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과 관련성-새벽에 술먹음
안고쳐서 맞춤법 안맞을거임ㅋㅋ
내가 쓸 수 있을거라 생각은 하지 않아. 그냥 그런거야. 내 기억들 내 생각들 내 느낌들 감정들 어렸던 그 시절 그 모든 것. 시간은 점점 빠르게 흘러가고 있고 나는 나이를 먹어가. 이건 기억력이 계속 줄어든다는 의미야. 그 시절 그 기억의 한켠이 추억으로 박제되어 있지만 나는 시간을 나아가 박제된 그것들의 방부제가 흩어져 날리고 그리하여 머릿속에서 깔끔하게 없어져 버리는 거야. 향기처럼.
우리는 2년을 사귀어왔다. 지금에와서야 구차한 처음의 기억을 돌릴필요는 없어보인다. 그냥 남들처럼 만났고 남들처럼 사랑하고 싸우고 울고 웃고 이게 전부다. 별로 특별한 기억이랄 것이 없었다. 물론 소중하지 않은건 아니다. 그 남자는 좋은 사람이었다. 다정하고 배려심있고 뭐, 착하고. 우리는 그렇게 2년을 조금 넘는 시간을 어영부영 흘려보냈다. 내가 더이상 그 남자에게 아무런 감정을 느끼기 전까지.
시작은 사소한 것에서 출발하여 도화선이 되었다. 데이트를 마치고 늘 그렇듯이 그 남자가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정말 눈물겨운 노력이 아닐 수 없었건만 그땐 그게 당연한줄 알았다. 어쨌든 나는 중간에 편의점에 들려 마실 물을 사고 싶었다. 괜히 왔다갔다하면 번거롭지 않은가. 그런데 그 남자는 이해하지 못했다. 좀더 집하고 가까운 편의점이 있는데 왜 더 멀리있는 편의점에서 물을 사서 고생하면서 들고가야 하냐며 투덜거렸다. 나는 억지로 물을 샀고 당연한 것처럼 그 남자가 들어줄줄 알았다. 그러나 남자는 무척 귀찮아하고 나를 원망했다. 무려 2년만에 처음있는 일이었다. 지금와서 잠깐 타임. 반성한다. 내가 잘못한 일이다. 남자가 나를 도와주는 건 호의지 당연한 일이 아니다. 나도 알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그때 그 당시엔 왜 남자가 고작 이거 하나 해주지 못해서 나를 화나게 할까? 사랑이 식은건가? 이런 생각 뿐이었다는 것이다. 예전엔 안 그랬었는데. 내가 시키는 거라면 곧잘 했잖아 왜이래? 이런 생각까지. 하하, 웃으며 지나가자.
남자는 온통 골이난 표정을 지으며 물을 받아들긴했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싸우며 내 자취방앞까지 왔다. 남자는 지쳐보였다. 나는 다시는 연락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남자도 그때만큼은 나를 잡지 않았다. 그는 도망치듯 나로부터 떠나갔다.
원래 권태기가 온거야. 우리는 원래 헤어졌어야 했어.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야말로 헤어지기로. 이미 감정이 식어빠져 고인앞에 피우는 향초만큼도 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 즈음해서 너무 자주 싸웠고 서로를 점차 이해하기 버거워졌다. 나는 눈을 천천히 감았다 떴다. 그리고 휴대전화를 들여다봤다. 예상했지만, 또 바랐지만 막상 아무것도 없는 카톡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쿵쿵거렸다. 이제, 정말로 헤어진거구나. 오늘 만나기전 나눈 나름대로 다정했던 대화내용을 건너다보며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것은 쓴맛부터 시작해 단맛이 되고 끝에 다시 쓴맛으로 끝나는 초콜릿을 입안에 가득 쑤셔넣은 기분이었다.
