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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와줘, 살려줘.


누가 이런 살인자를 도우러 오겠어?

안 그래?

****


둘은 그저 말없이 산을 올랐다.

앞에 가는 샌즈를 쳐다보던 에러스크는 한참을 걷는데도 멈출 기미가 없는 샌즈에게 불평을 늘였다.


"잠깐, 언제까지 걷는 건데?"

"heh- 조금만 더 가면, 이야기하기 좋은 곳이 있거든."


샌즈의 분위기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부드러워졌다고 에러스크는 생각했다.

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긴장하고 있었다.


샌즈는 옆에 난 오솔길로 들어섰고, 에러스크는 멈춰 섰다.

눈 밟는 소리가 자신의 것밖에 들리지 않자, 샌즈도 멈춰 섰다.


"뭐해?"

"...죽이려고? 거슬리니까?"

"huh? 뭐..?"


샌즈는 진심으로 당황했다.

죽인다는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 소녀는 어딘가 괴로워 보였다.


"여기도 충분히 멀잖아. 그럴 거라면 차라리.."

"..아니, 그저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야. 꼬맹아. 내가 생각 하는 게 맞다면, 너는.. 뭐.. 그래도, 역거운건 변함없지만."


에러스크는 한숨을 내뱉고는, 다시 묵묵히 샌즈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샌즈도 그것을 보고, 다시 앞으로 걸었다.


오솔길의 끝에 다다르자, 산 아래의 풍경이 보이는 곳이 나타났다.

별을 보기 위한 망원경과 벤치가 하나 있었고, 조금 앞은 절벽인지, 서툴게 만들어진 울타리가 있었다.


"heh- 역시 별을 보기엔 여기가 최고지."


샌즈는 느긋하게 걸어가 벤치에 앉았다.

에러스크는 앉을 생각은 없었다.

그저 벤치의 옆에 서서 샌즈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니, 샌즈가 아니라 그의 목에 둘린 머플러다.


"heh- 뭐야. 이게 탐나는 거야? 아쉽지만 안돼. 우리 집 꼬맹이의 작품이거든."

"필요 없어. 그저.. 네가 그녀가 말한 길 안내인인지 고민했을 뿐이야. 아닌 거 같지만.."

"heh.. 계속 서 있을 꺼야?"

"날 싫어하는 놈이랑 같이 앉을 정도로, 난 뻔뻔하지 않아."


에러스크는 여전히 샌즈에게 으르렁거리듯 인상을 구겼다.

샌즈는 평소의 여유로운 얼굴로 편하게 벤치에 기대앉았다.

그리고 주머니 속의 병을 만지작거리다 꺼내 들었다.

그 순간 에러스크의 손이 뻗었고, 샌즈는 중력 마법을 썼다.

하지만, 에러스크가 멈춘 건 순간일 뿐, 다시 움직이자, 샌즈는 살짝 당황했다.

결국, 당황한 샌즈가, 에러스크가 입은 옷에 중력 마법을 걸고, 뒤로 날려버렸다.


"읏..!"

"이런.. 미안. 조금 당황해서 그래.. 꼬맹이 너, 데체 뭐야?"

"내가... 알아.."

"..heh? 뭐?"


에러스크는 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그녀는 옷을 털며 다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내놔."

"oops- 그건 안돼. 이런 건 줄 수 없지.. 이건 분명 영혼이야. 그렇지?"

"역시 네건 아니잖아."


에러스크가 앞으로 나오자, 샌즈는 뼈를 솟구쳐서 에러스크의 진행을 막았다.

듬성듬성 틈이 있는 뼈는 마치 감옥의 철장과 같았다.


"읏.. 너..! 대화만 한다 해놓고!"

"진정해, 꼬맹아. 너 지금 너무 머리로 피가 쏠렸다고."

"으으으... ....칫.."


에러스크는 가로막은 뼈를 잡고 있다가, 떨어졌다.

샌즈는 그걸 보고 입을 열었다.


"좋아. 적당히 진정한 거 같고.. 이거말인데.. 네가 떨어진 곳 근처에 있던 거야."


샌즈는 병을 살짝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