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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 01 02 03 04 05 06 07 08 09上 09下 10上 10下 11[完] 의지上 의지下 choice 시작의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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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엔딩부터 시작해야 모든 이야기가 맞물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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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는 몇번의 주입끝에, 내가 설수있게되자 철장에 가두어버렸다.
도망칠곳도 없다는곳에서 왜 가두는지에대해 알수는 없었지만, 그에게 반항하는것은 하지않았다.
아니, 할 생각조차 들지못했다.

그는 얼마든지 강제로 나를 붙잡을 마법도 있으며, 아마 그것만이 할수있는 마법의 모든것은 아니리라.
그에대한것은 언제나 창조된 세계관에서 여러가지를 볼수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알기쉬운것은 가스터블레스터였다.

금 여기는 적어도, 내게있어선 현실이였다.
몇번을 아픔에 기절했던건지는 아직 손가락으로 셀수있었다.
그러고도 이제 겨우 몸을 추스를수있고, 말을 하는것에 힘겹지가 않게됐다.
하지만, 그는 내게 실험쥐 이상의 의미는 없는듯했다.
말을 할수있음에도, 대화는 거의 없었다.
주사기만보면 덜덜 떠는 조건반사때문에, 그가 새로운주사를 만들었을때 한마디 뱉은게 다였던가?

"혈관터질수있네. 청소는 자네가 해야할텐데.. 그만떨지 그러나?"

냉혹하기 짝이없었다.
누구때문에 이렇게까지 두려움이 온몸을 지배하는데..
하지만, 그의 말에는 거짓은 전혀없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숨을멈추며 떨리는 왼팔을 꾸욱 붙잡았다.
그러자 떨림은 멈추었고, 그사이 바늘이 몸으로 찔러들어왔다.
기억하던 바늘의 감촉과 다른, 마치 비닐이 바늘에 뚤리는것을 눈으로 느낀듯한..
너무나도 둔감한 느낌에 문득 역시 꿈은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여기에 온지 얼마나 지난건지, 알수없었다.
적어도, 가스터의 실험이 자주일어나거나, 일정기간마다 행해지는것은 아니라는것이였다.
그리고 오랫동안 방치될때 할일없는 나는 그저 멍하니 숫자를 세볼뿐이였다.
적어도.. 적어도, 이몸은 수면이라는것이 필요없을지도모른다.
아니면, 기절이 수면을 대신하나?
그럴리가 없다.

이 무료함을 달랠것은 아무것도없었다.
가스터가 돌아와 실험도구를 만지기 시작하면, 내 시선은 거기에 고정되었다.
적어도, 움직이는것을 관찰하는것.
그것만이 여기서 제일 재밌는걸지도 모른다.

문득, 내시선을 느낀건지 가스터가 다가왔다.
그리고 몇번 고개를 까딱거리며 뭔가 생각하는듯하더니, 입을열어왔다.

"그러고보니, 자네.. 배가 고프진않는가?"

그말에 문득 자신의 배를 손으로 만졌다.
배가 고픈지 안고픈지, 이곳에 오기전의 나의 버릇..
신경쓰지않으면, 나는 배고픈지를 전혀 인식하지못할정도로 생활이 엉망이였다.
배는.. 고프지않은듯했다.
배고플때의 그 감각이 느껴지지않는다.
아니, 이몸은 전체적으로 통감이 약해서 못느끼는것뿐일수도있다.

"..글쎄.. 이제야 신경써주는건가..요?"

반말을 하려고했다.
하지만, 그가 무서웠다.
어색한 존댓말이 되어 입밖으로 튀어나왔다.
이 몸의 목소리.. 꽤나 엣되었다.

".. 자네가, 이곳에 온지 얼마나 된지는 알고있고?"
"적어도 하루이틀은 아니겠지요.."

그를 똑바로 볼수가 없었다.
시선은 하염없이 자꾸 내려가, 바닥에 곤두박질을 쳤다.
그가 제안해왔다.

