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는 오늘도 이른 아침에 일어나 허릿춤을 앙상한 손으로 끄적였다. 검게 때 탄 팔뚝과 지저분한 얼굴에는 고된 삶의 흔적이 서려 평생 갈 흉터를 남겼다. 새벽녘의 경계선에 비추는 문을 슬쩍 열어보았다. 세상 어디간 줄 모르고 그저 코를 골며 달콤한 꿈에 빠진 동생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 파피루스는 꿈 속에서도 꿈, 현실에서도 꿈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 꿈은 곧 허상이 되어 샌즈의 두 어깨를 짓눌렀다. 감히 그 짐을 벗어낼 용기가 없는 그는 또 다시 허름한 작업복을 걸치고 집을 나섰다.
일터에 가고, 갔다오면 자고. 그 단순한 반복을 행하다 보면 끊을 수 없는 고리에 걸려 평생을 허우적거리는 것 만 같았다. 별 수 있을까. 지하에서도 별 기술이 없던 그에게 이런 일자리라도 있는 게 다행이었다. 맑지만 사이사이 매캐한 매연이 섞인 공기는 땅바닥에 시선을 내리꽂은 채 걸어가는 샌즈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해가 슬슬 밝은 얼굴을 내비출 때가 되면 그가 하역장에 도착할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서로에게 작업모를 까딱이며 지나가는 오랜 인연들의 두 눈에는 어지간한 수준이 아닌 땅을 뚫는 피로가 담겨져 있었다. 주말이니 일찍 끝나지 않을까, 작은 소망을 품었다.
구수하다고 해야하나, 구리다고 해야하나. 쉽사리 표현할 수 없는 냄새를 지닌 목장갑으로 짐을 나른다. 길쭉한 탑차 안에 그득하게 쌓인 상자가 달가울리 있나. 허리를 숙였다 피고, 까치발을 들어 상자를 꺼내고. 이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지만 이렇게 힘든 일이 또 있을리가. 두 사내가 밥 빌어먹으려면, 심지어 학비니 뭐니 이것저것 댈 것이 더 붙는다면, 그나마 힘들어도 두둑히 얹어주는 이 일이 참으로 적합함에 이의가 없었다. 차 하나를 비워 트레일러에 모든 짐을 올려 놓았다만, 잠시 숨 쉴 틈도 없이 또 다른 탑차가 그 커다란 풍채를 들이밀었다. 어, 잠깐. 탑차 구석에 있던 커다란 쇠막대들이 샌즈를 덮쳤다.
헤, 젠장. 몇일 쉬다 오라니. 그럴 돈이 어디있다고. 샌즈는 하역장 입구에서 찌그러진 담배꽁초를 바닥에 짓이겼다. 늦은 오후에 타오르는 햇볕 아래에서 다리를 절뚝였다. 작업복 안쪽에 먼지 묻은 채로 꾸겨진 지폐를 어떻게든 빳빳하게 펼쳐 털어냈다. 이 짓거리를 처음 할 때가 생각이 났다. 어느 중년이 그랬었지. 다치면 진짜 자네만 손해라고. 조심조심 했는데도 일어난 사고에 그는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땀과 먼지에 절은 하층민 노동자는 편의점에 들어가기도 꽤나 눈치보였다. 파피루스는 스파게티 없이는 살지를 못하니. 토마토 양념과 스파게티 면을 들어 대충 계산하고 자리를 금방 떴다. 허겁지겁 문 밖을 나서느라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어깨를 부딪혔다. 키 마냥 작아 볼품없는 삶에 혐오의 시선이 내리꽂혔다. 절뚝거리는 다리가 아파왔지만 그 시선보다는 나았다. 우중충한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검게 물든 그의 피부처럼 새까만 하늘에는 달빛 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꿈은 아닐까. 지금 일어나면 시원한 눈밭이 있는 마을에서 깨어나 여유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두 눈을 계속 깜박였지만 달라지는 것은 티끌 하나도 없었다. 주머니에 넣은 손을 꽉 쥐었다. 지폐가 일그러졌다. 허나 포기한 듯 금방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는 다시 적적한 발걸음을 옮겼다. 검게 때 탄 피부를 따라 눈물이 먼지를 쓸어내렸다.
잘쓰긴했는데 샌즈가 까매질 피부가 있으려나..?
근현대 리얼리즘 문학마냥 암울하네
샌즈..왜이렇게 불쌍함 파피도 일해야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