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올라왔던 개념글인데 정작 글 올라온 당시는 모바일로 갤질하느라 못 읽었고 지금 읽어봄.
읽으면서 오싹오싹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진짜 잼나더라.
근데 내가 머리가 나빠서 내용을 제대로 이해한 게 맞는지 잘 모르겠더라.
내가 멋대로 과잉해석했을 가능성이 솔직히 너무 높은데
만약 내가 이해한 내용이 맞다면 저 작품 하나에서
정말 다양한 메시지를 동시에 표현한 것 같거든
마음 같아서는 만든 갤러한테 직접 물어보고 싶기도 한데
애초에 그런 건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좀 그렇다.
저 이야기 읽은 갤러 중에 내가 이해 못한 부분을 명쾌하게 해석해줄만한 사람이 분명 있을 것 같아서 질문함.
일단 해당 동화는
언더테일 게임 원작의 두 등장인물을 연상시키는 두 명의 아이가 나온다.
원작의 인물을 차용한 건지 아닌지 여부도 마이너한 메시지랑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묻고 싶은 핵심적인 질문과는 비교적 관계가 적으니 일단은 차용한 것으로 상정하고 질문 쓸게.
질문 1. 동쪽으로 간 뱀이 겪게 되는 부조리는 주제와 연관하여 무엇을 의미하는가.
원작 게임에선
플레이어가 자신을 둘러싼 게임 속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그리고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서 이야기의 행보가 determine 되잖아.
이야기 중반에서
본래 한 몸이었던 뱀은 두 몸으로 갈라져
자아를 찾기 위해 동서로 각자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나는 여기까지 읽을 때 까지만 해도 이 이야기가 다루려는 핵심 메시지는 원작과 비슷하게
우리를 둘러싼 세상 모든 것들에 당신은 어떤 안목을 가지고 대처할 것인가. 일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것 같아서.
사실 질문1은 질문2의 답이 나오면 다소 파악이 될 것 같다.
혹시 이야기의 핵심 주제에 대해 이해 가는 게 있음 뭐라도 좋으니 적어주라.
질문 2. 동뱀의 자아찾기 여행이 실패한 원인은 동뱀이 주체의식이 부족한 찐따이기 때문이다?
있잖아.
세상은 아름다워. 그리고 우리는 그에 어울리지 못하지.
우리가 세상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해도 결국 상처받을 뿐이야.
우리 같은 존재는 처음부터 아름답지 못해.
우린 그런 존재이니까.
위는 동화 본문 중 서뱀의 대사임.
비록 이야기 상에서는 동뱀 서뱀으로 나뉘긴 하지만
나는 저 두 마리의 뱀은 결국 동뱀이라는 자아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뱀이기에 저런 대사가 나왔다고 생각했다.
동뱀은 자신의 존재와 자아를 타인이 지정해주기를 갈망하면서 여행을 떠나는데
그래놓고는 결국 타인이 지정해준 자신의 존재(사악한 존재)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잖아.
막상 여행을 해보니 동뱀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것도 없을 터인데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부조리한 비난을 하게 되고
동뱀은 자기 존재가 정말 저런 사악한 것인지 받아들이지 못해 사람들을 잡아먹어버리고
서뱀이라면 뭔가 해답을 찾았겠거니 해서 한 질문에 서뱀(=동뱀)이 저렇게 대답하지.
나는 저 대사를 이렇게 이해했다.
있잖아. 세상은 아름다워. 그리고 우리는 그에 어울리지 못하지.
(세상이 아름답든 말든 그런 건 내 자아와 관계없고 신경 쓸 필요 없다.)
우리가 세상을 받아들이려 노력한다 해도 결국 상처받을 뿐이야.
(남들 잣대가 어떻든 그걸로 날 평가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 없다.)
우리 같은 존재는 처음부터 아름답지 못해. 우린 그런 존재이니까.
(근데 우린 남 시선에 눈치보는 찐따고 남이 정해주지 않으면 주체도 없는 병신이니까 아름답지 못하다.)
수학문제도 아니고 애초에 예술에 딱 떨어지는 해답이 존재할리는 없지만
그래도 분명 만든 갤러가 의도한 답안의 스트라이크 존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질문해본다.
근데 쓰다보니 길어져서 누가 읽을까 걱정부터 드네.
그리고 그냥 사소한 소감이랑 사소한 질문.
이야기의 소재로 쓰인 꼬리를 문 뱀의 모습처럼
이야기 또한 시작과 끝이 서로 끊임없이 맞물리도록 되어있는데
만든 갤러가 애초부터 작정한 건지
아님 Wix라는 플랫폼 자체의 기능이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면 첫 페이지로 돌아오게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더라.
의도야 뭣이었든 개인적으로 정말 인상적이었고 마음에 들었던 부분 중에 하나였어.
이야기의 종반에서 여행의 결말에 멘붕한 뱀은 다시 자기 꼬리를 깨물기로 마음먹는데
제 꼬리를 가만히 물고 있으면서도 그 평화에 만족 못하고 또다시 자신의 자아에 의문을 가지게 되지.
그리고 마지막 장을 넘기면 다시 이야기의 첫 부분으로 돌아가서
‘꼬리를 물고 있는 한 아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로 시작하는 게 인상적이었어.
영원히 고통 받을 동뱀이 너무 불쌍하다. Wix가 원래 저렇게 첫 페이지로 돌아가는 건지 궁금한데 혹시 알면 알려줘.
갤로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