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산, 문제시 삭제)
지하에 재앙이 닥쳤다. 수많은 괴물들이 그들의 친구, 가족, 연인을 잃었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그건 괴물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여린 괴물들은 그런 충격을 버틸 만큼 강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의 무릎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속삭였다.
‘이건 모두 꿈일 거야. 눈을 뜨면 아무 일도 없는 일상이 계속 될 거야. 이건 모두 꿈이야.“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일상과 같지 않았다. 단 하나, 메타톤만 빼고.
그 모든 아수라장 속에서도 메타톤은 평소와 같이 공연했다.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메타톤의 방송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정상적이었다.
마치 얼마 전, 모두가 곧 지상으로 나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그 때처럼.
이전에 가족과 함께 앉았던 소파에 앉아 메타톤의 방송을 보고 있는 동안에는 모든 건 평소와 같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곁에 여전히 가족이 앉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몇몇 괴물들은 메타톤의 방송에 필사적으로 의지하기 시작했다.
명백한 현실도피였다. 미래를 잃은 자들이 과거에 머무르고자 하는 의미 없는 발버둥이었다.
메타톤의 방송이 사람들에게 조금의 위안을 줄 수는 있어도 그뿐이었다.
결국 시간이 조금 걸릴 뿐 지하는 멸망하고 말 것이다. 모든 이들이 그것을 알고 있었다.
메타톤 역시 그랬다.
그것이 메타톤이 워슈아의 편지를 무시하지 못한 이유일 것이다.
“편지는 잘 받았어요 달링. 지하세계의 미래와 관해서 제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요?“
메타톤은 자신 앞의 괴물을 살펴보았다.
남을 씻겨주는 것과 청소를 좋아하는 까탈스러운 괴물.
자신의 방송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은 그가 자신과 만나길 원한 것은 메타톤에게는 상당히 의외인 일이었다.
워슈아는 알려진 성격과는 달리 한참을 주저하더니 말하길 시작했다.
“내 말, 오해하지 않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네 공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어.
네 방송이 없었다면 지하는 지금쯤 더욱 엉망이었겠지. 네 방송이 이만큼이라도 지하를 깨끗하고 질서있게 유지하고 있는거야.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지금은 괴물들이 너에게 열광하고 있지만 너도 알다시피, 이건 그냥 현실도피일 뿐이잖아?
이대로 가다가는 지하는 멸망하고 모든 괴물들은 사라져버릴거야.
괴물들은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기보다는 스스로 먼지가 되는 쪽을 선택하겠지.
글쎄, 너는 로봇이니까 아마 죽지는 않을 것 같지만 아무도 없는 지하에 홀로 남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
워슈아의 말은 메타톤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의 과거를 생각나게 했다.
지금처럼 훌륭한 몸이 없었던 그 때, 메타톤은 외로웠다.
그는 천성적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했다.
아무도 그를 봐주지 않는 삶은 지긋지긋했다.
그때는 블루키가 그의 옆에 있어주었지만 이제는 블루키도 자신을 버리고 몸을 얻은 그를 싫어할 것이다.
그를 도와주던 알피스 박사도, 늘 곁에 있어주던 블루키도 없는 지금, 대중의 관심마저 없어진다면 메타톤은 정말로 혼자가 된다.
그건 싫었다. 메타톤은 절박했다.
그렇지만...
“알고 있어요 달링, 알고 있다고요. 나도 그런 미래는 바라지 않아요.
그렇지만 대체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 저는 똑똑하지도, 자비롭지도, 정의롭지도 못해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만한 괴물들은 이제 모두 사라져버렸어요! 저는 그냥 멍청한 깡통 로봇일 뿐이라고요!“
메타톤이 소리쳤다.
많은 괴물들은 메타톤이 오만하고 자신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방송용 위장일 뿐, 그의 밑바닥에는 항상 그 스스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내심이 존재하고 있었다.
메타톤이라고 이 상황이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의 친구들 역시 어디론가로 사라져버렸고 세상은 엉망진창이었다.
