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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完] - gallog.dcinside.com/lieln/1164539931225301002

*****

의지는 누구나 가지고있다.
단지, 그것을 다룰수 있는가는 다른이야기다.
다룰수 있다해도, 그것은 의외로 당신이 아는것과 다른힘일지도모른다.

세상에 무능은 있을지언정, 만능은 없다.

*****




어두컴컴한 장소에서 더이상 인기척은 나지않는다.
이곳에서 나는 소리는 기껏해야 뼈에서 나는 아주 약간의 마찰음.
차츰차츰 이 질척거리는 기분을 떨쳐내야만한다.
그럴수 없는것은, 상식밖으로 벌어진 너에게 일어난 일때문이다.

아니, 떨쳐내지 못하는것은 네가 아직은 어린아이라는것을 잊어버린 우리에대한 혐오다.

"...."

천천히 고개를 들면, 여전히 잠에빠진 네가 누운 상자가 보인다.
조금 빠르게 진행해도 좋았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빠르게 결정하질 못했다.

"..어째서.."

그날을 떠올리면, 너는 무언가 더 하고싶은말이 있었다.
그것은 아마 네가 우리를 걱정시키지 않으려던 말이겠지...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내게 와서야 너는 아주 잠깐 평온했었다.

"...이봐.. 그런데서 잠만자는건 그만두면 좋겠는데.. 하나도 재미없어.."

네게 제일 아무렇지 않은것은 나일줄 알았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끔찍한 기분이 나는걸까..
그 짦은 시간동안 가족으로 지내서?
그럴리가..
이 기분은 그것보다도 좀더 오래된 다른 기분이다.

"...그래, 말할리가 없지.. 그것이야말로, 진짜 기적이니까."

네가 쓰러지고, 숨을 멎기 직전까지.
내가 너에게 하려던것은, 아마 그와 관계된것을 숨긴일에대한 질책이였을것이다.
그래,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네게 그저 같이사는 친구 정도였다.
..눈앞에서 너의 새빨간 영혼이 흔적도 남지않고 부서져 내리는것을 보기전까지는..
단 한조각도, 남지않고 산산히 부서져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인간의 영혼은 강하다.
그것을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있을 터였다.

"..이봐, 꼬맹아.. 그때 마저하려던말은 뭐였어?"

대답은 없다.
돌아올일은 전혀없다.
여기에 남은것은 그저 껍데기다.

"어째서 너는 영혼도 남지않은거야..?"

어쩌면 너도 모를지도 모른다.
네가 지하에서 했던 말들이 하나 둘 떠오른다.
정말 영문모를 꼬맹이였다.
시간선에대해서 잘 아는듯하면서도, 중요한건 하나도 모르는 꼬맹이였다.

"나도 그 기억이 있다면, 지금쯤 뭔가 알았을까?"

그럴리가.
해결책을 고안한건 내가 아니다.
뭐가 문제인지 알리가 없다.

해결못한 의문이 머릿속을 가득매우고, 알수없는 기분들이 마치 여러번 격은것마냥 시꺼멓게 밀려온다.
어렴풋한 이 감각을 뭐라고 정의해야할지 아주, 아주 약간은 알것만같다.
이것들은 과거, 혹은 기억못할 어딘가에서 느껴왔던, 같은감정들이 급작스레 불어나..
데자뷰를 겹치고 겹쳐, 두꺼운 무언가가 되어 나를 압박해왔다.

"뭘그리 고민하는건가?"

문득 여기서 제 목소리가 아닌 다른 자의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
친구들은 모두 현실을 어찌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가버렸다.
파피루스도 여기엔 없다.
그럼, 이 목소리는 누군가?
꼬맹이는 아니다.
그것만은 확실했다.

무거운 고개를 들자, 꼬맹이가 누워있는 관옆에 새하얀 얼굴이 보였다.
차츰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채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가스터.."
"오,이런.. 언제부터 자네가 내이름을 그렇게 친근하게 불렀지? 샌즈군?"

최악이다.
그가 대체 왜 다시 돌아온것인지 알수가없다.

