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 개연성 조또 안써져서 다른 거 들고옴. 존나 미칠 것 같다 쉬바...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창문 너머로 비치는 햇살은 따스했고, 아침으로 파피루스가 만들어준 스파게티는 지하에서 살던 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먹을만했다. 비록 동생이 하는 요리중 먹을만한 것은 스파게티 하나뿐이라 삼시 세끼를 스파게티로 때우긴 싫은 샌즈가 직접 부엌에 서야만 했지만. 그래도 그런 자잘한 문제를 제외하면 지상에서의 삶은 놀라울 정도로 평온했다.
그러니까, 달에 한두 번 즈음 오는 편지만 아니라면 완벽했을 것이라고 샌즈는 생각한다.
"샌즈!! 인간한테서 편지가 왔어!!"
"오, 정말? 세상 60억 명이나 되는 인간이 나한테 편지를 보냈단 말이야?"
"녜엨!!! 내 말은, 프리스크한테서 편지가 왔다는 말이었다고!!!"
아침을 먹은 후, 신문을 가지러 나간 파피루스가 들고온 것은 작은 편지봉투 두 개였다. 겉면에 깨알같은 크기로 적힌 발신인의 이름은 채 보이지 않았지만, 물론 샌즈는 그 글씨의 주인이 누군지 놀라울 정도로 확실하게 알고 있었다. 다만 그것을 모른척 한 것은 순진한 제 동생을 골려주고 싶은 마음과, 그리고, 그 편지를 모른척하고 싶은 자신의 속내가 적절히 뒤섞인 탓이리라.
샌즈 몫의 편지를 형에게 건내준 파피루스는 신나서 봉투칼을 찾으러 제 방으로 뛰어올라갔다. 원래 제 동생에게 편지를 칼로 정성스럽게 개봉하는 섬세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유독 프리스크에게서 오는 편지만은 마치 신어神語가 적힌 판서를 다루는 성직자마냥 조심스럽게 다루고는 했다. 작은 해골은 동생의 옷장 깊숙히 놓인 상자 안에 프리스크가 보낸 편지더미가 소중하게 보관되어 있는 것을 안다.
파피루스가 그의 방문 너머로 사라지는 걸 확인한 샌즈는 느릿한 손길로, 그러나 거칠게 제 손에 쥐인 봉투 입구를 잡아뜯었다. 찌직, 종이가 찢겨지며 낸 애처로운 비명소리에도 해골은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의 조심성 없는 손길에 안에 든 내용물까지 조금 찢어진 듯 했지만, 별로 상관없는 일이었다. 아이가 샌즈에게 보내는 편지는 항상 그 내용에 별 차이가 없는 탓이다.
한 쪽이 찢어진 편지지를 해골은 무심한 눈길로 읽어내린다.
[샌즈에게,
안녕 샌즈, 나는 지금 원시림을 탐방하고 있어. 역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 그런지 위험한 생물들이 많아. 당분간은 여기 있을 것 같네.
이번엔 이름모를 뱀한테 물려 독이 퍼져 죽었어. 전혀 본 적 없는 종류의 뱀이었는데, 독성이 정말 강하더라. 앞으로도 여러번 같은 내용을 보낼지도 모르겠다... 다음에 죽으면 또 편지할게.
프리스크]
아마 다른 사람, 혹은 다른 괴물이 이 편지를 읽는다면 아이를 무슨 망상증을 가진 정신병자로 취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샌즈의 견해도 크게 다르진 않았다. 샌즈가 봤을 때 아이는 정말, 온갖 다양한 죽음을 겪지 못해 안달난 정신병자였으니까.
샌즈는 거진 10초만에 다 읽은 편지를 도로 접어 봉투에 구겨넣었다. 제 발뼈보다 큰 슬리퍼를 질질 끌며 부엌으로 간 해골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가스렌지를 켜고, 그 위로 편지를 던져넣었다. 종이는 금새 불이 붙어 새빨간 불길을 낼름거리며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마침내 회색 재로 화할때까지. 해골은 그 모양새를 무심히 지켜보았다.
3년 전, 지상에 올라온 후 1년쯤 지난 어느날. 프리스크는 갑자기 배낭 하나만 둘러메고는 여행을 떠났다. 모두가 '세상을 둘러보고 오고싶다'는 아이의 말을 철썩같이 믿었지만, 샌즈만은 아이를 의심하고 아이의 의중을 헤아리려 노력했다. 어쩌면 프리스크는 지상에서의 평화로운 삶이 질린 것일지도 몰랐고, 그것이 정말이라면 샌즈는 아이가 무모한 짓을 하지 않도록 감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지상은 지하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넓었고, 과거처럼 샌즈가 아이를 따라다니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감각을 곤두세우며 언젠가 찾아올 순간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말곤 없었다.
그리고 아이가 여행을 떠난 지 1개월 쯤 뒤. 옆집에 이사온 인간 부부가 파피루스를 보고 깜짝 놀라는 것을 낄낄거리며 지켜보던 샌즈는, 문득 처음 겪는 것이 분명할 이 장면을 어디선가 본 듯 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을 깨달았다. 지하에서 지겨울 정도로 겪얶던, 익숙한 기시감이었다. 샌즈의 불안이 현실이 되었다. 아이가, 지상에 올라와서도 제멋대로 시간을 되돌린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해골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일주일 뒤 도착한 편지에서 프리스크는 가벼운 말투로 '그랜드 캐년을 관광하다 떨어져 죽었다'는, 헛웃음조차 안나올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을 시발점으로, 샌즈는 달에 두어 번 어찌 죽었다는 프리스크의 편지를 꼬박꼬박 받게 된 것이다.
'헤, 정말 웃기지도 않는군...'
해골이 작게 헛웃음에 가까운 한숨을 쉬자 가스랜지 위에 쌓인 회색 잿더미가 사방으로 흐트러졌다. 마치, 괴물들이 죽고 남기는 먼지더미 같은 모양새다.
사실 아이의 기행을 이해할 수 없는 것과는 별개로, 프리스크가 평화로운 일상에 염증을 느껴 온갖 죽음을 찾아다니는 것이라면, 그것은 샌즈로서는 매우 지향할만한 일이었다. 적어도 아이가 지하로 돌아가 모든 괴물을 학살하고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다니는 것 보다 몇 배는 나은 상황임이 자명하지 않은가. 비록 끝에 아이가 어떤 방향으로 치닫는다 해도, 그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직 먼 미래의 일인 것 같았다...
샌즈는 재만 남은 가스랜지의 불을 끄며, 이 처참한 주방 상황에 대해 동생에게 바칠 변명거리를 생각하기로 했다.
ㅊㅊ (샌즈는 최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