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모든 것이 멈췄지만 시간만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가는 길에는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빛살 속에서 늘어져 있었다. 비라도 내렸으면 좋겠는데, 누군가가 중얼거렸다.그는 그 말에 동감했다.
날은 빌어먹게 창창했다.
왜 그런 미친 짓을 한 거야.그는 입 안으로 속삭였다.
너는 그럴 사람이 아니잖아.
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가 차츰차츰 줄어들고, 빈 자리들과 그만이 남을 때가 됬을 때가 되서야 그는 몸을 움직였다.
그는 무릎을 꿇고 천천히 그것을 손가락으로 쓸었다.차가운 유리가 손 끝에 느껴졌다. 그는 약간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되도 음침한 무덤은 싫을 거라고 불평을 늘어놓더니 기껏 선택한 게 납골당이야?
꽃과 함께 작은 도자기 병이 들어 있다.그렇게 좋은 위치도 아니어서, 그는 무릎을 꿇고 그것을 바라봐야 했다.
그녀는 죽었다.
투명한 벽으로 하얀 자기와 그녀의 이름 석자가 보이고 나서야 그는 실감이 들었다.
웃긴 이야기였다.오랫만에 보게 된 장소가 납골당이라니.
다시 만날 때는 이런 모습이 아닐 줄 알았어.
나는 다른 누군가와 길을 가는 너를 우연히 마주치는 거지.너는 인사를 하는 나를 보고 고민하다가 어색하게 인사를 받아 주고, 그럼 나는 혼자서 그걸 바라보다가 조용히 자리를 피하는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끼야아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