"그나저나.. 내 생각보다 자네가 감정을 드러내서 난 지금 매우매우 흥미롭다네. 그렇게나 관계가 있던가?"
"역시 당신이 꾸민건가..?"
"흠.. 이봐, 오해는 말라고? 정말 안타깝지만 인간이 죽은것은 내 실험탓은 전혀 아니네. 정말로 하늘이 정해둔 일이지."
".. 그것조차 당신은 알았겠지.. 알고서 이용한거겠지.. 내가 당신을 돕지 않았으니까..!"

화가난다.
가스터에게 향한 분노이기도 하지만.
내게 향한 분노이기도 했다.
가스터가 제일처음 나에게 말을 걸어왔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에대해 이미 잘 알아챈듯싶었다.
나 이외에 그의 존재를 아는자는 없었고, 볼수도 들을수도 없었다.
지금이라도 누군가가 여기에 들어온다면 나는 바로 입을 다물어야만 할것이다.

'저것'은 일반적인자들에겐 존재하지않는 생물이다.

"오, 샌즈군.. 그렇게까지 감정을 드러낼줄이야.. 난 정말이지.. 너무너무 즐거워!"

저것은 평범하지않다.

"그런 자네에게 좋은 제안을 하나하지. 내가 정말이지 괞찮은걸 떠올렸거든."
"뭘말하든 전 도와줄 마음 없습니다."

저것에 한해서 내가 냉정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휘말릴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미리 거절을 하였다.

"흐음... 이아이를 다시 볼수있는 기회인데.. 자네는 내 생각보다 꽤 아끼는것 같아서 제안한건데 말일세.."

그의 말에 놀라 내 시선은 재빠르게 그를 향했다.
어느세인가 축쳐진 꼬맹이를 그가 앉혀둔것이다.

"..그런.. 말도안돼는 소리는 그만하고.. 꼬맹이를 놔줘요. 가스터.."

일순 냉정함을 잃을뻔했다.
어째서?
확실히 이 반응은 내 예상을 훌쩍 넘는것이다.
이토록 침착할수가 없다니..
입안은 바짝마르고, 머리가 울린다.

"정말 말이 안될까..? 샌즈군. 인간의 영혼에대해서 제일 잘아는건.. 누구인지 잊은건 아니겠지?"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인정하자.
나는 내가 그어둔 선을 어느세 넘어버린것이다.
넘지 않은줄 알았던 그선을, 이미 한참을 넘은것이다.
꼬맹이는 단순한 친구가 아니다.
파피루스만큼이나 소중해져버렸다.

그렇다고해서, 넘어가면 안됀다.
그것만은 명심해야만 한다.

"자네가 원한다면, 살려보도록 하지. 꽤 어린나이에 죽었어.. 그렇지?"
"......."

대답할것만같다.
꼬맹이는.. 그아이는, 자신의 이기보다도, 우리를..
나를..

"정 싫다면 그만두겠네. 뭐, 굳이 이러지 않아도 내게는.."
"..려..세요.."
"... 잘안들리는군."
"살려주세요.."

아아.. 그가 제대로된 일을 할리가 없다는건 누구보다 내가 제일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원해버렸다.
할수밖에없었다.
꼬맹이는 이제막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었다.
이전의 시간선 같은건 기억나지않는다.
하지만, 꼬맹이가 열심히 했다는것만은 알고있다.
내게 말못할 악몽도 끌어안고 있다는것도 알고있다.
그런 녀석을, 내가 살려줄수있다면..
포기하기가 어렵다.

"그아이를, 다시 살려주세요..! 가스터..!"
"아아, 물론이지. 자네의 부탁이니까."

눈물로 앞이 조금 흐릿해졌지만, 나는 분명 기뻐하고있을터였다.

"돌려주진 못하겠지만."

그말을 듣기전까지.

말보다도, 생각보다도.
절망으로 표정이 일그러지고, 이미 어딘가로 사라질 준비가 끝난 가스터를 향해 손을 뻗었다.
꼬맹이를 잡기위해 있는힘껏, 뻗었다.

"아, 아아..! 안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은것은 허공의 공기뿐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