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는 멀리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제껏 본 적 없는 화난 얼굴로 내게 다가왔다.
\"나 이제까지 형한테 대든 적도 없는 착한 동생이었지만...... 오늘 할 말은 해야겠어!\"
\"헤, 그래? 거 참 무섭네.\"
\"형, 요즘 이상해. 왜 그렇게 인간을 싫어하는 거야? 처음부터 그런 것도 아니고, 언제부턴가 갑자기 그랬잖아.\"
\"내가 걜 어떻게 대하든 내 맘 아니야?\"
\"그래, 형 마음이긴 하지. 그런데......
왜 솔직하지 않은 거야?\"
\"...... 뭔 소리야.\"
\"나 다 알아. 인간이 준 꽃, 형 방에 잘 꽂혀 있잖아.\"
\"내 방은 또 언제 들어간 거야.......\"
\"예쁜 꽃병에 물도 매일 갈아주고 있잖아. 카드도 그래. 한 장도 안 버렸잖아. 그렇게 싫다면서, 모아뒀다가 꺼내 보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았어?\"
\".......\"
\"그렇게 무섭고 차갑지 않잖아, 형은.\"
\"파피루스, 난..\"
\"형도 인간이 소중하잖아! 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거야?\"
...... 아아, 이런.
\"...... 형, 우는 거야?\"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눈앞이 온통 흐려졌다. 파피루스가 다가왔다.
\"혀, 형 미안해, 울리려고 한 건 아닌데..\"
\"파피루스.\"
\"응, 형.\"
파피루스는 내 말에 귀 기울이는 듯 가까이 다가왔다.
\"싫은 게 아니야.\"
\".......\"
\"무서워서, 무서워서 그래. 무서워서 그 애 얼굴을 똑바로 못 보겠어.\"
\"어떤 게 무서운 거야?\"
\"...... 나 알고 있었어, 프리스크의 마음을.\"
날 보는 그 눈빛이, 부르는 목소리가 너무 따뜻한데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문득 궁금해졌어. 내가 그 애 마음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걸까.......
그래서 보고 왔어. 예상대로 우리는 잘 지냈어. 지상으로 여행을 가고, 망원경으로 달을 보고, 데이트라는 것도 하고.......\"
\".......\"
\"지상의 태양처럼 밝은 빛이 가득했지. 우리에겐, 내겐 프리스크 자체가 그 빛이나 다름 없으니까.
하지만 그런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 형.\"
\"우리 시간은 아주 길어. 썩어날 정도로 넘치지. 하지만 그 애는...... 아니야.\"
- 샌즈, 나 오늘 고백 받았어!
그런데...... 거절했어! 나한텐 샌즈뿐이니까.
\"너무 짧아.\"
- 샌즈, 나 얼른 일 마치고 돌아올게! 한눈 안 파니까 걱정하지 마.
\"다른 시간을 사는 존재라고.\"
- ...... 샌즈.
\"그러니 더 많이 가지고 누려야 해. \'평범한\' 가족, 자기를 닮은 예쁜 아이, 보통 사람들이 사는 \'평범한\' 삶.......\"
- 사랑해.
\"그 애한테 필요한 건 내가 아니라.......
같은 시간을 사는 \'사람\'이어야 해.\"
\"...... 형.\"
\"바꾸려고 했어. 거절하면 바뀌겠지, 계속 밀어내면 바뀌겠지, 정신 차리고 다른 사람을 찾겠지 생각했어. 하지만.......
아무리 밀어내도 결과는 똑같았어. 더 모질게 말하더라도 미래를 보면 그대로였어. 그 애는 떠나는 순간까지 우리가 가장 소중했어. 아무리 바꾸려고 해도 그 끝에는 늘....... 내 손을 잡고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 사랑해, 샌즈.
\"그 모습을 보는 게 너무 괴로워. 무서워. 바보같이 왜....... 끝까지 나밖에 없다고 하는 거야, 왜.......\"
프리스크, 난 이런 겁쟁이야. 너의 한결같은 사랑이 무서워. 내가 네 삶을 망칠까봐 두려워. 상처를 줘도 다가와 웃어보이는 네가, 나는.......
\"바보!\"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샌즈는 바보야!\"
\"...... 이, 인간.\"
\"프리스크......?\"
\"자기가 나한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 음, 그리고 또..
- 됐어, 그만.