다만 그는 필사적으로 괜찮은 척 연기했을 뿐이다.
그런 그에게 다른 괴물들은 너무나 버거운 짐을 지어주었다.
그 가여운 로봇에게 이미 망가져버린 지하세계 전체를 떠넘겨버렸다.
그렇지만 메타톤의 말대로, 대체 이 상황에서 그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메타톤은 이미 한계였다.
워슈아는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불쌍한 로봇이 그의 뜻대로 따라줄지 고민하면서 입을 였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 메타톤.”
메타톤이 움찔거렸다. 워슈아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네 잘못이 아니야. 애초에 너는 정치가도, 영웅도 아니잖아?
아무도 너의 노력을 비난할 수는 없어. 그건 그냥 너의 역할이 아니었을 뿐이야.
나에게 맡겨. 나는 세상을 지금보다 더 께끗하게 만들 수 있어. 내가 지하세계를 안정시킬 수 있어.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네 도움이 필요해. 너는 정치가도, 영웅도 아니지만 스타잖아?
지금 대중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야. 그들은 의지할 대상을 필요로 해. 너는 재능이 있어.
약간의 각본만 있으면 모든 괴물의 스타가 될 수 있을거야. 어쩌면 영웅이 될지도 모르지.
그렇게 되면, 지하세계는 이전처럼 괜찮아질 거야.“
그의 말이 정말일까? 메타톤은 망설이며 워슈아를 쳐다봤다.
그러나 거부하기에는 그의 말은 너무나 달콤했다.
어차피 막다른 골목이다.
자신감 넘치는 워슈아의 미소를 보며 매타톤은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이후로 매타톤의 방송은 달라졌다.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 달링들. 지하세계는 아무 문제없답니다.“
이건 꼭 필요한 일이야.
“우리의 영웅, 언다인이 저와 함께 인간을 잡아서 대왕님께 바쳤어요! 이제는 아무 문제없을 거랍니다. 사악한 인간은 우리가 괴로웠던 만큼 대가를 치르게 될 거에요.“
그들에게는 희망이 필요해.
“오, 결계가 왜 열리지 않냐고요? 사악한 인간을 잡느라 많은 힘을 쓰신 대왕님께는 휴식이 필요하거든요.“
거짓희망이면 어때? 중요한 건 그들이 괜찮을거라고 믿는거야.
“대왕님은 대왕님이 쾌차하실 때까지 저에게 지하를 맡겼답니다. 그날이 오면 우리는 모두 지상으로 나갈 수 있겠죠.
우리는 태양을 보게 될 거에요. 진짜 별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까-
“사라진 친구들?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왕실과학자 알피스가 죽은 괴물을 되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니까요.
분명 모두들 여러분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을 거에요.“
이건 전부-
“여러분, 지하세계에는 아무 문제없답니다!”
괴물들을 위해서야.
모든 것은 워슈아가 말한 것 같이 되었다.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그 말은 마력과도 같은 힘이 있었다. 괴물들은 비참한 현실을 버티는데 지쳐있었다.
지친 괴물들은 기꺼이 매타톤의 달콤한 거짓말에 속아 넘어갔다. 그들은 매타톤에게 열광했다.
평소에는 매타톤을 질색을 하던 자들도 이제는 TV앞에 붙어 매타톤이 나타나 그들을 안심시켜주기를 기다렸다.
온 거리에는 매타톤의 동상이 세워졌고 각 집마다 매타톤의 초상화가 걸렸다. MTT호텔은 지하세계 최고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워슈아가 말한대로, 매타톤은 영웅이 되었다.
모두가 그에게 열광하는 중 그의 거짓을 꿰뚫어 본 것은 오직 소수의 염세주의자들뿐이었다.
“여어- 매타톤. TV잘 봤어. 그거 참 대단하던걸?
여태까지의 네 방송이 골치를 좀 아프게 하는 정도였다면 이번 방송은 골통을 내리치는 것 같은 정도였어.
