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머릿 속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프리스크는 눈을 떴다. 멍한 기분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데 옆에서 누군가 툭하고 어깨를 쳐왔다. 고개를 그쪽으로 돌리자 어린 염소가 정답게 웃으며 자신에게 무언가를 들이밀었다. 지네.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어린 염소는 꺄르륵 거리면서 웃더니 도망쳤다. 그 옆에서 웃던 인간 아이도 뒤따랐다. 그제서야 그들이 누구인지 인지한 프리스크는 발끈하여 도망치는 둘을 쫓았다. 그렇게 쫓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면서 셋은 한대 얽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한참을 뛰어다니다 결국 지쳤는 지 인간 아이가 자리에 주저 앉았다. 어린 염소가 옆에서 앉을 자리를 살피자 인간 아이는 어린 염소의 옷가지를 잡아당겼다. 철퍼덕, 자리에 주저 앉게 된 어린 염소는 울상을 지었다. 그러자 인간 아이는 엉덩이를 바닥에 부비면서 우스꽝스럽게 행동 했고, 그 모습을 본 어린 염소는 참다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옆에서 따라 웃던 프리스크는 문득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자신들을 둘러싼 울창한 나무들과 그 사이로 내리 쬐는 선명한 햇살,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매미 소리. 까닭 없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프리스크가 자신의 이런 심정을 둘에게 말하자 감수성이 너무 풍부한거 아니냐며 인간 아이가 짓궃게 말하였다. 이에 어린 염소가 너는 황금꽃만 보면 울지 않냐고 딴지를 걸었다. 마마보이네, 애늙은이네 하면서 아웅다웅 다투던 둘은 갑자기 담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더니 에봇 산에 가는 걸로 시험 해보자고 말하였다.
에봇산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머리가 띵해지며 거부감이 든 프리스크는 고개를 저었다. 인간 아이는 곧바로 가기 무섭냐고 놀려대기 바빴지만, 프리스크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어린 염소는 생각해보니 가지 않는 게 좋겠다 말하였다. 인간 아이가 무슨 소리냐며 따지고 들자 어린 염소는 어른들 말씀은 어기는 게 아니라고 설명하였다. 납득하지 못한 인간 아이는 프리스크와 어린 염소를 번갈아 보다가 겁쟁이들은 필요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휙 가버렸다.
당황한 어린 염소가 인간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뒤쫓았고, 프리스크는 홀로 남았다. 가면 안 돼, 가면 안 돼하고 머릿 속에서 말하였지만 프리스크는 둘을 저대로 내버려둘 수 없었다. 프리스크는 마음의 결정을 내리고 에봇 산을 향해서 달려갔다. 나무들 사이로 정처 없이 달리다 자신이 어디까지 왔는 지 파악이 되질 않을 무렵, 프리스크는 돌부리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그대로 어딘가로 떨어졌다. 끝도 없이 계속 되는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낯선 목소리. 프리스크는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자신의 행복을 기원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프리스크는 말이 나오지 않았기에 행복해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생각하였다. 그러자 목소리가 사라지고 빛이 보이더니 주변이 환해졌다. 눈 앞에는 익숙한 풍경이 보였다. 꽃의 모습으로 떨고 있는 아스리엘과, 자신의 몸을 차지한 챠라, 그리고 그 둘을 지켜보고 있는 자신.
그제서야 프리스크는 깨달았다. 꿈이었구나. 누군가 우릴 위해 바라고 바래서 꾼, 환몽(幻夢) 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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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다시는 그 꿈을 꾸는 일은 없겠지. 잘봤어
오오오 좋다야.
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