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생각을 하는 것은 나를 이상한 감정에 빠뜨리게 한다. 생각은 감정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다. 작년에 무엇을 했던가. 나는 올해처럼 방황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작년 같은날 같은 달력을 펼쳐볼때만 해도 내가 이런 무의미한 상념에 종종 갇혀있게 될줄은 기대하지 않았다. 나는 언제나 새로운 사람을 찾고 싶었고 활력이 되어줄 만한 아름다운 무언가를 원했다. 약간 허전한 느낌, 가슴 속 안팎으로 부숴진 감정의 파편가루가 흩어져 날린다.


작년 이맘때 무엇을 했던가. 고민해 본다. 나는 오랜시간 고민하여도 해답이 나오지 않는 것을 느낀다. 왜냐면 아무일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뭔갈 하긴했었다. 다만 누군가에게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기묘한 특징이랄까.


접속


이젠 내가 뭐때문에 여기에 오는지도 모르겠다. 뭔가 열정적으로 좋아하긴 했었는데 그게 마치 까마득한 먼 예전의 일인 것 같다. 화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린 열정이 그으름이 되어 나를 따라다닌다. 게시판 위쪽을 쳐다보니 '언더테일'이란 글자가 적혀있다. 이제 생각난다. 난 저것때문에 이 곳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그랬다.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봐도 사실 건져낼만한건 거의 없었다. 권태기였다. 아니, 권태기조차 아니었다. 습관이다. 일상과 같이 되어버렸다. 이곳에서는 이제 아무도 저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남은 사람들은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10명 남짓. 우리들은 금붕어처럼 뻐끔대며 아무런 의미도 목적도 없는 글을 갈겨댈 뿐이었다.


나는 해야 할일도 많고 친구도 적당히 있었으며 연락을 꾸준히 하는 여자친구도 있었다. 그러나 왜 굳이 이런 곳에 접속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을까. 습관인가, 아닌가. 정인가, 아닌가. 아리송하였다. 나도 내 자신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게되었다. 어쩌면 도피의 일종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와중에도 나는 생각의 부스러기를 모아 게시판에다 꾸준히 업로드했다.


저 새끼


세상에는 다양한 놈들이 참 많은데 그들을 다 이해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