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날 툇마루에서 파전 먹고 싶다

파 두툼하게 한 손 집어 식용유 넉넉하게 두른 후라이팬에 잘 펴서 올리고

새우 오징어 조개 잘게 썬것 크게 집어서 올려 주고

밀가루 물반죽 한 국자 떠서 위에 부어준 다음에

지글지글거리면서 슬쩍 안쪽에 파가 익어간다 싶으면

철주걱 두 개로 옆에서부터 슥 밀어 올려서 한데 뭉쳐서 모았다가 휙! 철퍼덕 뒤집은 다음에

계란 하나 톡 까서 가운데 얹어주고 센불에 두툼하게 구워낸 파전 먹고 싶다.


파랑 해산물 한 젓가락 크게 집어 내면 김이 모락모락 올라 오겠지.

습하고 선선한 날씨에 김오르는 파전 입에 크게 넣고 뜨거워서 잠깐 후후거린 다음에

대접에 따라 놓은 막걸리 젓가락으로 슥 휘저은 다음에 쭉 들이켜고 싶다.

약간 단 듯하면서도 구수한 막걸리가 목을 타고 넘기면서 뜨거운 목도 축이고 내 마음도 축여줄 테지.


그렇게 막걸리 한 통과 파전 한 판 깔끔하게 비운 뒤에 그대로 누워서 한잠 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