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
(출저 : https://youtu.be/VRKWSCcOYjE)
(Ideal / 이상 (Soul Da x Neal K))
09 - Garland.
프리스크는 재채기를 한 번 씩했다.
그것은 괴물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신호가 되었고, 만나는 괴물들은 친절하지 않았다.
움직이는 것만 볼 수 있는 강아지는 그나마 쉬웠다.
가끔 재채기 때문에 들킬 뻔 하긴 했지만, 개처럼 생긴 외모답게, 따뜻할 거 같단 생각으로 만졌다.
그러자, 개는 당황해했고, 몇 번 더 그렇게 해보자, 도고는 피곤하다면서 들어가 버렸다.
그저 호기심에 와서 자랑만 하던 괴물도 있었다.
"내, 내모자 어떻게 생각해?"
"에..? 어어.. 꽃이 피면 꽤 예쁠 거 같아."
물론, 이 대답을 찾기 위해 두 번은 더 죽었지만 말이다.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리는 가시덩굴로 만든 모자를 쓴 얼음괴물은 어디론가 가버렸다.
중간에 얼음 갈림길에서 샌즈가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샌즈는 나무에 기대어, 프리스크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 왜 그래..?"
"..뭐, 그 꼴로 잘도 돌아다니는구나 싶어서."
그 말을 끝으로 샌즈는 두 눈구멍을 닫아버렸다.
아무리 봐도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였기에, 프리스크는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한번 북쪽으로 가봐."
그 말에 고개를 돌렸지만, 그 자리에 샌즈는 없었다.
프리스크는 그 짦은 새에 대체 어디로 사라져버린 것인지 알 수 없는 샌즈를 두리번거리며 찾아봤지만..
눈이 닿는 곳에는 없는 듯 보였다.
"콜록.."
프리스크는 작은 기침을 내뱉으며 이미 차가워져 버린 몸을 감싸 안고 북쪽으로 가보았다.
거기에는 눈사람 하나가 있을 뿐이었다.
"..? 콜록.. ..엣취! ..으으.. 쿨쩍.."
"저런, 감기가 걸렸나 보네. 목이 다 쉰듯하군."
눈사람이 말을 했다.
프리스크는 그 사실에 깜짝 놀라 쳐다보았다.
눈사람이 혹여 움직이는 건 아닐까 생각하며 경계했다.
"아,아.. 그렇게 경계하지 마. 난 보다시피 아무런 힘도 없는 눈사람이니까. 이런데에 오는 건 꽤 드물거든."
"...그렇구나.."
프리스크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눈사람은 그런 프리스크를 보면서 변하지 않는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그런 드물은 너한테 부탁 좀 해도 될까?"
"어.. ...무,물론이야!"
프리스크는 누군가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에 너무나도 기뻐했다.
필요 이상으로 눈사람에게 바짝 붙자, 눈사람은 힘없는 웃음소리를 냈다.
"하하.. 넌 참 이상한 인간이구나. 보통은 그냥 가버리던데 말이지.."
"눈사람..씨의 부탁 들어주면 친구가 되는 거잖아. 난 그게 정말 좋아! 읏.. 콜록 콜록..!"
"이런, 감기가 심하구나. 그럼 본론만 말할께.. 내 일부를 가져가 줘. 세상을 구경하는 게 내 꿈이거든."
"어..? 그거면돼..?"
"응. 내 일부가 가는 곳은 나도 볼 수 있어. 아, 그렇다고 들고 다니란 건 아니야. 어딘가에 먼 곳에 놓아두면 돼."
"어.. 어렵지 않아."
프리스크는 눈사람의 몸에 살짝 손을 대었다.
찬기가 손바닥을 휘감았지만, 참고 살짝 떼어냈다.
그것을 만지고 있자니, 눈사람의 조각은 녹지 않았다.
그것을 프리스크는 자신의 주머니에 욱여넣었다.
"하하, 고마워. 네 감기가 심해 보이니까, 지하에 있는 상자를 이용하는 게 좋을 거야. 그건 어디에든 있고, 어디서든 통하거든."
"엣.. 아.. 그 상자.. 가르쳐줘서 고마워! 엣취! ..으으.. 쿨쩍.."
프리스크는 차게 얼어버린 자신의 몸을 쓰다듬었다.
