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크 패러블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7.5 18 19 20 21 특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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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다인이 이 이야기를 거슨에게 해줄 즈음, 토리엘과 샌즈는 거슨의 거처까지 얼마 남지 않은 곳에서부터, 우산을 쓴 채로 걸어오고 있었다.
"이 주변에 아이가 있을까요?
"아마 거슨 영감님께서 계신 곳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거슨이 아직도 살아있어요?"
"네? 나이를 꽤 드시긴 했죠……?."
샌즈는 토리엘이 어떻게 거슨을 알고 있냐기보단, 거슨에게 당당하게 반말을 하는 태도가 더 신경쓰였다. 보통 괴물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샌즈와 토리엘은 워터폴에 지나다니는 괴물들에게 언다인과 작은 괴물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서 길을 찾아왔다. 두 일행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멀지 않았기 때문에, 워슈아나 아론들이 방금 지나갔다는 얘기를 해주는 것을 들으며 발자취를 따라왔다. 그리고, 가끔씩 들려오는 메아리꽃에 담긴 목소리가 이정표가 되어주기도 했다.
"아이 목소리가 참 예쁘네요, 그렇죠?"
"……, 그렇네요."
[just singin'in the rain] 이라는 말을 반복하는 메아리 꽃에서, 나름 괜찮은 솜씨의 노래가 들려오고 있었다. 그 뒤로 들려오는 첨벙첨벙 거리는 소리와 웃음 소리가 토리엘의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샌즈는 오히려 그것이 불편할 뿐이었다. 샌즈는 그냥 아이가 조금 더 우울해하고, 좀 더 응석을 부리고, 조금 더 좌절하길 바랬다. 그렇다면 자신이 어떻게든 나설 수 있으리라. 하지만, 아이는 당당했고 행복했으며 모두와 친해지길 원했다. 모두에게 좋은 일이리라.
왜 자신은 굳이, 죽기 전에 모두와 친해지라는 말을 남겼던 것인가? 샌즈는 그 점이 가장 의문이었다. 자신이 아이를 위해 대신 죽는다는 것 자체는 꽤 괜찮은 생각이었다. 어차피 살아나면 그만이니까. 만약 아이가 창에 맞았다가 죽었다면, 그저 아이는 다시 아스고어를 찾아가 죽기를 반복했으리라. 그 상황을 애초에 차단하는 방법은, 자신이 대신 죽는 것이었다. 물론 확신에 가득 차서 실행한 수단은 아니었겠지만, 나름 괜찮은 상황을 만드는 방편이었다.
다만, 거기에 굳이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이 문제였다. 모두와 친해지라니, 왜 그런 말은 했던 것인가? 샌즈는 그것만을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것 때문에 아이가 저렇게 나돌아다는 것 아닌가. 아이는 정말 자신의 의지로 괴물들과 친해지고 있는 게 맞기나 한 것인가? 샌즈는 죄책감에 사로잡혔고, 토리엘은 그걸 눈치채지 못 했다.
"어머, 여길 올라가려면 조금 힘들겠네요."
토리엘의 말에 샌즈는 고개를 들었다. 토리엘의 목 언저리 높이의 언덕이 있었다. 못 올라갈 일이야 없겠지만, 옷이 조금 더러워지리라. 샌즈는 굳이 그런 꼴을 보고 싶지 않아 토리엘에 말했다.
"토리엘 씨, 조금 실례하겠습니다."
샌즈는 토리엘의 팔을 잡았고, 토리엘이 그 사실을 눈치챘을 땐 이미 그 둘은 언덕 위로 올라와 있었다. 토리엘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어 주변을 두리번 거렸지만, 샌즈는 토리엘의 팔을 놓고 어깨를 으쓱하며 말할 뿐이었다.
"제 조그마한 장기예요. 빨리 가죠."
"신기하네요. 이런 종류의 마법은 저도 처음 봐요."
"여러가지 연구가 많이 이뤄졌죠. 비밀이지만요."
토리엘은 샌즈의 능력에 대해서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의 웃음 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 어느 정도 앞에 동굴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고, 그곳으로 가까이 갈수록 아이의 웃음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토리엘은 두번 생각하지 않고 바로 그곳으로 달려갔다. 샌즈도 토리엘을 따라 익숙하지 않은 달음질을 해야 했다.
토리엘이 급하게 거슨의 거처로 들어가자, 아이가 테미와 함께 놀고 있었다. 테미는 자신의 다리가 쭉쭉 늘어나는 묘기를 부리고 있었고 아이는 그걸 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러다가 테미가 먼저 토리엘을 발견했고, 테미는 장난을 멈추고 토리엘에게 다가갔다. 그 모습을 본 프리스크도 뒤를 돌아보았고, 이내 토리엘과 샌즈를 발견했다. 토리엘을 본 프리스크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조금 물러섰다. 그 모습을 보고 토리엘은 조금 상처를 받았으나, 사실 아이는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뒤로 물러선 것이었다. 아이는 해야 할 일이 있었고, 그것을 위해선 응석은 부리지 않아야 했다.
"아가야!"
