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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프리스크와 차라가 했던 여행과, 지금의 여행의 차이점을 따지자면 꽤 많다. 하지만 그 중에 큰 차이점을 몇 가지 열거해보고자 한다. 프리스크가 굉장히 감정적인 성격이 됐다. 물론 그녀가 프리스크인지 차라인지는 어느 상황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단 프리스크라고 부르겠다. 프리스크는 플라위와 대면한 뒤 후회에 젖어 눈물을 흘렸고, 오래 전에 스스로 잃어버린 엄마를 만나 또다시 울었다. 물론 이때 그녀는 차라였다. 그러니까, 예전에는 프리스크가 울 때 차라가 달래주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아예 반대가 된 것이었다.
그리고 프리스크가 토리엘에게 안긴 채로 집에 도착했을 때 두 번째 차이점이 나타났다. 프리스크가 토리엘에게 안긴 채 집에 도착한 뒤부터는 더 이상 울지 않았다. 오히려 눈물을 닦아내고(그 점이 토리엘에겐 살짝 이상하게 보였다. 바로 방금까지만 해도 세상이 떠나갈 듯 울던 아이가 순식간에 울음을 멈췄기 때문이다.) 토리엘에 말을 걸었다. 정말 말이 많았다. 집의 어느 곳이 가장 마음에 들며, 방에 있는 어떤 물건이 얼마나 예쁘며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배가 고프다든지의 말을 끊임 없이 했다. 그 덕에 토리엘은 꽤 기뻤다. 오래 전에 잃어버린 아이의 아양을 떨고 재잘대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그 아이의 엄마는 정말 기쁜 게 당연한 일이다.
가장 두드러진 대화는 이러했다.
"엄마, 나 배고파요."
"오, 아가야. 잠깐만 기다리렴. 마침 파이를 하려던 참이었단다."
"우와!"
이전의 프리스크였다면 쭈뼛거리며 사양하면서도, 은근히 먹을 것을 원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프리스크는 오히려 방방 뛰며 좋아했고, 그 모습은 정말 귀염성이 있어서 토리엘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방금 만난 아이이었지만, 정말 친근하다는 느낌이 들었기에 토리엘에겐 이 상황이 어색하지 않았다. 근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처음 보는 아이와 친해지고 파이까지 만들어주는 상황이, 갑작스럽고 당황스럽다기보단, 하늘에서 내려온 축복으로 느껴졌다.
토리엘은 프리스크에게 파이가 다 될 때까지 방에서 기다리라고 말했고, 프리스크는 그 말을 따랐다. 조금 더 응석을 부리고 싶은 눈치였지만, 빨리 파이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듯했다. 혹은 아닐 수도 있었다. 차라가 하려는 것을 프리스크가 말린 것일 수도 있었다. 프리스크는 방에 들어가서 침대에 앉았다. 프리스크의 천진난만한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고민하기 시작한 듯했다. 프리스크는 그래도 긴장을 좀 풀었는지, 입을 열어 스스로에게 말했다.
"결국 우린 여기를 나가야 해, 차라."
'알아, 프리스크. 그냥 잠깐만.'
프리스크는 스스로에게 엷은 미소를 띠며, 작게 웃음 소리를 냈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야. 너가 훨씬 나아진 것 같아서."
'응. 고마워.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줘서.'
그 뒤에도 그 둘은 잠깐 동안 대화했다. 차라가 프리스크의 몸을 빌려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확실히 좋은 결과물이었다. 프리스크가 처음 토리엘을 대면했을 때에는, 토리엘에 대한 어떠한 구체적인 언급도 하지 않았던 차라였다. 하지만, 이제는 대놓고 엄마라고 부르며 아양을 떠니, 확실히 '치료'가 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처음에는 프리스크를 도와주려고 나선 차라였으나, 이젠 반대로 보답을 받는 입장이 된 것이다. 두 번째 기회는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혹은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것이기도 했다.
"그런데 파이는 누가 먹기로 할까?"
'내가.'
"내가 먹을 거야."
'그러면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우리가 가위바위보를 어떻게 해?"
'어…….'
"이건 내 몸이니까 내가 먹어야지."
'나 좀 먹으면 안 돼, 응?
"맛있는 건 혼자 먹어야 돼."