나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2년만에 혼자가된 기분은 너무 낯설었다. 나는 무얼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대학에 입학해서 자취생활을 시작했다. 남자와 사귄것도 그 즈음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오롯이 혼자가 된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취를 하기전엔 본가에 부모님이나 형제들이 있었으니 상관없었지만 이제는 정말로 나밖에 없었다. 나는 다시 눈을 감았다 떴다. 이것은 내 습관이었다.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땐 눈을 감고 시야를 차단하면 그 어두운 눈꺼풀 속에서 뭔가 해답의 빛이 보이는듯 했다. 물론 그런 느낌만이었다. 당연히 실재로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이 내 앞에 존재하지만 어쨌든 그런 느낌이 가지는게 중요했다. 뭐든 마음먹은대로 행동하고 그렇게 상황은 흘러가곤 했다.
의미없이 옷을 벗고 의미없이 샤워를 하고 의미없이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래도 이상한 기분은 계속됐다. 고통스러웠다. 이런게 이별이구나. 나는 깨달았다. 첫 연애, 첫 이별. 그리고 첫 슬픔. 나는 슬픔을 느꼈다. 헤어지기 전엔 그다지도 지겨운 그 남자가 벌써부터 그리웠다. 그러나 다시 연락할 생각은 없었다. 어린 그 판단에도 우리의 관계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노력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마음이 없어진 것이 가장 큰 리스크였다. 그것을 억지로 감수하면서까지 지속할만한 관계는 아니었다. 이것은 지금생각해도 같은 의견이다. 그냥 헤어질 때가 되었다. 우리는.
다만 나를 슬프게 하는건 허무함이다. 늘 있던게 사라진 그 느낌. 그 부분. 채울 수 없는 공허한 그 외로움 바다같이 몰려왔다. 외로움은 해일이나 얕은 철썩임이나 간격을 두고 번갈아 나를 찾아왔다. 나는 벗은 옷을 다시 들고 팔을 꿰었다. 목부분에 머리를 집어넣고 빼내니 그래도 떠나지 않은 외로움이 나를 온통 둘러싸고 있었다. 편의점은 가까워서 다행이다. 오래 걸으면 상념에 빠지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나는 소주 한병과 담배 한갑을 샀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집에 라이터가 없었다. 당연한 일인게 나는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조금 고민하다가 가스렌지를 켜서 거기다 고개를 들이밀고 불을 붙였다. 이상하게 불이 붙지 않고 담배 끝에 그을음만 조금 뭍었다. 영문을 알 수 없어 침대에 던져놓은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네이버가 말씀하시길, 담배에 불을 붙이려면 일단 입에 물고 빨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오, 그렇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노트북앞 의자에 깊숙히 몸을 기댔다. 의자의 쿠션이 마치 나를 집어삼킬듯했다. 나는 겨우 담배에 불을붙이고 볼 안 가득 물었다가 그대로 뱉어냈다. 원래 이렇게 하는게 아닌건 알지만 방법도 모르고 이렇게만해도 적당히 몽롱한 분위기는 충분했다. 나는 소주를 병째 조금씩 마셨다. 빈속이라 취기가 금방 올라왔다. 기분이 좋은것도 나쁜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러웠다. 고조되어있다고해서 항상 즐거운것은 아니다. 나는 생각을 멈추지 않았다. 이별 당일이다. 얼마간 추억에 젖어 눈물을 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래, 나는 울었다. 많이, 그치지 않고, 새벽이 지나 동이 틀때까지.
몇시지?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리창을 툭툭 때리는 빗방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비는 그다지 세차게 내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소리가 조근조근 귓가에 속삭이듯 간질거렸다. 나는 베개에 한쪽 얼굴을 파묻고 다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코로 숨소리를 내었다. 쎅쎅거리는 바람빠진 숨결은 아직 내가 살아있음을 증명해주었다. 아직 살아있다. 죽을듯이 가슴이 아프지도, 허무함과 외로움에 파먹혀 자기를 잃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나일뿐이다. 고작 하루 사이에 그깟 담배든 술이든 조그만 쇼를 한번하였다고 이다지도 멀쩡한 모양세라니 나는 자신의 야속함에 혀를 찼다. 그리고 우리 2년의 기억이 하룻밤 꿈속만도 못하다는 그 사실 자체에 조의를 표했다.
씁쓸함과 슬픔이 같이 묻어나온다
생각해보니 언갤인데 언텔이랑 관련이없네 난 기권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