그러나 토리엘은 아이에게 달려가서 안아주었다. 테미와 샌즈는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고, 따뜻한 품에 안긴 프리스크는 토리엘을 무어라 불러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듯했다. 그러다 이내 프리스크는 입을 열었다.
"토리엘, 여긴 어떻게 온 거예요?"
"너를 혼자 보낸 게 후회되서 그렇단다, 아가야. 여기는 너에게 너무 위험한 곳이야."
토리엘은 품 안에 안고 있던 아이를 쳐다보았다. 아이는 방금까지만 해도 웃으며 테미와 놀고 있었지만, 지금은 무표정으로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토리엘은 왜 갑자기 아이의 기분이 안 좋아졌는지 알 수 없었으나, 자신이 해야 하는 것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아가야. 너 혼자서 모든 걸 해내려고 하지 말려무나. 너 같은 아이에겐 그런 건 너무 어려운 일이란다. 정 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면, 내가 같이 가주마. 아스고어에게 가서, 인간은 괴물의 친구라는 것을 선포하도록 할 거란다. 그게 너에게도 좋지 않겠니?"
프리스크가 그 제안에 답하려던 차에, 방에 들어가 있던 거슨과 언다인이 낯선 목소리를 듣고 나왔다. 언다인과 토리엘의 눈이 마주쳤는데, 언다인은 아스고어와 똑 닮은 괴물의 모습에, 직감적으로 토리엘이 아스고어의 전 부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 거슨은 토리엘을 보자마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하고 토리엘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이런! 전 여왕님 아니신가!"
"거슨! 정말 오랜만에 보네요!"
샌즈는 거슨의 말을 듣고, '역시……'라고 작게 중얼거렸다.
"인간 때문에 여기까지 나오신 게요?"
"네, 여기는 아이에겐 너무 위험한 곳이에요. 이 아이를 위해서, 아스고어에게 가는 길까지 함께 할 거예요."
그 말을 듣고 거슨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머리를 긁었다. 아이는 토리엘의 제안을 그다지 좋아하는 것 같지 않았다. 자기가 직접 만나가면서 친해져야 하고, 아스고어가 인간과 친하게 지내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은 결국 친해지는 것과 거리가 먼 것 같았다. 그리고, 아스고어가 그렇게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아이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은, 자신이 동행했던 샌즈의 죽음이었다. 이 일은 잘 알고 있듯이, 아이의 뇌리에 깊게 박히는 바람에 자신이 아스고어를 만날 땐 그 누구도 동행하지 않길 원했다. 토리엘이라고 희생양이 되지 않으리란 확신을 하진 못 했다.
샌즈는 아이의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웃으면서, 아니라고 대답하는 것도 아니고 어두운 표정으로 고민하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샌즈는 아이에게 다가갔고, 아이는 샌즈가 옆에 오자마자, 마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듯 샌즈의 옆에 꼭 달라붙었고, 그런 모습을 본 테미도 아이의 다리 옆에 꼭 달라 붙었다.
토리엘은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고 참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이가 좋아하는 괴물이 있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 모양새가 마치 샌즈를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대하는 것 같았다. 샌즈는 토리엘이 수상하단 눈초리로 보는 것을 눈치채고, 일단 토리엘을 거들어주기로 했다.
"프리스크, 토리엘 씨 말대로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일행이 많으면 너도 안전할 거고, 결국엔 모두와 친해질 수 있을 거야."
"그래, 아가야. 같이 가자꾸나."
샌즈와 토리엘이 같이 아이에게 말하기 시작하자, 아이도 어쩔 수 없는 듯했다. 특히, 샌즈가 부탁하는 것을 아이는 거절할 능력이 없었다. 아이는 샌즈 옆에 꼭 붙은 채로, 샌즈를 올려다보았고, 샌즈는 웃어 보이며 부탁을 들어달라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괜찮을 거야, 내가 지켜줄게. 아이는 웃음과 끄덕임을 그렇게 이해했고, 아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토리엘은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샌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며, 거슨은 그 풍경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잠깐의 침묵이 내려앉았다가 사라지고, 거슨이 넋두리를 하듯 말했다.
"꼬맹아, 괜찮은 거냐?"
"네?"
"힘들어 보이는구나."
거슨은 아이에 대한 것이나 모든 상황을 거의 알지 못 했으나, 늙은 영웅의 관찰력과 이해심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나고 깊었다. 아이가 무언가를 감당하고 있으며, 뼈다귀가 그걸 어찌 안 것인지 도와주고 있지만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하며, 전 여왕은 상황을 알지 못 하지만 아이를 그저 아끼고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모두 잘 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거슨은 쓸데 없는 소리나 잡 소리를 늘어놓지 않았다. 물론, 거슨이 좋아하는 것은 잡동사니나 처리하면서 옛날 이야기를 하고 푼수 같은 소리를 지껄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렇게 하지 않았고, 아이는 이에 대해 다시 밝은 웃음으로 답해줄 뿐이었다.