어때? 이 기회에 사기꾼으로 이직하는건? 아 그건 무리이려나, 이미 지하세계 최고의 사기꾼이니까.“
맨질맨질한 백골의 해골 괴물이 매타톤에게 이죽거렸다. 마치 농담을 하는듯한 어조였지만 매타톤은 그가 농담을 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하지? 거짓말을 해야 하나? 아니, 그는 모든 걸 알고 있어. 솔직히 말해야 하나? 그런다고 그가 이해해줄까?
매타톤은 그가 자신과 워슈아의 대의를 이해해줄까 생각해보았지만
늘 자신의 방송을 싫어하던 저 괴물이 그를 이해해 줄 거라고는 생각하기는 힘들었다.
매타톤은 그저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헤, 사실 나는 네가 무슨 짓을 하건 별 관심 없어. 대충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도 알 것 같고.
그렇지만 말이야. 더 이상 너 같은 미친놈에게 내 동생을 맡겨둘 수는 없지. 파피루스와 나는 내일 떠날거야.
그럴 일은 없겠지만 파피루스를 찾아다니거나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는걸.“
그렇게 되면 다음에는 서로 끔찍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으니까 말이야.
서늘한 경고를 날리고 샌즈는 사라져버렸다.
“...저는 모든 괴물들을 위한 선택을 한 거에요. 당신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저는 옳았어요.”
메타톤의 뒤늦은 변명은, 그러나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해골형제는 떠났다. 그들이 있었다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은 채로.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진 그들이 남긴 것은 오직 한통의 문자 뿐이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서 미안해 메타톤. 분명 멋진 친구가 없어져서 많이 슬퍼하고 있겠군.
나도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고 싶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형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 같아.
이 멋진 파피루스님을 그리워할 건 알고 있지만 너무 걱정하지는 말도록 해!
너는 내가 없어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모두의 영웅, 메타톤이잖아?
너는 잘할 수 있을거야, 너를 믿어!
-너의 가장 친한 친구, 파피루스가. 」
‘모두의 영웅, 메타톤,‘
메타톤은 파피루스의 그 말에 위안을 느꼈다.
그는 집을 나와 거리로 향했다.
사방에 그의 모습을 딴 건축물이 보였다.
그와 마주친 괴물들이 환호를 보냈다.
“세상에! 메타톤이잖아?”
“오, 메타톤. 당신이 지하의 영웅이에요.”
“당신 덕분에 지하가 안정을 찾았어요!”
“메타톤, 대왕님은 언제쯤 쾌차하시나요?”
“메타톤! 알피스언니에게 브래티도 잊지 말고 꼭 부활시켜 달라고 전해주세요.”
“요! 메타톤! 사악한 인간을 잡다니 대단해!”
괴물들의 환호에 메타톤은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의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는 그들의 모습에 양심이 찔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그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었다.
메타톤은 괴물의 웃는 표정을 본지 얼마나 오래됐는지 가늠할 수조차 없었다.
그의 행동으로 인해서 모두가 저렇게 기뻐하고 있다.
그의 거짓말이 들키지만 않는다면 괴물들은 이전의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는 옳은 행동을 한 것이다. 분명히.
그때 메타톤은 환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희끄무레한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그는 그 익숙한 흰 빛이 누구의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블루키.”
그가 배신해버린 그의 오랜 친구가, 인파에 섞여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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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이라 미안.
장편쓸거라서 1편은 왠간하면 개념가고 싶다.
다음편은 내일 올릴게.
내 사장님이 이렇게 음란할리 없어! - dc App
제목 바꿨네 ㅋㅋㅋ 잘읽고감
ㄴ제목 바꾸면 올라갈까 하는 덧없는 희망에...
오, 메사장...글에서 고무줄같은 긴장감이 느껴져
문학러에게 의지를.
전에 재밌게 읽었던 그거네 개추다
그 엔딩을 이렇게 해석할수도 있구나 잘읽었어 후편도 있다니까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