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을 전해 들은 샌즈와 언다인은 아무 말이 없었다. 갑작스럽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이런 상황에 할 말을 찾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알피스의 핸드폰 화면에는 아까 그 장면을 캡처한 사진이 떠 있었다.

\".......\"

천하의 파피루스조차 어떤 말을 할지 고민할 뿐이었다.

\"...... 메타톤한테는 내가 얘기할게.\"

알피스의 말이 한참 동안의 무거운 침묵을 깼다.

\"무슨 장난질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뭐 그나마 다행인 건,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잖아....... 방송에 조금 쌀쌀맞게 나오긴 했지만.......\"

알피스는 자신의 말이 누구에게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
- 프리스크......!

프리스크는 어젯밤 꿈이 갑자기 떠올랐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방송에 나온 샌즈의 굳은 얼굴은 꿈속의 그와 닮아 있었다. 프리스크는 가만히 서 있는 샌즈를 바라보았다.

\"...... 뭘 그렇게 얼어 있어, 꼬맹아?\"

샌즈는 뇌리를 스쳤던 불안감이 현실화되어 자신과 친구들 사이를 꿈틀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친구들, 그 중에서도 특히 프리스크가 그런 복잡한 표정을 짓는 것은 싫었다.

\"메타톤도 없는 가짜가 나한테는 있는 거잖아? 재밌게 생각하라구. 신기하잖아.\"

애써 밝게 말했지만, 그래 봤자 분위기를 바꿀 수는 없었다. 샌즈는 프리스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어 보였다.

\"자, 이제 집 가서 발 닦고 잠이나 자자고.\"


\"이 위대한 파피루스 님은 혼자서도 갈 수 있다고!\"
\"내가 걱정돼서 안 돼.\"
\"다, 다들 조심히 가.\"
\"샌즈, 부탁할게.\"
\"알았어. 파피루스, 이따 봐.\"

언다인은 알피스와 파피루스를, 샌즈는 프리스크를 집에 데려다 주기로 했다.

\"꼬맹아, 아주머니께 전화는 했지?\"
\"응. 이제 집에 간다고 했어.\"
\"잘 했어, 착하네.\"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길을 둘의 그림자가 나란히 걸어갔다.
어두운 길을 보니 프리스크는 꿈속의 어둠이 떠올라 무서워졌다.

\"...... 샌즈.\"
\"응, 꼬맹아.\"
\"손 잡고 가자.\"

샌즈는 이유를 묻는 대신 가만히 프리스크의 손을 잡았다. 손을 통해 맥이 작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왜 이렇게 차?\"

샌즈는 잡은 손을 후드 주머니에 넣었다.

\"고마워, 샌즈.\"

샌즈는 이 길이 끝없이 이어져 계속 이런 채로 걸어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꼬맹아.\"
\"응?\"
\"걱정하지 마.\"

프리스크의 눈은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응.\"

꿈속 샌즈의 잔상이 자꾸 어른거렸지만, 프리스크는 샌즈를 봐서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샌즈는 괜찮아?\"
\"뭐, 내일 그릴비에 가면 무슨 일이었냐고 다 물어보긴 하겠지. 그거 말고 더 있어?\"
\".......\"
\"집에 가면 일찍 자. 별일 없을 거라니까?\"

샌즈는 어떻게든 프리스크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 불안감이 이 작은 아이를 삼키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남들이 모르는 것\'을 알고, 걱정하며 불안해하는 것은 자신 하나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치만 샌즈.\"
\"응.\"
\"난 혹시나 가짜 샌즈가 와도...... 알 수 있을 거 같아.\"

프리스크에게 있어 샌즈는 친구지만, 에봇 산에 오기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큰 형이나 아빠의 따뜻함을 준 존재이기도 했다. 물론 프리스크는 아직 어려서 샌즈의 눈빛에 숨은 또 다른 사랑을 알지는 못했다.
샌즈는 그의 말이 너무 대견하고 사랑스러워서 웃음이 나왔다.

\"어떻게?\"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정작 자신의 감정은 알지 못하는 그의 어린 마음에, 샌즈의 감정은 더욱 차올랐다.

\"그래, 똑똑하네.\"

그저 아직 표현할 수가 없어서 머리만 쓰다듬을 뿐이었다.


\"잘 자렴, 우리 아가.\"
\"엄마도 안녕히 주무세요.\"

토리엘과 프리스크는 서로의 볼에 뽀뽀를 했다. 프리스크는 자리에 누워 이불을 덮고, 토리엘은 방을 나갔다. 그는 어제의 악몽도, 샌즈 일도 잊고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

문득, 프리스크는 눈을 떴다.
화장실이 가고 싶은 것도, 방이 춥거나 더워서도 아니었다. 그저, 갑자기 눈이 떠졌다.

\".......\"

눈앞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 아주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샌즈......?\'

낯익은 얼굴이었지만, 낯선 감정이 그의 눈빛에 가득했다. 쓸쓸하고 우울하며, 한없이 차가운 빛만이 그의 눈에 떠돌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프리스크마저 무엇인가가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입을 열고 소리를 내려는 순간이었다.
샌즈의 얼굴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손으로는 프리스크의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그의 이마와 양쪽 뺨, 그리고 입술에 차례로 입을 맞추었다. 뼈의 딱딱함과 차가움이 얼굴을 감쌌지만,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그 슬프고 비통한 눈빛이 자신에게 스며듦을 느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