서로 몸을 교대해서 써가는 게 익숙해지는 와중에, 굳이 파이를 독점해서 먹으려고 논쟁하는 프리스크와 차라의 모습은, 정말 친한 친구가 서로 장난을 치는 것 같았다. 앞으로 펼쳐질 난관에 앞서서 긴장을 풀기 위한 것일 수도 있었고, 플라위, 혹은 아스리엘을 대면한 뒤의 우울감을 지우려는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둘은 정말 진짜로 파이가 먹고 싶은 것 같았다. 나중엔 포만감의 차이에 따른 식감과 맛의 차이에 대한 논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나중에 먹으면, 처음 먹는 것보단 덜 맛있는 거 아냐?'
"아니지. 너랑 나랑 다르니까 맛은 똑같지 않을까?"
'너 배 속에는 이미 파이가 들어가 있잖아. 그러면 확실히 맛이 다를 거라구.'
프리스크는 지상에서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었으므로, 이런 작은 말싸움도 정말 즐거운 듯했다. 프리스크는 마음 속으로 자신의 친한 친구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생각을 스쳐가듯 했으나, 이내 그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웠다. 그것은 차라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프리스크는 자신 앞에 차라가 있다고 상상하며 대화했고, 그것은 흡사 차라도 마찬가지인 듯했다. 그 둘의 경계는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대화를 하다가, 이내 토리엘이 주방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재잘대며 떠들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이었다. 프리스크는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바로 주방 쪽으로 뛰쳐나갔다. 토리엘은 웃으면서 따뜻한 파이를 꺼내고 있었다.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어서 뜨거웠지만, 식히며 먹으면 먹을 만해 보였다.
"아가야, 아직 파이가 뜨거우니 조심하렴."
"네!"
프리스크는 거실에 있는 식탁으로 뛰어가 의자에 앉았다. 토리엘은 그 모습이 그저 사랑스러울 뿐이었다. 토리엘은 마음 속에선, 이 아이가 왜 지하로 떨어졌으며,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피어났으나 그것을 꾹꾹 눌러 잠재웠다. 아이의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태도를, 자신에에 대한 어색함을 지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그저 웃으면서 프리스크를 대했다. 프리스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식탁에서 기다렸고, 토리엘은 접시와 포크 따위를 식탁에 먼저 갖다 놓은 뒤, 파이 조각을 잘라 프리스크에게 주었다. 그리고 토리엘은 파이를 먹지 않고 그저 프리스크를 바라보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파이를 호호 불면서, 파이를 포크로 집어 먹기 시작했다. 아마도, 차라가 가위바위보에서 이긴 것 같았다. 방법은 잘 모르겠지만.
*
파이를 다 먹을 때까지, 토리엘은 아이에게 말을 걸지 않고, 사랑스러움에 감격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프리스크는 파이 한 조각을 다 먹고 나서야, 배가 부른 듯 작게 트름을 했다. 토리엘은 냉장고에서 시원한 물을 가져다주었고, 프리스크는 그 물을 단 번에 마셨다.
"너무 빨리 먹으면 체한단다, 아가야. 조심하렴."
사랑이 담긴 토리엘의 잔소리에, 프리스크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프리스크는 컵을 식탁에 내려놓은 뒤, 잠시 아무 말이 없었다. 토리엘은 무언가 잘못 되었나 싶어서 아이에게 말을 걸려고 했다. 하지만, 프리스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수많은 생각들이 지나간 것이었다.
"엄마. 저 부탁드릴 게 있어요?"
"응, 말하렴, 아가야."
프리스크의 눈빛이 살짝 차분해졌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가라앉히는 듯했고, 이내 슬픈 눈빛을 머금고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저, 지하 세계를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어쨌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프리스크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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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지금 말하는 애 누구냐
그냥 전지적 작가시점 치곤 이상한데
이제 둘 다 어린애같네. 귀엽고 훈훈하다.
파이먹는다고 다투는거 커엽다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귀엽네 둘다 - dc app
어머, 귀여워라
자신과 가위바위보를 하고있는것 같다. 진듯 하다
여기..플레이어가 배제되어 있던가..?
차라 프리스크 둘 다 지금 서술하는 누군가를 인지...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