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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 01 02 03 04 05 06 07 08 09上 09下 10上 10下 11[完] 의지上 의지下 choice 시작의꿈
배드엔딩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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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서, 바깥세계란것은 두근거리는 세계였어.
그림으로만보던것이 눈앞에 흔들리고,
허구였던게, 살아움직인다는것..
그리고, 어느때보다 아름다운 풍경.
최고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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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위에게 손을 내뻗었다.
"..? 뭐야?"
"꽃..이잖아? 못움직이지않아?"
"헹! 땅속으로다니면 어디든지 갈수있거든?"
"..그래. 그럼 내 길안내는 어떻게 해주는데?"
"어..? 어..? 그,그것도 그렇네.. ...칫.. 놀라지말라고."
플라위는 몇번 꼼지락대더니, 가느다란 뿌리를 흙밖으로 꺼내었다.
그리고 그 뿌리는 한줄기,두줄기, 자그마한 손에 엮어들었다.
꿈실거리며 팔을 타고오르는 플라위의 감촉은 뱀한마리를 손위에 올려둔거같았다.
"간지럽다."
나는 그 생소한 감각에 슬쩍 웃었다.
내 몸의 감각은 여러모로 이상한곳이 많았다.
고통에는 둔감하면서도, 닿는것에 대한 감각이 없지는 않았다.
막말로, 고통만 아니면 조금 둔한건 마찬가지지만, 알수있단 소리였다.
"음, 그럼 길안내 잘부탁해."
"그래그래, 나만 믿으라고! 네 멍청한 얼굴을 기다리는놈에게 빨리가자."
"플라위는 입이 험하네."
얼마만에 자유롭게 생각하고, 이야기하는걸까?
입가는 계속 미소가 머금었다.
사실, 길은 거의 외길이나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안내를 부탁받은것은 플라위도 간만의 대화에 신이난것일지도모른다.
플라위와 나는 재잘거리며 앞으로나아갔다.
하지만, 딱히 주제가 많지는 않았다.
내 지식은 이곳에서는 이상할뿐이니, 나는 플라위에게 물어보며, 이곳의 지식을 습득한다는게 맞는표현일것이다.
길가에난 들꽃에 대해 물어보거나, 식탁위의 크리스탈에대해 묻거나..
플라위는 과거를 회상하듯, 혹은 별걸 다물어본다는듯, 대답을 해주었다.
간만에 잔뜩 움직인 육체는 나른한 감각이 피어올랐다.
지치지는 않았지만, 찌뿌둥함에 종종 걸음을 멈추고 팔다리를 펴야만했다.
"피곤해?"
"..아니. 괞찮아."
그때마다 플라위는 살짝 걱정된다는듯 물어왔다.
그때마다 나는 괞찮다는듯이 웃어넘겼다.
이런 근육의 감각이 너무 오랜만이라, 이제서야 살아있는것같았다.
여태까지 웅크리거나, 누워있거나, 혹은 그저 멍청히 서있거나..
그것뿐이던생활에서 벗어나, 한걸음한걸음 내딛으며, 들이쉬는 숨은 온몸에 감각을 하나둘 일깨워줬다.
아무도없는 폐허를 지나, 지하실의 문을 열기전에 문득 플라위를 쳐다보았다.
"저기, 이 너머에서 찬기가 느껴지는데.. 플라위는 괞찮아?"
"멍청아. 날, 평범한꽃이라고 생각하지마. 이래뵈도 튼튼하거든?"
피식 하고, 한번 웃은뒤, 문을열어제쳤다.
새하얀 눈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다만, 길은 없었다.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으니, 치울필요가 없었을테니까..
소복이 발목을 조금 넘게 쌓인 눈위를 걸어야했다.
문득 제 발을 쳐다보았다.
깨어나고서 단한번도 생각 안한 그곳에 있는것은, 끈샌달이였다.
하지만, 고통에는 둔감하다는 생각에, 그저 무시하고 눈길을 걸었다.
차가운 눈이 발을 사정없이 덮었다.
한참을 걷고, 걷다가 문득 따끔 거리는 기분에 아래를 쳐다보았다.
발이 터진건지, 눈위는 피가 조금씩 묻어나고있었다.
"아, 플라위, 여기 쉴만한데가 있을까?"
"뭐? 갑자기 멈춰서 왜그래? ...? 세상에나.. 너 정말 멍청이야?! 이렇게 될때까지 왜 아무말안한건데!?"
"아,으음.. 나, 아픈거엔 좀 둔감해서.. 마을은 아직이야?"
"아니, 조금만더가면있지만.. 지금 네상태로 제대로 걸을수 있기나해?"
