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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구석에 처박혀서 울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감상적으로 있을 시간도 없었다. 그래, 물론 울고 싶을 땐 펑펑 우는 게 좋겠지. 난 정말 기분이 나아지고 있었다. 나를 이해해준 사람은 얼마 없었다. 아스리엘 이외에는 나를 이해해준 괴물은 단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는 아빠나 엄마도 나를 이해해주지 못 했었다. 누군가 나를 이해해준다는 건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좋은 일이니까.
그런데 지금 날 이해해줬던 괴물이 너 앞에서 죽어가고 있었다. 샌즈가 왜 굳이 몸을 날려서 널 보호한 거야? 그 좋은 능력들은 다 어디에 두고 왜 굳이 몸을 날리는데? 왜? 왜?
"도대체 왜 그랬어요?!"
"말했잖아, 꼬마야. 난 약속을 했다고."
"그럼 저를 움직이면 되지, 왜 굳이 몸을 날려요?!"
"그럴 시간 없었으니까."
아스고어가 일어나서 창을 너에게 꽂은 찰나에 너를 샌즈의 능력으로 피하게 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남의 목숨을 희생해가며 너의 목숨을 부지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무서워도 아빠……¸ 아니, 아스고어 앞에 섰던 것이었다. 그런데 자기 목숨을 바쳐서 프리스크를 살리겠다고? 제발, 그런 짓은 말도 안 됀다.
"자네……, 배에서 피가……",
아스고어가 어안이 벙벙한 듯,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자신이 애꿎은 다른 괴물을 죽였다는 것만큼이나, 피가 나온다는 사실에 놀란 듯했다. 괴물에겐 피가 없다. 물리적 형태 자체가 애매한 그들에게 혈관이나 혈류가 있을 리 만무하다. 괴물은 죽음에 이르면 먼지로 변해버린다. 피 따위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샌즈의 배에선 확실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뼈에게 무슨 피가 흐른단 말인가?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들었지만, 아스고어는 그런 잡생각을 하지 않기로 한 듯했다.
"당장 알피스 박사를 불러오겠네. 조금만 참게."
"헤헤, 별로 당황하지 않으시네요. 아스고어."
"조용히 하게. 자네가 그렇게 정이 많은 괴물인 줄은 몰랐지만, 자네가 지금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네."
아스고어는 한 손에 붉은 창을 잡은 채로, 전에 본 적 없는 엄청난 속도로 알현실을 달려나갔다. 핸드폰은 없는 건가. 제기랄.
"헤헤, 농담도 잘하셔. 치료를 받기 전에 먼지가 되어버릴 텐데."
"샌즈! 그런 말하지 마요!"
"꼬마야. 말 편하게 하라고 했었잖아."
"아아, 제발……."
너는 샌즈를 바닥에 눕히고 배를 두 손으로 압박하려고 했다. 피가 나온다면 어떻게든 지혈해야 했다. 하지만, 샌즈가 손을 뻗어 막았다. 샌즈는 고개를 말 없이 저었다.
"왜, 왜! 왜 그랬냐고!"
"한 번 말한 걸 다시 말하기엔, 시간이 별로 없어, 프리스크."
"없긴 뭐가 없어! 아스고어 님이 가서 알피스 씨를 불러온다잖아!"
"꼬마야. 내가 죽는 건 의미가 없어. 너가 시간을 돌리면 난 다시 살아날 거야. 아니면, 내 영혼을 취해서 결계를 나갈 수도 있겠지. 너가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라구."
샌즈는 그렇게 말하면서 자신의 오른손에 영혼을 꺼내 보였다. 바로 방금 아스고어가 자신과 토리엘을 제외하곤 영혼이 남지 않을 거라고 했었는데, 아스고어가 아는 게 다가 아니었나 보다. 하지만, 대답할 필요도 못 느끼겠다. 개소리다.
"나한테 무슨 대답을 원하는 거야……."
너는 운명에 놀아나는 자신이 너무나도 싫었다. 다시 살아날 거라며, 그저 웃으면서 너를 보는 샌즈, 그걸 지켜볼 수밖에 없는 너였다. 샌즈의 옷에 붉은 피가 점점 더 많이 번져가고 있었다. 너는 그 모습을 보면서 샌즈의 손이라도 잡아주고 싶었지만, 더 이상 샌즈에겐 손이 없었다. 발도 사라지고 있었고, 분홍색 슬리퍼만이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너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울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시간이 없었다. 눈가에 맺히는 눈물을 닦아냈다.
"내가 그런 능력을 써서 샌즈를 살려낸다고 해서, 샌즈가 죽는 게 없던 일이 되는 거야? 샌즈가 정말 살아나는 게 맞긴 하는 거야? 그걸 샌즈가 기억 못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냐구! 그냥 의미 없는……"
"너가 안 죽었다면, 약속은 지켰다는 의미는 있지. 이미 한 번 못 지킨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세상에, 이 상황에 어울리는 농담 거리가 하나도 안 떠오르네."
"샌즈……."
너는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종잡을 수 없었다. 죽어가는 자에 대한 위로? 쓸데 없이 목숨을 허비하는 자에 대한 원망? 목숨을 살려준 것에 대한 감사? 너를 위해 죽어가는 한 괴물을 위해서, 다시 살려주겠다고 하는 약속? 도대체 그 모든 것에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너가 지금 샌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단 하나도 없었다. 샌즈의 바지가 헐렁해졌다. 그의 하반신이 모두 사라져 먼지가 되어버리고 있었다.
