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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처음보는 형태의 그가 보인다.


"찾는데 꽤 애를먹었단다. 설마 시간까지 넘나들줄이야."

"역시 예정된일은 아니였군요."

"그래, 뭐.. 가능성은 있었지. 도망칠까봐 가르치진 못했지만 말이지.."

"아직 조정은 할수없어요. 쓰는요령을 모르니까요."

"...차분하군. 아주 차분해.. 그동안 무슨일이있었지?"


해가 저물어가고, 빛이 사그라들때까지 나는 침묵을 유지했다.

그는 그래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아무것도. 그저, 모험을 했을 뿐이에요."

"성가시군. 역시 자의는 없애는게 편했겠군."


내 뒤로 칼날들이 떠올랐다.


"그랬다면, 이런일은 전혀 상상도 못했겠죠. ...놔주세요. 가스터. 당신이 무슨짓을 할지 알꺼같아."

"그래, 무슨일을 할까?"

"부숴버리겠지. 마음에안드는 모든것을."

"..후후.. 하하하..! 여태 멍청한줄 알았더니, 마냥 그것도 아니였군. 어째서지? 너혼자선 아무것도 못할텐데?"


그의 손발이 되어달라는 부탁.

인간을 실험체로 쓰는 이유.

플라위가 말했던 끔찍한 실험에대한 내 기억.


모든것은 의지.

그것에서 발현된 불행.


*정답이야. 나는 그에게 이런일을 벌일꺼라곤 생각을 전혀 못했어.


누군가의 목소리다.


*그가 더이상 악행을 하지못하게 막아줘.. 이번만큼은.. 나도 눈감을꺼야.. 그를 내버려두면, 모두가 불행해져.


울음에 가득찬 목소리다.


*너에게 모든걸 맡길께.


검은색으로 변질된 내영혼은 불쾌한 잡음을 내기 시작했다.

손에서 붉은색의 마법이 퍼져오른다.


"...이젠 의지도 쓸줄아는건가..? 그렇게 하고도.. 멀쩡하다니..! 흥미로워! 흥미로워..! 역시, 놓을순없네!"


가스터는 완벽하게 방심하고있다.

어째서?


나는 칼날들을 그에게 내던졌다.

그는 피할생각도 하지않았다.

하지만.


"쿨럭.. ...? 허..?"

"무슨 자신감 이였나요? 가스터."

"이게무슨.. 아무것도.. 나에게 영향을줄수있을리가.."

"그래서였나요.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네요."


아, 이상하게 웃음이 흘러나온다.

이런, 이런 나약한것에 내가 쩔쩔맸던가?

코끝에 향기로운 냄새가 감돈다.


*..어..? ... 저기..!


누군가의 부름이 들린다.

그런데, 그게뭐?


"잘가세요. 가스터."


마지막 일격에, 그의 영혼이 박살난다.

머릿속의 뭔가가 끊겨버린기분이다.

상냥하고, 여린 목소리가 아닌, 또다른 목소리가 머릿속을 채운다.


'아, 기분좋아.. 짜릿한 기분.. 아, 어떻하지..? 좀더, 죽이고싶다.'


눈앞에 에러가 가득한 검은창이 하나떠올랐다.


*당■의 □OV■가 ■◇다↔

*LV 15


여기엔 고마운 존재가 있다.

아직, 익숙하지못한 희열에 들뜬 몸을 부여잡았다.


"어디든좋으니까.. 이 시간선이 아닌곳으로.. 가야해."


해가진 절벽.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