"둔하니까 괞찮아. 다만, 하루정도는 쉬어야겠네.."
몇번더 걸어가자, 아무도 관리안하는, 스노우딘이 보였다.
살짝 밀기만해도, 열리는 건물안은 휑했다.
말그대로, 집만놔둔채 괴물들은 가구들을 들고 지상으로 옮겨간듯했다.
"있을녀석은 그대로있겠지만, 이마을엔 아무도없어."
말그대로, 여기서 사는게 더 편할수잇는 괴물도 있다는소리였다.
하지만, 눈만이 가득한 이마을에 머물괴물은 없었다는듯했다.
가끔가다 한번씩 여기로 놀러오는듯한 괴물은 있다고했다.
그저 텅비어버린 건물의 바닥에 익숙한듯 주저앉았다.
마구 터진듯한 발의 상태를 조금 봤다.
손에는 아직 피가 묻어나오고 있었다.
아니, 지혈이라는것이 제대로 되지않았다.
"으음.. 더 가야할텐데.. 진짜 남아있는게 하나도 없는걸까.."
"없을껄? 어, 어? 야! 그발로 돌아다니지마!"
"플라위는 딱히 뭘 할수있지않잖아?"
"..끙... 젠장."
2층으로 가는 계단이 있었기에, 걸어올라갔다.
방이 여러개 있었고, 닫힌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중 한개의 방에 침대가 덩그러니 있었다.
탁자도 하나있었고, 그위에 글이적힌 종이가 세워져 있었다.
"뭐, 없을까나.."
내게 글은 의미없다.
읽지도 못하는것이다.
서랍을 망설임없이 열어제쳣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플라위가 말을걸어왔다.
"어차피 좀 쉬어야 하지않아? 그 발로 막 돌아다니는건 정말 멍청한짓이라고. 저 쪽지의 자비를 받아들여."
"..쪽지..? .. 미안, 플라위. 난 글을 읽을줄몰라."
"하..? 너 진짜 멍청이였구나? 아는게뭐야데체? 널 데리고다닌다던 괴물은 아무것도 안알려주던?"
"..응. 그저, 내가 필요하다했을뿐이야."
"야... 너, 진짜 멍청이야? ..그건.. 그건.... ... 널 상냥하게 대해주긴해?"
플라위는 갑자기 걱정스럽다는듯이 물어왔다.
내가 내뱉은 그 덤덤한 이야기에, 플라위는 걱정인듯했다.
"잘모르겠어. 하지만, 내 몸을 걱정해주긴해. 망가지면 안되니까."
"..너나, 그 괴물이나.. 멍청하기 짝이없네. 넌, 그런거에 화안나는거야?"
"내겐 선택권이 없어. 적어도, 그의 옆에 있으려면, 말을 잘들어야해. 난 아무것도 모르니까."
살기위한 수단일 뿐이였다.
신기하게도, 여기에 온뒤부터는 아무리 괴롭더라도, 죽고싶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예전에는 조금만 괴로우면, 금방 죽고싶다고 내뱉던 내가 아직 기억난다.
왜일까?
"...너, 그괴물이랑 다니지마."
"어째서?"
"멍청하긴! 그 괴물은 너를 이용하는거라고!"
"알고있어. 그정도는."
"그럼 왜!"
"난 그에게서 도망칠 수단같은게 없으니까. 그 괴물보다 약하니까."
"....멍청이, 멍청이, 멍청이..! 너도 괴물이라면 마법같은거 쓸수있잖아! 반항이라도 해보라고!"
플라위의 이야기엔 틀린말은 없다.
저항하지 않는것은 나다.
하지만, 나도 잘모르는 내몸을 유지해주는것은 가스터다.
아무리 가혹하더라도, 나는 그에게서 벗어날수 없을꺼다.
아니, 그 이전의문제다.
"그렇지만.. 난... 무의미한 살육은싫어."
"너... ....하.. 됐다. 말을말지.. 얼굴이 닮은것도 맘에안드는데.."
플라위는 입이 근질근질한듯, 웅얼거리면서 더이상 몰아붙여오진 않았다.
나는 평화롭게 살던 인간이다.
아무리, 지금 죽기싫다곤 해도, 누군가를 죽이는건 역시 찝찝할것이다.
가스터는 내 몸을 계속 살수있게 해주는 괴물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그를 죽이고 난뒤에..
나는 어떻게되는걸까?
적어도, 피가 필요한 내몸이라면..
난, 살기위해 뭔가를 베어내고, 먹어치울지도 모를일이다.
살해는 역시 거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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