- 아직 더 있는데.......
\"엄마 곁을 떠나서 밖으로 나왔을 때, 솔직히 많이 무서웠어. 그때 처음 만난 게 샌즈여서, 엄청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샌즈는 재밌고, 또 다정했으니까. 샌즈는 나한테 바깥 세상의 시작이었어.\"
\".......\"
\"그 뒤에 파피루스, 언다인, 알피스, 메타톤처럼 많은 친구들을 만나고...... 처음부터 친구는 아니었지만, 난 시작이 좋았으니까 그 뒤에도 잘 될 거라고 생각했어. 샌즈 덕분에.
그러다가...... 샌즈가 날 지켜봐주고 있다는 걸 알았을 때는 더 기운이 났어. 앞으로 무슨 일이 닥치더라도 다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그 뒤 정말로 무서운 일이 생겼을 때도, 울고 싶을 때도, 다 견딜 수 있었어. 샌즈가 보고 있을 테니까, 날 응원해주고 있을 테니까!\"
아아, 프리스크.
\"샌즈는 나한테, 이 세상의 시작이고, 전부인데, 나한테, 샌즈는.......
샌즈한테 미움 받는 건 싫어, 샌즈가 날 싫어할까봐 무서워. 그치만, 그런 이유라면, 난 계속, 계속 고백할 거야! 아무리 맨날 맨날 차여도 계속 할 거야! 내 삶이 그렇게 짧고 소중한 거면, 샌즈랑, 내가 좋아하는 샌즈랑 같이..\"
\"그래, 그래...... 쉬이잇.\"
너를 안아주자 그간의 설움이 북받쳤는지 울기 시작했다.
\"미안해, 미안해, 프리스크...... 미안해.\"
\"나, 난 샌즈랑..\"
\"응, 응. 다 알아. 미안해, 프리스크.\"
\"으, 흐윽, 윽, 흐으윽.\"
너와 나, 파피루스까지 참 많이도 울었다.
\"뭐야, 저 분위기...... 갑자기......?\"
\"세상에, 둘이 언제 저렇게 발전한 건가요?\"
\"파, 파피루스, 어떻게 된 건지 알아?\"
\"녜헤헤, 그저 위대한 사랑의 힘이었다고만 해두지!\"
프리스크의 선물은 파란색 후드였다. 파피루스가 내 옷이 오래된 거라고 해서 샀다고. 그런데 역시 나한테는 파란색이 제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파란색으로 샀다고 한다.
그래서 내 원래 옷은 프리스크가 입기로 했다.
\"샌즈, 맛있지?\"
\"응. 원래 민트 맛은 잘 안 먹었는데.\"
벤치에 나란히 앉아 먹는 나이스크림은 이런 맛이었군.
\"있지, 샌즈.\"
\"응, 꼬맹아.\"
\"예전에...... 샌즈가 그랬잖아. 내 LOVE는 올라가지 않았지만, 난 사랑을 얻었다고.\"
\"응, 그랬지.\"
\"그때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샌즈가 가버려서 말 못 했는데.......\"
\"?\"
\"나 그때, 사실......
\'난 샌즈의 사랑이 제일 얻고 싶어!\'라고 말하고 싶었어.\"
\"푸흐읍! ...... 그런 말은 어디서 배운 거야?\"
\"헤헷.\"
나와 함께하는 것이, 앞으로도 네 삶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기를 바라며.
ㅠㅠㅠㅠㅠㅠㅠㅠ 샌즈 생각깊어ㅠㅠㅠㅠㅠㅠ 그냥 본능에 충실해라ㅠㅠㅠㅠㅠㅠㅠ 개꿀잼 퍄퍄퍞퍄퍄ㅑ퍄
와 완결났네! 오ㅋㅋㅋㅋㅋㅋㅋ진짜 이 마지막편 한참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ㅠㅠㅠㅠ 검색하고 새글 없으면 진짜....엄청 시무룩하고 그랬는데 마무리까지 감동 지리네ㅠㅠ 다음 글도 또 쓸거지? 와 어떻게 생각을 하면 이렇게 잘쓰는건지 추천 한개밖에 못주는게 너무 아쉽다... 재밌는거 올려줘서 진짜 고마워!
7편을 이제 봤네
퍄퍄 개추
너 글 진짜 잘쓴다
프리샌즈 샌즈프리 모두모두 행복해져라
와... 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