마찰열로 조금이라도 체온을 올리려고 말이다.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더 나아가자, 파피루스와 샌즈가 보였다.
"녜헤헤헤! 어서 오시라 인간! 내 수풀 미로에 온 걸 환영해!"
"heh.. 파피루스. 수풀이라기엔 나뭇잎이 하나도 없는데.."
"에이이! 그래도 가지치기는 잘 정돈해 놨으니 미로가 맞아!"
샌즈와 파피루스는 미로의 출구로 보이는 만들어진 다리 위에서 프리스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앞에 있는 미로의 입구를 바라보았다.
여기에도 아치로 꾸미려고 한 정성은 보이지만..
갈색으로 장식된 딱딱한 무언가의 넝쿨만 가득했다.
그래도, 용케 여기까지 자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녜헤헤! 자! 그럼 인간! 내가 똑똑히 지켜볼 테니, 이 미로를 풀어보시라!"
프리스크는 눈앞의 아치로 향하고, 한쪽 손을 살짝 다듬어진 가지에서 띄우고 걷기 시작했다.
책의 어딘가에서, 혹은 누군가에서 들었을 법한 미로의 탈출방법이었다.
미로의 막다른 곳에서는 항상 응원하는 쪽지와 머핀이 있었다.
그것을 줍고 잠시 위를 보면, 다리 위에서 팔을 파닥이며 기다리는 파피루스가 뭔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그때마다 배시시 웃으며 앞으로 향했다.
긴 듯, 짧은 듯이 미로를 빠져나오자, 파피루스가 급하게 뛰어 내려와 프리스크에게 잘난듯한 포즈를 취했다.
"세상에! 이것을 빠져나오다니! 인간은 정말 똑똑해! 그렇지 형?!"
"heh- 뭐, 그럴 수도 있고.."
"형! 오늘 왠지 평소보다 더 반응이 게으른 거 알아?!"
"그랬던가 -? 뭐, 그럴 수도 있고.."
샌즈는 하품을 하며 손을 대답 대신이듯 휘적였다.
파피루스는 그것에 왼발로 땅을 팍팍 차며 분해했다.
"으으으..! 아무튼 인간! 아쉽지만 퍼펙트하지 않았어! 머핀이 두 개는 더 있었다고! 다음엔 퍼펙트하게 통과하길 기대할게!"
파피루스는 그 말을 한 다음, 재빠르게 모자에 손날을 툭 치며 경례하듯 하며 달려나가 버렸다.
뭔가 반짝이는 것이 잔뜩 뿌려질 거 같은 느낌이었지만, 프리스크는 품 안의 머핀을 가득 들고 뺨을 긁적일 뿐이었다.
"heh- 뭐.. 내 동생은 꽤 소란스럽단 말이지.. 그래, flower. 그거 먹지 않는 게 좋아. 무슨 맛일지는 나도 모르거든."
샌즈는 어깨를 으쓱이며 걸어가려 했다.
"저기.. 샌즈.. 콜록.."
"..뭐야? flower."
"샌즈는 팝..이라는 해골을 굉장히 좋아하는 거 같은데.. 그럼 왜 이걸 먹지 말라고 하는 거야?"
"...어.. 좀, 미묘한 질문이네.. 그냥.. 뭐, 인간은, 복잡하잖아?"
샌즈는 어깨를 으쓱이며 애매한 대답을 했다.
프리스크는 샌즈를 쳐다보다가, 머핀의 포장을 뜯고 한입 베어 물었다.
과일의 향이 퍼졌다.
식다 못해, 조금 얼어버린 듯 뭔가 씹히기도 했다.
그래도 프리스크는 그것을 꿋꿋이 전부 삼켰다.
"맛있는데.."
"heh- 운이 좋네. 조합이 괜찮았나 봐? 내 말은.. 그냥, 파피루스가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말이지.. ..heh.. 난 간다."
샌즈는 뺨을 긁적이며 뭔가 더 말할 것 같더니, 빨리 여기를 벗어나려고 하는 듯 보였다.
프리스크는 더이상 샌즈를 멈추지 않았다.
그저 품 안에 남은 3개의 머핀을 주머니로 욱여넣었다.
힘내.꽤 잘 쓴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