샌즈는 그저 너를 웃으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이 죽어간다는 자각을 못 하는 건인지, 아니면 그저 체념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다. 살아날 거라는 확신 하에 그런 표정을 짓는다는 건, 너가 볼 땐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이었다. 어차피 살아날 거니까 한 번 죽겠다니, 그걸 어떻게 확신한다는 걸까? 당장의 죽음과 미래의 부활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다가오냐고 물으면 당연히 전자였다. 하지만, 샌즈는 전혀 죽는 것 같지가 않았다. 그저, 너를 쳐다 보고 있을 뿐이었다.
샌즈의 허리 부분이 점점 헐렁해졌다. 먼지가 되어갔다. 너를 막을 샌즈의 손이 없었기에, 너는 샌즈의 상반신을 안아 들었다. 아무 말 없이, 샌즈의 사라져 가는 몸을 보고 있었고, 너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
"미안해요……."
"헤헤, 마지막까지 말 편하게는 못 하네."
샌즈는 또 웃으면서 너에게 말하고 있었다. 아마 너를 안심시키려고 하는 거겠지. 하지만, 전혀 도움이 안 됐다. 차라리 너 때문에 쓸데 없이 죽어야 한다고 욕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샌즈의 몸이 모두 사라지고 머리만이 남았을 때, 그제서야 샌즈는 입을 열었다.
"다음번엔, 모두와 친구가 돼보는 게 어때? 알피스도 좋은 녀석이야."
너는 목덜미까지 흘러내려온 눈물도 닦지 못 하고, 그저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샌즈는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말을 남기면서.
"파피루스……."
동생의 이름을 부르면서, 샌즈는 그나마 남은 머리마저 사라져버렸고, 너의 품안에는 그저 한줌의 먼지만이 흩어져 있었다.
너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지도 않았다. 조용히 일어나서, 앞으로 걸어갔다. 천천히 알현실을 나섰다. 너의 발소리에 맞추어,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렸다. 삐, 하고 울리는 작은 고주파음이 너의 귓속에 계속 울렸다. 머리가 아팠다. 하지만 너는 앞으로 걸어갔다. 손끝에 샌즈의 먼지가 조금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너는 그 먼지를 털어내지 않았다.
먼 곳에서 이곳으로 급히 달려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렸다. 아스고어와 알피스일 것이다. 너는 그 둘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너는 급히 달려가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서 모퉁이 뒤로 돌아 숨었다. 하지만, 의미는 없다. 너는 숨었음에도 숨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마치 벌거벗은 모습으로 걸어 다니는 듯한, 공허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내 그 느낌을 다른 강렬한 감정으로 지웠다.
알현실로 들어가는 두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들려 오는 짧고 작은 비명이, 고스란히 너의 귀로 들어와 커다란 비명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너는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다. 다만, 단 한 가지 강렬하게 떠오르는 단어를 마음 속에 새겼다.
의지.
너는 두 눈을 감았다.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어떻게든……, 모든 걸 고쳐놓겠어.'
모든 것이 검어졌다.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너와 나만이 그 검은 공간 속에 오롯이 서 있었다. 너는 뒤돌아 섰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는 다시 뒤돌아서 그저 앞으로 걸었다. 앞으로 또 걷고 또 걷다가, 이내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너는 뛰어가서 그 반짝이는 별 같은 것 앞에 섰다. 너를 쳐다보는 듯, 그 별은 광채를 너를 향해 빛내고 있었다. 너는 그 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너는 이내 행동을 멈췄다. 너는 뒤돌아 섰다. 고개를 들어 위쪽을 쳐다봤다. 너는 목이 메이는 것을 참으며 외쳤다.
"이번엔! 아무도! 죽지 않을 거니까!"
너는 한 번 숨을 골랐다. 조금 목소리가 이상해질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다시 참아내고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지켜 봐줘요! 해낼 거니까! 포기 안 할 거니까!"
너는 다시 뒤돌아 섰다. 눈물이 흘러나오기 전에 그 별에 손을 뻗었다. 이내 그 광채가 쏟아져 나왔고 너의 시야를 하얀 빛으로 가득 채웠다. 찰나인 듯하면서도 영원한 듯한 그 순간 속에서 너는 느꼈다.
너는 다시 황금꽃밭 위로 추락하고 있었다.
우와... - dc app
되돌아가는시간...퍄퍄
오.....세상에
와.. 결국은 다시 시작하는구나
미친
곧 완결인줄알았는데 리셋했네
캬 앞으로 40편정도 더 연재한다는 뜻이지? 언갤 최초 초장편연재 감사합니다
근데 차라처럼 바로 그 직전으론 시간을 돌릴수 없는거임? 그건 죽었을때만 가능한 이야기인가? 그렇다면 왜 죽는 방법은 생각 안한거지
퍄 리셋
퍄 리셋했네
그렇군 답변 ㄱㅅㄱㅅ
퍄
이제!!다시 시작한다!!
어머?
오 예 연 재 40편 더 확정이요~
연재확정? ㄱㅅㄱㅅ - dc App
캬 대박 좋아좋아
와 샌즈놈 마지막까지 파피 부르는거 보소ㅜㅜㅠㅠ - DCW
짜임새 좋네. 이러면 이제 불살루트겠네. 진도도 시원하게 빠지고. 인게임에서 노멀루트때 플라위가 할 충고를 샌즈가 했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