌다.


 '괴물들을 만났어요.'


 에봇산에서 극적으로 살아돌아온 소녀를 위해 그녀의 엄마를 필두로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졌다. 이윽고 3년이라는 긴 학교폭력의 실상이 파해쳐지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속에서 네가 정신상담을 받게되는건 당영한 수순이었다.


 '...재밌었어요.'


 상담사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왕따의 주동자였던 녀석이 전학을 가버리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학교는 평화를 되찾았고, 네 엄마는 다시 직장에 나갔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날 이후로 네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매우 짧아 네 상태를 눈치채기 힘들었다. 너는 엄마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위기감이라도 있다면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이라도 할텐데, 안타깝게도 너는 그런 감정에 둔감했다. 그저 똑같은 일상을 매일 반복할 뿐이었다.

 내가 빈정거리자 기분이 나빠진 너는 수업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실을 나와버렸다. 이번에는 문소리가 꽤 컸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지잉-


 -오늘은 날씨가 참 좋아. 너는 어때?


 샌즈의 문자였다. 투명인간이 된 네게 연락하는 유일한 사람. 네가 지상으로 떠난 뒤에도 샌즈는 꾸준히 네게 문자를 보냈다. 주로 날씨나 안부같은 상투적인 내용이였다. 한번쯤 답장을 해줄법도 하지만 너는 단 한번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저 고민하다, 이내 포기했다.

 너는 추억도 되살릴겸 에봇산에 가고싶어졌다.


 산자락에 도착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드문드문 사람들이 보이긴 했으나 교복을 입은건 너뿐이었다. 무작정 산을 오르던 너는 한달 전 그날처럼 진입금지 경고판을 무시하곤 빽빽한 나무들 사이를 헤집었다. 얼마나 올랐을까, 너는 곧 커다란 구덩이 앞에 도착했다. 여전히 구멍 밑바닥엔 황금꽃들이 만개해 있었다.

 너는 결계를 지난 직후를 떠올렸다. 사방이 검었고, 샌즈에게 전화가 왔다. 토리엘이 새 여왕이, 파피루스는 근위대의 수장이, 언다인은 체육선생이 되었고, 알피스는 여전히 연구에 몰두중이라고 한다. 다들 널 그리워했다. 잊지 않았다. 너는 그들에게 한 명의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그들과 친구였던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몇몇은 네 손으로 죽이기도 했었다. 다행히도 네가 죽을때마다 시간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일찍이 깨달았기에 도로 살려낼 수 있긴 했다. 다행이 아니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해서 없던일이 되는것은 아니다.


 그래서, 너는 죄인이다.


 너는 지상에 올라온 뒤의 일들을 떠올렸다. 잠깐동안 너는 모두에게 주목받았고, 잊혀졌고, 이내 사라졌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네가 없어도 네 자리는 그대로였다. 그러나 너를 가리키던 모든 것은 사라졌다. 널 괴롭히던 녀석도, 그 흔적도, 말끔히 치워졌다.

 지잉-

 이번에도 모르는 번호에게서 문자가 왔다. 샌즈일 것이다. 그는 잘 지낼까? 그는 자신의 이야기는 보내지 않는다. 네가 묻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간에 그는 항상 내게 인사했고, 물어봤고, 


 -네가 보고싶어.


 바래왔다.

 입꼬리 하나 올리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로 문자를 바라봤다. 그는 내게 무언가를 바란다. 문득 알피스가 무언가에 시달리고 있다는 언다인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아, 분명히, 플라위가 알피스와 친해져야 한다고 충고했던것 또한 떠오른다.

 만약, 만약에, 내가 다시 돌아가서 알피스와 친구가 된다면. 그래서 그녀의 진실을 알게되고, 플라위의 본모습과 마주하고, 아스리엘을 만난다면? 어쩌면 그가 모두의 영혼을 가지고 결계를 부술수도 있지 않을까? 그거야말로 완벽한 사죄가 아닌가.


 -지금 갈게.



 너-나-는 친구들을 위해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
















 -프리스크요? 걔 좀 이상하던데. 수업시간 도중에 마음대로 들어갔다 나갔다 그랬으니까...-

 -솔직히 말걸기 좀 무서웠어요. 애초애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3년간의 집단따돌림에 시달려 자살기도를 했던 중학생 f양은, 괴롭힘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자살을 시도하여 결국..."

 "다음 소식입니다. 내일 밤부터 다시 황사가..."























사실 지하이야기도 다 쓰려했는데 쓸떼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걍 빼버렸어

그랬더니 되게 짧아져버렸네, 괜히 상하로 나눔..

피드백 많이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