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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스는 이미 프리스크 일행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알피스는 프리스크에게 일어난 웬만한 일들을 알고 있었고, 프리스크와 샌즈가 한 대화는 빠짐없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과, 아이를 돕는 샌즈의 태도를 엿본 뒤, 알피스가 택한 것은 시시콜콜한 쇼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오기를 얌전히 기다리는 것이었다. 메타톤도 비슷했다. 방송이라면 온갖 사족을 다 부리는 메타톤이었으나, 아이의 모험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알피스와 같이 보니, 단순히 방송을 위해 난리를 피우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메타톤은 방송을 좋아하지만, 지하 세계의 사정을 아예 모른다거나, 다른 생명체를 공감해주는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하지 않았다. 메타톤은 방송을 정말 좋아할 뿐이지, 다른 것을 신경 쓸 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메타톤은 지금 아이를 어떻게 잘 대해줄지 고민하고 있었다.
프리스크 일행이 핫랜드로 넘어왔을 때, 알피스는 두려워 하거나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메타톤은 자신의 기계 몸체가 정말 깔끔한지 재차 확인하며 용모를 단정히 하려고 했다. 이내, 연구소의 문이 열리고 프리스크, 샌즈, 토리엘이 들어오자 알피스는 당장이라도 메타톤 뒤에 숨고 싶은 것을 참으며 문 쪽으로 다가갔다. 메타톤도 그 뒤를 따랐다.
프리스크가 비치는 대형 화면 바로 앞에서, 두 일행은 서로와 마주쳤다.
"오, 안녕하세요?"
토리엘이 먼저 인사를 건넸고, 샌즈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프리스크는, 이전에 자신이 알피스가 한 매몰차게 내뱉었던 말을 기억하는 듯,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 알피스는 처음 봤더라면 아스고어로 착각했을, 염소 괴물에게 인사하며 말했다.
"안, 안녕하세요. 왕실 과학자 알피스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지하 세계의 대스타, 메타톤이라고 해요!"
"저는 토리엘이라고 해요. 제가 없는 동안 정말 많은 게 바뀌었네요."
알피스는 딱히 뭐라 말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 했다. 원래처럼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고, 프리스크도 알피스에게 말을 걸기 힘든 듯했다. 프리스크는 당장이라도 사과하고 싶을 정도로 알피스에게 미안했으나, 정작 기억하지도 못 하는 괴물에게 사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그 이상한 속에 빠진 탓에 프리스크는 제대로 말조차 꺼내지 못 하는 것이었다. 토리엘은 그저 알피스가 대답하길 기다리면서, 왜 이런 어색한 분위기인지 이해하지 못 할 뿐이었다. 이런 어색한 꼴을 별로 보고 싶지 않았던 샌즈와 메타톤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알피스, 모든 걸 다 본 거겠지?"
"네, 맞아요! 뼈다귀 씨. 알피스와 저는 인간의 여행을 거의 다 봤어요! 무슨 상황인지, 샌즈 씨가 말하고 싶지 않은 것까지도 다 알고 있답니다!"
샌즈의 물음에 메타톤이 대신 대답했다. 토리엘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 해서인지, 샌즈를 쳐다봤다. 샌즈는 말 없이 옆에 프리스크가 비추어지는 대형 화면을 가리켰다. 샌즈의 후드를 입은 프리스크의 모습이 비추어지고 있었고, 표정은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다. 메타톤이 자신의 팔에 달려 있던 버튼을 누르더니, 이내 연구소 전체의 모습이 보였다.
"알피스는 폐허를 제외한 지하 곳옷에 카메라를 설치해 놓았어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간을 그걸로 구경했죠! 그러다보니 여러 사실들을 알게 되었답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에 오늘의 메타톤 표 방송도 취소해버렸어요!"
"사태의 심각성이라니요?"
토리엘이 메타톤의 말을 듣고 되물었다. 토리엘이 알고 있는 것은 아이의 상태가 겉보기보다 훨씬 위중하다는 것 뿐, 괴물이 보기에 심각해보이는 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의지의 힘이나, 여태껏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자리 잡고 있는 플라위나, 아이가 이렇게 된 이유 따위를 알지 못 했다. 토리엘이 질문하자, 샌즈는 난처한 듯 식은 땀을 흘렸다. 사실, 연구소에 있는 이 중에서, 아이의 여행에 관한 진실을 모르는 괴물은 토리엘 혼자였다.
샌즈는 이걸 설명할 자신이 없었다. 프리스크도 이걸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프리스크는 이런 상황이 오기를 바라기보단, 그저 모두와 친해지기를 바랬다. 누군가가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고, 걱정해주는 것은 샌즈 한 명만으로 충분했다. 진심이란 것은 내비출수록 누군가의 마음을 동하게 하지만, 그 진심을 누구에게나 내비치고 싶지는 않은 법이다. 샌즈는 이런 아이의 생각을 놀라울 정도로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직접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막지 않은 것이다. 아이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면, 바로잡으려고 하기보단 그저 돌봐주기만 하는 것이 정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피스는 이런 복잡한 감정 속에 빠진 이들 사이에서 결국 용기를 내어 말하기 시작했다.
