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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스의 기억 속에서 P는 일종의 만화 주인공이었다. 어느 날부터 세상에 나타나서 자비만으로 해방에 도달하는 P에겐, 그 어떤 만화에서도 본 적 없는 특별함이 있었다. 알피스는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나는 기억의 파편들을 P가 자신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라고 여겼다. 그랬기에 수 없이 시간이 반복됨에도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던 것이다. P가 양지에서 활약하는 존재라면, 자신은 그것을 보조하는 음지의 존재가 되길 바라였다.
자신을 깨운 드리무어가 모두가 잠들어 있는 세상에 대해 얘기 해주며 이를 해결할 방도를 찾아달라고 했을 때, 흔쾌히 응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런 P의 영향이 컸다. 세상을 구하겠다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지금까지 P가 보여준 견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알피스는 자신감을 얻었고, 곧바로 연구소로 달려갈 수 있었다. 과거의 알피스였다면 자신의 어깨에 얹혀진 부담감에 도망치고도 남았을 일이었음에도 말이다.
알피스가 메타톤을 깨운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만약 자신 스스로를 신뢰하지 않았다면, 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메타톤을 깨울 수 있었을까? 언다인이 아니라?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것도 단언할 수 없는 지금 필요성에 의해서만 결정을 내릴 만큼 알피스는 합리적인 괴물이 아니었다. 정에 이끌려 본분을 져버리기도 했고, 누구보다도 언다인을 사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를 깨울 수 있다는 확신이 알피스로 하여금 현실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P가 부재하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알피스는 흔들렸다.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던 구심점이 사라진 현실을 처음부터 쉽게 받아들이긴 힘들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예전처럼 자존감 낮은 과학자로 돌아간 것도 아니었다. P는 분명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신이 힘을 내야 된다고 알피스는 생각했다. 더군다나 자신은 방금 언다인을 깨움으로서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지 않았던가.
* 꼬맹이가 몸을 되찾을 수 있게 도와줘.
프리스크. 몸의 원래 주인. 그리고 지금은 다른 이에게 몸을 빼앗긴 아이. 알피스는 프리스크를 알게 됨으로서 그 동안 P에게 품어왔던 의문 하나가 사라졌다. P에게는 차마 직접 묻지 못했던 것. 그 답을 찾은 알피스는 프리스크에게 이 사실을 전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생겼다. 그것이 그동안 정신적으로 도움을 받았던 알피스가 프리스크에게 베풀어야만 하는 친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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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14
ALPHYS
괴물들은 감시 카메라를 이용해 위치를 파악하며 뒤쫓았다가, 나중엔 챠라가 감시망에서 벗어나는 바람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숫적으로 우위에 있었던 괴물들은 흩어져서 연락을 주고 받는 방법을 이용해 챠라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끈질긴 추적 끝에 챠라를 구석으로 모는 데 성공한 괴물들은 서서히 챠라에게 접근하였다. 자신이 포위 됬음을 알았는 지 챠라는 양 손을 어깨 위로 올린 채 투항 의사를 내비쳤다. 샌즈가 천천히 다가와 줄에 묶일 것을 요구하였고 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 검은 내려 놓지? 아까처럼.
일이 순조롭게 풀릴 것처럼 보였으나 플라위의 이죽임에 챠라가 멈춰섰다. 모두가 숨죽였고, 챠라는 플라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씩 웃더니 자신의 목 밑에 칼을 들이밀었다. 그러면서 자신은 대화를 원하니 지명하는 한 괴물만 앞으로 나오라고 명령에 가깝게 말하였다. 호명된 것은 다름이 아닌 알피스였다. 반박하는 언다인을 상황이 상황인만큼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다독인 후 알피스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챠라의 앞에 섰다.
* 저녀석들한테도 말한건데 말이야.
내가 원하는 건 모두가 깨어나는 것 뿐이라고.
근데 왜들 그렇게 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거야?
그냥 날 받아들이면 안 돼?
* 모,몸의 주인이 따로 있잖아...!
자신의 한탄에 알피스가 반발하자 챠라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한쪽 눈을 찌푸렸다. 미소는 유지한 채로.
* 프리스크? 너네 뭔가 착각하고 있는데.
너네가 아는 건 P지, 얘가 아니야.
프리스크나 나나 다를게 없어.
* 아,아냐!
* 아니라고? 설명해봐, 그럼.
챠라는 재밌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입꼬리를 더욱 올렸다. 알피스는 이것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 너,너도 P가 했던 일들을 기억하나봐.
* 기억하지, 전부.
챠라의 대답에 알피스는 크게 심호흡 하였다. 프리스크, 만약에 내 말이 들린다면 이 말을 듣고 힘을 내줘.
* 나는 항상 궁금했어.
P는 우리를 구원했지.
그런데 어째서 되돌렸던 걸까?
그래놓고 왜 똑같은 행동만 하는거지?
그럴 수 밖에 없는 건지도?
그래, P는 아무리 노력해도 거스를 수 없었나봐.
* ...그만.
얘기를 듣던 챠라가 한쪽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면서 제지하였지만 알피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 P는 몸의 주인인 프리스크가 주는 선택지로 밖에 행동할 수 없었던거야!
* 그만해!!!
* 프리스크, 우리를 수백 번 구한 건 다름이 아닌 너의 의지야!!!
챠라는 울부짖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그러쥐었고, 들고 있던 검은 자연스럽게 바닥에 떨구어졌다. 지켜보고 있던 괴물들이 일제히 달려들어서 챠라를 힘으로 눌렀고, 챠라는 온 몸을 비틀면서 악을 썼다. 싫다던가, 안 돼라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챠라는 저항하였다. 진정시키려고 달래도 보았지만 챠라는 한참을 날뛰기만 하였다. 이러다가 몸이 상하는 게 아닐까하고 알피스가 걱정하는 찰나에 챠라는 눈을 감더니 몸을 축 늘어트렸다.
* 프리스크가 깨어났다.
우왕 프리스크 복귀
오 알피스 간지 퍄퍄 그리고 제목 오타났어
알피스는 보존형이야?
샌즈랑 동일
ㅇㅋㄷㅋ 근데 보존형이라 써놨네ㅋㅋㅋ씨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