토리엘은 아이의 손을 잡아보고 싶었으나, 샌즈에게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가만히 있었다. 또다시 흐르는 잠깐의 묘한 침묵 후에, 아무 말이나 반응도 하지 못 하고 멍 하니 상황을 지켜보던 언다인이 샌즈에게 말했다.
"샌즈, 난 핫랜드까진 못 가. 난 그쪽 지역으로 가다간 말라 죽어버릴 걸."
"여기까지 경호해준 것만으로 충분해, 언다인. 고마워."
이 모든 상황이 거북했던 언다인은, 토리엘과 눈도 마주치지 못 하고 거슨의 거처를 나서려고 했다. 아스고어의 전 부인이면서 인간 아이를 끔찍하게 아끼는 토리엘을 마주한다는 건 언다인에게 그다지 기쁜 일은 아니었다. 자신은 아이를 죽이려고 했으며, 부상까지 입혔다. 언다인은 최대한 빨리 그 자리를 뜨고 싶었다. 아스고어의 전 부인이라면 충분히 강할 테니 자신의 경호도 필요 없겠으며, 게다가 샌즈까지 있으니 자신이 있을 필요는 없어보였다. 아이도 핫랜드를 싫어한다는 언다인의 말에, 따라오라는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거슨의 거처를 나서기 직전에, 언다인은 뒤돌아선 뒤, 프리스크에게 말했다.
"야, 인간."
"네."
"허튼 짓하지 말고. 샌즈 말 잘 들어. 몸 좀 사리고."
그렇게 말한 뒤, 아이의 대답이나 다른 이들의 인사도 기다리지 않은 채 나가버렸다. 프리스크는 그래도 마지막에 들은 말이 기분 좋았는지, 멋쩍은 듯 웃었고, 토리엘은 출구를 향하여 고개를 조금 숙이며 낯선 괴물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샌즈는 한숨을 내쉰 뒤, 아이의 손을 잡고 말했다.
"자, 그럼, 지체하지 말고 가죠."
거슨도, 그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
결국 토리엘, 샌즈, 테미, 그리고 프리스크가 함께 나와 핫랜드 이전까지 걸어갔다. 가는 길에 있던 괴물들은 아스고와 닮은 괴물의 등장에 어리둥절해 했지만, 인간처럼 생긴 발랄한 괴물에 시선이 더 끌린 듯 했고, 결과적으로 서로 잘 친해졌다. 아이는 워터폴 구석구석에 있는 모든 괴물과 친해진 셈이었다. 토리엘은 아이가 그럴 때마다, 옆에서 잘했다고 칭찬해주면서 응원해주었다. 샌즈는 그저 옆에서 그걸 지켜볼 뿐이었다. 테미는, 평소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을 뿐이었고.
그러다가, 핫랜드로 들어가기 바로 전, 바람이 세차게 부는 워터폴의 마지막에서 테미가 갑자기 떨기를 멈추더니 입을 열었다.
"테미…… 집 가야대……!!"
"아, 그래, 테미 마을로 돌아가야겠지."
"아가랑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요, 테미."
프리스크는 서운한 듯했으나, 이 작고 귀여운 괴물이 돌아가는 것을 막진 않았다. 그저 샌즈는 테미에게 집까지 바래다줄지를 물어보았고, 토리엘은 무릎을 굽히며 작은 테미의 발을 맞잡아 악수해주었다. 테미는 혼자서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롬……, 난 도라갈게……, ㅃㅑㅃㅑㅇㅣ!! 기여운 이ㄴ간 나중에 바!!"
테미는 빠른 속도로, 그리고 불안한 모습으로 일행에게서 멀어졌다. 날아가는 건지 달려가는 건지 알 수 없는 움직임이었으나, 어쨌든 테미는 테미 마을로 돌아갔다. 프리스크는 테미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다가, 테미가 사라지자 다시 뒤돌아서 핫랜드로 힘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샌즈는 한 눈을 치켜뜨면서, 테미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프리스크를 따라 걸음을 옮겼고, 토리엘도 마찬가지였다.
…….
테미는 테미 마을로 돌아가다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 자리에 멈추어서, 고개를 조금 들었다. 허공을 보는 것인지, 하늘을 보려고 하는 것인지, 초첨이 제대로 맞지 않는 테미의 눈이 어디로 향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똑부러지는 발음으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애 좀 그만 굴려. 지금 테미 갑옷 가격이 얼만 줄 알아?"
그렇게 테미는, 누구에게 말하는 것인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말을 하면서 다시 테미 마을을 향해. 움직일 뿐이었다.
캬 테미 일침 지려부려써~~~~!!!
퍄 테미 일침 - dc app
역시 로드를 기억하는구나..!
테미도 세이브로드를 기억하는구나 테미갑옷 일침 지렸다 ㄷㄷ 잘봤어
역시 테미는 알고있었구나 ㄷㄷ
마지막 테미말에 소름돋고간다
테미갑옷 ㄷㄷㄷ 지리구요 이제 슬슬 집에 두고온 파피루스가 걱정되는데 파피 인게임에서도 플라위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아니면 그냥 작가가 존나싫어할뿐인가 다음편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어 개추
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