"그, 그래. 다 내 탓이지."
그러나 별로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알피스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내, 내가 말하는 꽃을 만들어냈어. 의, 의지를 주입해서 만들어낸 꽃이 도망친지 꽤, 꽤 됐었는데. 결국 내가 잘못 한 거야. 인간의 얘기를 듣고 나서 깨달았어. 거기서부터 잘못 된 거였어. 내가 그런 짓을 안 했으면 인간도 힘들지 않았을지도 몰라. 게다가 내가 만들어냈던 그 꽃이 아……"
"알피스!"
프리스크가 외쳤다. 토리엘의 앞에서, 꽃의 정체를 내뱉으려는 순간이었다. 프리스크는 알피스에게 달려들어서 안아주었다. 눅눅한 연구복 냄새가 프리스크의 코를 찔렀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토리엘이, 아스리엘에 관해 알지 못 하려는 의도도 있었으나, 알피스를 위로하고자 하는 것도 있었다. 다른 괴물들은 이 광경을 그저 보고 있을 뿐이었다.
"미안해요. 그리고, 괜찮아요. 알피스 탓이 아니에요."
"하지만……"
"무슨 말을 한 건지 저는 이미 다 알고 있어요. 다 괜찮아요. 그냥, 괜찮아요. 다른 괴물들도 다 이해해줄 거예요. 무서워하지도 말고, 자책하지도 말아요. 전 알피스 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것 때문에 불안한지 이미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 괜찮을 거예요. 전 알고 있어요."
프리스크는 알피스를 안아준 채로 호소했고, 알피스는 눈가가 촉촉해지며 울음을 참고 있을 뿐이었다.
샌즈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이가 해준 이야기 중엔, 알피스에 관한 것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저, 이전에 같이 지하 연구실에 갔다가 융합체를 본 뒤, 차라가 눈길 한 번 제대로 주지 않은 채 알피스를 버리고 알현실로 향했다는 것 밖에 얘기해주지 않았다. 단순히 융합체를 본 것만으로 알피스의 사정을 이해한 것인가? 알피스가 플라위를 만들어낸 장본인이었다는 것조차도 알고 있었단 말인가?
단순히 알피스를 빨리 안심시키기 위한 거짓말일지, 정말 아이가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수단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샌즈는 아이에게 그것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으나, 모두와 함께 있는 이 와중에 이런 질문을 할 순 없었다. 너는 도대체 어디까지 몇 번이나 겪은 거야?
의지라는 말을 들은 토리엘이 어느 정도 상황을 눈치챈 듯했다. 토리엘도 여왕이었고, 강력한 괴물이었으므로 의지의 힘에 대해 모르지 않았다. 토리엘은 샌즈를 쳐다봤고, 샌즈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의 여행, 의지의 힘, 아이의 정신적 고통, 이 모든 것에 대한 대화는, 그런 한 번의 눈길과 한 번의 끄덕임으로 끝났다. 토리엘은 어머니로서 본능적으로 모든 것을 이해했다. 샌즈가 해준 일전의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토리엘은 아이의 처한 상황을 모두 이해했고, 결단을 내렸다. 토리엘은 메타톤에게 다가가 말했다.
"메타톤 씨?"
"네! 토리엘 씨! 아니, 여왕 님? 어쨌든, 이 감동적인 순간에 무슨 일이시죠?"
"방송을 하신다고 하셨죠? 괴물들이 시청을 많이 하나요?"
"당연하죠! 지하 유일의 방송이니까요!"
토리엘은 알피스를 안아주고 있는 프리스크를 잠시 내려다본 뒤, 다시 메타톤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스고어, 그 괴물에게 가기 전에 할 일이 하나 있어요. 저 좀 도와주세요."
"당연히 도와드려야죠! 저에게 부탁하신다면, 무슨 일을 하시려는 건지 감이 오네요! 조명, 카메라, 그리고 감동을 준비하겠습니다!"
프리스크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토리엘을 쳐다봤다. 알피스도 눈물을 닦고 아이에게서 떨어져 나와 결연한 표정을 한 토리엘을 올려다 보았다.
"연설을 하겠습니다. 준비해주세요."
잘 읽었어 전편 다 읽은게 아니라 가끔 한두편씩 읽는데 문장이 깔끔해서 참 신기하다 문장 하나하나가 물에 한번 씻어낸 것같아서 읽고나면 항상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임 완결까지 힘내라
항상 재밌게 보고있고 완결 거의 다와가는거같네 끝까지 가라
전 여왕의 카리스마를 보여 줄 때이네.
끝이...보인다!!
토리엘이 연설한다고 하면 거슨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괴물들 반응은 수염깎은 아스고어가 여자 목소리 내면서 연설한다고 생각할 것 같다
플라위가 너무 조용한데
어머.
비추가 와 많은 것이지? - dc App
비추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