"기억이나, 감정때문에 견디기 힘들다면, 없애줄수있네."

없앤다..
그것은 그의 상냥한 제안임이 틀림없었다.
계속 이렇게 있을바에는,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채,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은채..
그건 정말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잊고싶지 않은것도 있기는했다.
가족에대한 얼굴과, 내이름에 대한것은 잊고싶지않았다.
내 이름은 가족이 보내온 애정이였다.
그닥 화목하기만한 가정은 아니였지만, 큰 불만은없었다.

"......싫다면 상관없네만, 자네는 날 너무 무서워하고있군. 반항은 짜증나지만, 겁만내는건 쓸모가없거든."

내머릿속이 마구 어지럽혀졌다.
쓸모가없다.
실험쥐가 쓸모가 없어지면 어떻게 되더라?
버려진다.
혹은 폐기된다.
폐기?
죽는건가?
아는사람도 없는 이런데서?

나는 당장에 철장에서 손을뻗어 그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다.

"쓸모..있어질께요..! 그러니까..!"

그는 내 얼굴을 보고 뭐라 생각할까?
두려움을 억지로 참아내어, 흐르는 눈물에, 억지로 웃는 표정.
그리고, 흔들리는 눈동자로 담아내는 그의 얼굴.
필사적이다.
필사적인 목숨구걸만큼 꼴불견은없다.
가스터가 다리를 굽혔다.
그의 손이 내 머리위에 있다.
나는 눈을 질끈감았다.

"무리하고있군. 나는 나를 잘 따르는 개가 한마리 필요할뿐일세."

그의 손이 내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대로 손이 내려가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 손길에 나는 어리둥절하게 눈을 살폿이 뜨고 그를 쳐다보았다.
더이상 무섭게 보이지 않았다.
피곤해보이는 그의 표정이, 어딘가 쓸쓸해보였다.

무섭다는 감정을 나는 집어삼켰다.
내가 참는다면, 어쩌면, 어쩌면...

나는 여태껏 웃었던적이 있던가?
아니, 아까 그때 억지같은 웃음이였겠지..
웃자.

"..이제좀 낫군."
"나름 신경쓰고 있었군요.. 죄송해요."
"죄송할 이유가 어디있지? 살고싶어하는건 생물의 본능인데? 죽는것에 조건중하나인 고통을 무서워하는게 당연하지않나?"

가스터는 내가 미안하다는것에 이상하다는 표정을지었다.
실험은, 아프지만.. 어쩌면, 그는 상냥할지도모른다.

"그런..가요?"

나는 더이상 가스터를 무서워하지않기로 했다.
어차피, 어디로든 갈수없는 내게 지금 있는것은 그 하나니까..
좋든, 싫든.

**

조금 제안을 했더니, 실험체는 고민하는듯보였다.
기억을 스스로 잃어버리고 싶은생물이 있던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눈앞의 이것은 아닌듯보였다.
쓸모가 없다.
지금으로썬 쓸모가없다.
역시 강제로 없애버리는게 나을지도 몰랐다.
그렇게 말을 툭 하고 뱉었더니, 뭔가 착각한듯하다.
아, 그렇지.. 그것과는 다른 반응인가..
조용하길래, 그것과 같은 계통인줄 알았더니..
조금, 상냥한 연기를 해서 반응을 살펴볼까했다.

실험체가 웃었다.
매번 불만이 가득하던 눈동자가, 죽어버렸다.
반응이 여태껏의 모든 실험체와 달랐다.
상냥해지니 자신을 스스로 목졸라 죽여버린것이다.
이것은, 더이상 생물이 아니다.
이것은, 편리한 도구가 되었다.
아마 말도 잘 듣겠지.

편리한 도구가 하나 만들어졌다.
다만, 유지 보수정도는 해줘야겠지..
일단은 여태 생각하지않았던 지금의 몸상태도 체크해둘필요가있다.
이후 실험의 지름길을 고찰하기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