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우울하고 기니까 알아서 걸러


내가 과민한건지 세상이 둔감한건지 모르겠다.

예전에 넷상으로 알고 지내던 지인이 갑자기 연락이 끊겨서 어떻게든 이 악물고 소식 뒤져보니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4년정도 지난 일인데도 아직도 상대방 닉도, 말투도 그림체도 다 기억난다.
이 일 때문인지 몰라도 누군가 카톡으로 나를 불러서, 내가 답을 했는데, 다시 답이 오지 않으면 기다리기가 힘들다. 무겁다. 불안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답이 오면 그제야 안심하게 되고.
그 당시 그 지인이 나와 카톡을 거의 1분단위로 주고받다가 갑자기 끊긴 거였거든. 그래서 더 그런 생각이 드나보다.
내 탓 같아서.

이것 이외에도 여러가지 많다.
어두운 곳에서 뭐가 튀어나와 나를 잡아챌 것 같다던지, 분명히 조용한데 노랫소리 환청이 들린다던지,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데 나 혼자만 그게 불편해서 속으로 끙끙 앓는다던지 힘내라는 소리가 꼭 내가 힘내지 않고 노력하지 않았단 것 같아서 더 땅 파고 드는 기분만 든다던지.

모르겠다.

단순히 우울해서인지 아니면 예민해서인지 아니면 다들 별 거 아닌데 나 혼자 이상한 건지.

오늘은 또 날이 독하게 더워서 내내 늘어져 있는데, 그냥, 그게 ... 뭐라고 해야 하나.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내내 잠도 설치고.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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