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지하에 둔탁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초록 줄무늬 셔츠 소녀가 신이 난듯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산짐승인가? 이번엔 초콜렛일 수 도 있지 않을까? 이미 죽은 지 꽤 된 소녀가 머무르는 지하에서의 삶은 무료하기만 했다. 그런 에봇산 지하에 떨어지는 것들은 하늘이 내려주는 심심풀이 땅콩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소녀의 눈 앞에 널부러져 있는 것은 자신과 똑 닮은 인간이었다. 드디어 하늘이 소원을 이루어줄 장난감을 보내주었다.

'누굴 닮았는지 참 이쁘네'

파란 셔츠를 입은 떨어진 인간은 곧바로 일어났다. 모르는 장소에서 깨어났는 데도 태연히 일어나 옷을 툭툭 터는 이 아이는 좋은 예감을 주었다. 조금 더 오래 갖고 놀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굴 닮아서 씩씩하고'

덧붙인 한마디에 떨어진 인간이 목소리의 주인공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기막힌 타이밍에 죽은 소녀가 자신이 보이느냐고 물었다. 일어났지만 눈은 여전히 감은 상태로 끄덕이는 모습이 아무래도 다른 인간들과는 좀 다른 듯했다. 웃음이 터져나오는 걸 참으려 입술을 깨물으며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 파트너 나는 차라야! 이곳에 떨어진 첫번째 인간...'

하지만 인간은 관심이 없는지 말하는 차라를 냅두고 무작정 앞으로 걸어나갔다. 기분이 살짝 상한 차라는 저 편이 더 재밌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따라갔다.

'너 이름은 뭔...'

노란 꽃이 나타났다. 아스리엘은 도움이 되는 때가 없었다. 이제 곧 인간이 공격을 맞으면서 자신에게 살려달라고 매달리겠지. 그리고 토리엘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플라위는 나타나지 않았고 토리엘은 누구도 공격할 필요없이 인간에게 말을 걸었다.

토리엘을 만난 뒤에는 차갑던 인간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차라가 옆에서 쓸데없는 것까지 설명을 해줄 때에는 대답 한 마디를 안 하더니 모두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고 좋아할만한 말만 해주며 자비를 베푸는 것이 마치 이들을 알고 있는 듯한 눈치였다. 그러다가도 싸우던 상대가 사라지면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한때 자신의 어머니였던 토리엘이 인간에게 전화를 걸어와 인간이 버터스카치를 좋아할거라고 추측했을 때는 너무나도 차가운 목소리로 시나몬을 좋아한다고 말해 토리엘이 무안해하게 만들었다. 이 인간의 속마음을 알수없어 차라는 답답해 했다.

모든 걸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건 차라뿐만이 아니었다. 샌즈 또한 의심스러워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인간은 차라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친절하고 나긋나긋했기에 의심을 하는 것 자체가 죄악처럼 느껴졌다.

아주 가끔씩 인간은 차라에게 말을 걸었다. 별 쓸데없는 눈덩이들을 바라보며

'차라 이게 뭔지 알려줄래?' 라고 먼저 물을 때면 왠지 말을 걸어준 것이 기뻐 차라는 쇼맨쉽까지 섞어가며 눈덩이를 소개했다. 이럴 때만 인간은 차라에게 웃어보였다. 하지만 이렇게 가끔씩만 자신을 아는 척해도 차라는 인간이 다른 괴물들의 칭찬을 받을 때 이렇게 착하고 인기많은 아이가 자기의 유일무이한 파트너라는 자부심을 느꼈다.

사실은 이 아이와의 모험은 다른 인간들과 달리 정말 재밌었다. 샌즈의 아재개그에 빵 터지기도 하고 언다인이 쫓아올때 부리나케 도망치는 것 아니면 파피루스나 알피스와의 데이트는 생각할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느새 차라는 진짜 모험가라는 생각이 들며 자신의 인류 멸망을 향한 욕망은 잊어버리고 있었다. 샌즈의 심판이 끝나고 여정이 끝이 보일 때 차라는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다. 이 가슴뛰는 모험은 곧 끝이 날 것이다. 인류가 멸망하려면 괴물과의 전쟁이 터져야 했고 그럴려면 인간은 아스고어에게 살해당해야 했다. 원래대로라면 자신은 인간이 아스고어 손에 죽임을 당하도록 파트너를 방해해야만 했다. 아스고어가 따라오라고 한 뒤 자리를 떠난 꽃밭에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던 인간이 멈췄다.

'파트너?'

인간은 울고 있었다. 뼈에 꿰뚫려도 창에 무참히 베여도 울지 않던 인간은 답지 않게 흐느꼈다. 차라는 가슴 속 왠지 모를 고통을 느꼈다. 흔들리면 안 된다.

'차라 나 너무 무서워'

차라는 애써 못 들은 척 했다.

'차라 제발 제발 도와줘 응? 너라면 도와줄 수 있잖아'

입술을 깨물었다.

'우리 같이 나가자 차라 넌 내 파트너잖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간이 차라를 파트너라고 불러준 순간이었다. 이제까지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던 차라는 그토록 자신이 말을 걸었던 인간이 자신에게 애원하는 모습을 보자 우월감과 기쁨에 휩싸였다.

아스고어전은 차라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아스리엘이 중간에 나타났고 차라와 인간은 서로 머리를 맞대어 모두를 구해냈다. 아스리엘을 애타게 부른 것도 인간이 아닌 차라였다. 그리고 모두가 해방되었을 때 차라는 자신의 인류를 향한 증오가 눈 녹듯 사라진 것을 느꼈다. 자신의 파트너도 인간이지만 친절했듯 분명 다른 인간 중에도 좋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파트너 아니 프리스크 새로운 시작인데 나는 뭘 하면 좋을까?'

'너? 차라?'

프리스크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너가 뭘 하게? 넌 죽었잖아'

차라가 멍하니 서있는 사이 프리스크는 자신을 부르는 토리엘의 목소리에 차라를 두고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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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문학이다.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의식의 흐름대로 쓴거라 이상한 부분 있을 수 있다

오류 오타 맞춤법 지적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