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가 살던 마을에선 사실 예전부터 내려오던 미개한 풍습이 있었던 것이다...
어린 여자아이를 제물로 바쳐 산의 동굴, 깊은 구멍 아래로 떨어뜨려버리는 풍습이...
이 풍습의 더 끔찍한 점이 있었는데...제물을 바치기 전에, 어린 생명을 희생시킨다는 죄악감을 공유하기 위해
마을 내의 성인남성들이 모두 한번씩 제물이 될 여자아이를 돌아가며 강간한다는 것.
모두 다같이 가해자라는 죄악감을 공유함과 동시에 어둡고 질척한 동지의식마저 피어나게 만든다는 수법이었던 것이다.
거기다가 그 광란의 윤간파티의 처음을 끊는 건 다름아닌 친아버지. 제정신인 사람이 혈육의 생명을 선뜻 내놓을 리가 없으니, 그 또한 '가족을 잃어버리게 될' 피해자의 입장에서 범죄자로 타락시켜 버린 뒤에 일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차라가 '성인 남성'이자 '아버지'인 아스고어에게 장난을 위장해 살의를 드러냈던 사건의 복선이 된다.
그러면 차라는 어떤 경위로 에봇산에 떨어지게 되었는가?
아무리 마을 전체가 윤간의식에 참여한다고는 하지만, 하루만에 끝낼 수는 없는 일.
제물의 몸도 씻겨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잠도 재워야 하고, 남자들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은 번제 진행위원이자 감시역인 남자 한 명이 도맡아 하게 되었는데...
차라는 남자가 자기의 밥을 준비해줄 때, 습관적으로 칼을 들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잠깐의 휴식시간, 남자의 칼을 빼앗아 찔러버린 뒤 탈출한다.
이것은 나중에 차라가 무기로 식칼을 선택하는 것의 복선이 된다.
하지만 마을에서 벗어난다 해도 갈 곳도 없는 어린아이.
가족과 부모님들은 마을에 있고, 다른 마을로 가봤자 일을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니고,
심지어는 마을의 축제위원회는 살인자이자 자신의 운명을 거부한 비겁한 탈주자를 수색하기에 이른다.
어린아이의 발로는 당연히 수색대를 따돌릴 수가 없고...점점 어느 산으로 몰리게 되는 차라...
어차피 잡혀서 죽을 거라면, 자기 뒤에 또다른 여자아이가 희생되지 않도록, 제물이 되어주겠다고 생각과...
약간의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산에 뚫려있는 깊고 어두운 동굴에 몸을 던졌지만
사실 거기는 마을에서 제물을 바치는 동굴이 아니었던 것이다...
라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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