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이 밤중에 어딜 나가니?"


"그냥 편의점."


"또 먹느라 살찌겠네. 저번에도 맥주랑 또 뭐니? 여하튼 안주랑 밤새도록 먹더니. 넌 아가씨가 돼서 어떻게 하려고 맨날 야식을 사다 나르니?"


"그때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다가 그거 첫 끼로 먹은 거거든요... 어머니."


"그거 다 변명이야. 저녁 6시 이후론 무조건 금식해야지. 그래야 몸매 관리가 되는 거야."


알겠습니다. 나는 고개만 주억거리다 대충 비위를 맞춘듯싶어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엄마랑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어떻게 하든 간에 내가 쓰레기처럼 행동하며 살고 있는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사실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말이기도 하였다. 아무리 포장하고 싶어도 현재 내 직업은 없다. 백수란 말이다.


밤공기는 싸늘했다. 언제나 이랬다. 여름에도 나는 도통 더운 줄을 몰랐다. 점심때도 그저 천천히 걸어 다니면 전혀 덥지 않았다. 내 마음처럼 내 몸도 싸늘하게 굳어가는 것 같았다. 뭘 좀 먹어야겠다. 너무 굶어 기운도 없고 자꾸 신경질만 났다. 엄마는 내가 돼지가 되는 것보다는 분명 집 안에 처박혀서 뒹굴뒹굴하고 있으니 그것 때문에 질책하는 것이다. 모녀는 서로에게 애증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폰을 켰다. 카톡 몇 개가 와있었다. 답장을 해주다 지겨워 페북을 뒤적거렸다. 역시나 별 쓸데없는 잡담만 온통이었다. 졸업 후 친구도 다 삭제하고 어플까지 지워버렸는데 요즘 마음이 허전해서 소통할 거리가 갑자기 필요하게 되었다. 어차피 기대는 안 했지만 광고 투성이였다. 대부분 속옷만 입은 여자들이 젖을 덜렁거리며 야한 포즈를 한 채 섹파를 구하라고 적힌 것들뿐이었다. 나는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손가락을 들어 몇 번 스크롤을 내리니 좀 다른게 나오긴 한다. 헬스장 이벤트 광고였다. '올여름, 여러분은 아직까지 파오후로 지내실 겁니까? 어, 거기 쿰척 거리는 소리 좀 안 나게 하세요.' 이건 무엇일까? 너무 문명과 떨어져 살았나 보다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파오후? 태국이나 인도 말인가, 아님 내가 모르는 오지의 몇 줄짜리 명언인가, 아리송하였다.


네이버에 파오후를 쳐본다. 사실 그렇게 궁금한 것은 아니고 그냥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괴상한 저팔계 같은 사진이 마구 튀어나왔다. 음,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거리다 마침내 깨달았다. 요새 애들을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는 늙은이가 되어버린 것을. 좀 더 오래 서치해본다. 파오후의 유례 같은 게 나왔다. 도서관에서 옆자리 어떤 놈이 자꾸 숨소리를 너무 내네요. 아 정말, 파오후 쿰척쿰척 진짜 딱 이 소리.


감명받아서 써봄 언제 완성할지는 아리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