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것도 어떤 결말을 이끌어내도 결국엔 처음으로 돌아와버리는것도
모두가 자신과 했던 모든 일들을 잊고 다시 처음 본 사람 대하듯 하는것도
심지어 모든 행동이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것도 그냥 다 진저리나고 그만두고 싶었으면 좋겠다. 플라위처럼.
처음 불살엔딩을 보고 처음으로 돌아왔을때는 이게 뭔가 싶어서 몇번이고 시도했으면 좋겠다.
그 다음에는 그냥 시작점에서 한발짝도 움직이고 싶지 않아하면 좋겠다. 무서워서.
그 다음에는 혹시나해서 부들부들 떨면서 모두를 죽였으면 좋겠다.
결국엔 또 처음으로 돌아온걸보고 헛웃음 치다가 꽃밭을 쥐어뜯었다가 소리 지르면서 울었으면 좋겠다.
작은 아이 무게만큼 짓눌린 꽃들이 서러워 보였으면 좋겠다. 격한 분노 뒤엔 차갑게 감정이 가라앉으면 좋겠다.
무표정으로 핫랜드까지 가서 용암으로 몸을 던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겠지. 나는 내 마음처럼 죽을 수도 없구나 하고 실소 했으면 좋겠다.
플라위는 영혼을 잃었기 때문에, 감정을 잃었기 때문에 버텼던 모든 일들이 프리스크에게는 너무 버거웠으면 좋겠다.
그냥 그 자리에 몸을 웅크리고 플라위가 해줬던 말들을 천천히 곱씹으면서
다른 아이가, 더 많은 의지를 가진 아이가 떨어지길 바라며 그냥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면 좋겠다.
머꼴
휘니니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