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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고어와 대련을 하며 언다인은 잡념들을 떨쳐내려고 했지만 마음처럼 되질 않았다. 잠에서 깨어난 이래 모든 것은 언다인이 적응 할 수 없게 돌아갔다. 괴물들이 잠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은 충분히 혼란스러운 데 문제는 다른 것도 같이 변해버렸다. 예를 들어, 샌즈의 경우 원래부터 이해가 잘 안되던 녀석이 더 종 잡을 수 없게 되버렸다. 언다인이 생각하기엔 이어달리기하듯 괴물들을 깨워나가면 될 거 같은 데 샌즈는 자신에게 당분간 괴물을 깨워선 안된다고 했다. 이것에 대해 아무리 설명을 요구해도 대답해주지 않는다. 뭐하잔 거야!
이것 때문에 답답해서 알피스에게 말하면 눈물만 글썽였다. 샌즈가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지 알피스는 아는 눈치였다. 하지만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트릴 거 같은 알피스에게 캐물을만큼 언다인은 무신경하지 못했다. 사실 알피스에게 묻고 싶은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언다인은 자신이 깨어난 날, 알피스가 눈 밭위로 당당히 걸어가던 모습을 잊지 못했다. 물론 그 전부터 멋지긴 했지만. 자신을 그럴 수 있게 만든 인간이 사라졌는 데도 알피스는 첫날을 제외하고 크게 신경쓰지 않는 거 같았다. 정이 많은 그녀 치곤...
* 앗.
생각이 깊어지자 그것은 행동에도 드러났고 언다인은 아스고어에 빈틈을 허용하고 말았다. 자신의 공격에 중심을 잃고 쓰러진 언다인을 일으켜 세우며 아스고어는 무슨 고민이 있는 지 물었다. 언다인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쉽게 입을 열 수 없었다. 자신을 혼란시키는 것들 중에 하나가 인간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었다. 인간의 존재가 아스고어에게 알려지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하던 알피스와 샌즈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둘은 언제부터 그렇게 친했던 거야?
* 여러가지가 바뀌지 않았습니까.
그 때문인 거 같습니다.
* 그렇군.
언다인은 결국 대답을 회피하였고 아스고어는 수긍하였다. 그랬지만 언다인은 자신이 방금한 발언에 큰 죄책감이 들었다. 로얄가드의 대장인 자신은 왕에게 충성을 맹세한 입장이었다. 자신의 직위에 대한 자부심만큼 책임감도 컸던 언다인은 차마 왕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견디지 못한 언다인이 상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뜨려는 데, 아스고어가 다가와 언다인의 어깨를 잡으며 말하였다.
* 모두에게 힘든 시길세.
이럴 때일수록 각자의 자리를 지켜야지.
힘내주게.
언다인은 알겠다고 큰소리로 대답하고 급히 성을 빠져나왔다. 이건 아니었다. 언다인이 부조리함을 느끼면서도 어디서부터 해결해야하는 문제인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복잡하게 얽힌 상념들 사이로 두 괴물이 보였다. 알피스와 샌즈, 그 둘은 무엇 때문에 같은 괴물들을 방치하고, 인간을 보호하려 했던 것일까. 성에서 연구소 방향을 바라보며 언다인은 생각했다. 이대로 아무것도 모르는 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다고.
RESTTALE
EPISODE 16
UNDYNE
핫랜드의 열기로 흘린 땀을 알피스가 준 수건으로 닦아내며 언다인은 샌즈를 노려보았다. 스노우딘 외에서는 만나지 않는 줄 알았는 데, 오늘은 연구소에까지 있으니 언다인의 심기가 불편했다. 그것을 아는 지 모르는 지 알피스는 자신은 내버려두고 샌즈와 얘기하기 바빴다. 이럴려고 여기 온 것은 아니었지만 언다인은 일단 메타톤이 건네주는 찬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 끌어오르는 속을 달랬다.
* 저,어어,음,기다렸어?
샌즈가 떠나고 언다인에게 다가온 알파인은 수줍은 듯 웃으며 물어왔다. 언다인은 기다리다 못해 방치됬단 기분에 화가났지만 그 미소에 풀려버렸다. 하지만 자신이 왜 여기 왔는 지 잊지는 않았다. 언다인은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옆에 있는 빈 의자 위를 탁탁하고 쳤다. 언다인이 뜻하는 바를 알아챈 알피스는 조심스럽게 그 의자 위에 앉았다. 언다인은 순진하게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알피스의 얼굴을 똑바로 직시하며 말을 꺼내었다.
대화는 언다인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길어졌다. 알피스는 계속해서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았고 언다인은 어떻게든 물고 늘어졌다. 일방적으로 묻는 것에 지친 언다인은 순간적으로 혹시 인간의 실종에 관련되어 있지 않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알피스는 눈물을 쏟으며 도망쳐버렸다. 거의 뇌를 거치지 않고 나온 말이었기에 물은 당사자도 놀라 앉은 자리 그대로 굳고 말았다. 어디서 나온 쓰레기 같은 생각이지? 의심한거야, 나? 알피스를?
뒤늦게 알피스를 쫓으려고 했지만 메타톤이 막아서 그러지 못한 언다인은 터덜터덜 걸으며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다. 불도 키지 않은 채 곧바로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본 언다인은 문득 이 풍경이 무척 반가웠다. 영영 보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을 보게 됬을 때처럼. 이 비슷한 기분을 인간을 보았을 때도 느꼈었다. 자신은 분명 처음 보는 인간인데 어제 헤어진 친구와 만난 거 같았다. 알피스는 인간에 대해서 많은 걸 말해주지 않았다. 누구보다도 아끼는 괴물이 자신에게 무언가 숨기고 있단 것을 인지할 때마다 언다인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러고보니 파피루스에게 인간에 대해서 물었을 때, 기억은 나지 않았지만 친구였단 걸 확신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하였다. 들었을 당시에는 그런 게 어딨냐며 웃어넘겼지만 자신도 비슷한 것을 느낀 게 아닌가 싶어졌다. 기억에는 없다. 하지만 인간에 대해서 자신은 분명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 나도 인간과 친구였던걸까. 언다인은 갑자기 극심하게 배가 고파져 자리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 파피루스와 플라위가 찾아왔다.
내가 쓰지만 정말 이야기가 통통 튀네
오늘도 재밌게 보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