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눈을 떴더니 영문도 모르고 갇힌 네샌이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분명 마지막에 마요네즈를 마신 걸로 필름이 끊기고, 누가 이랬는지 머리를 굴리는 와중에

인간이 들어와서 깼냐고 상냥하게 물어보는 걸 보고 싶다. 단박에 인간이 이랬다는 것에 눈치채고

네샌이가 왜 이러냐고 무슨 원한이 있냐고 물어보고, 인간은 아무 이유는 없고 그냥이라고 대답해서

네샌이 벙찌게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하루가 끝나는 걸 보고 싶다.


다음 날부터 네샌이가 탈출하려고 낑낑대면 그 때마다 한 대씩 등짝 스매싱 날리는 인간을 보고싶다.

굴복하지 않고 계속 탈출하려고 하면 쉴 세 없이 등짝 스매싱이 날라와서, 결국 중간에 얌전해지는 네샌이 보고 싶다.

덤으로 탈출 시도할 때마다 밥을 안 줘서 배고픔에 점점 지쳐서 힘없는 네샌이에게, 인간이 밥 먹여주는 걸 보고 싶다.

그렇게 서서히 밥과 등짝 스매싱에 굴복하면서도 끝까지 마음 속으로 탈출을 포기하지 않는 네샌이를 보고 싶다.


욕조에 들어가서 목욕하라고 자리를 마련해주면, 약점을 드러내는 건 하지 않는다며 씻기 거부하는 네샌이를

욕조에 그대로 집어넣고 싶다. 옷 입은 체로 물에 푹 젖은 네샌이가 허우적대다가 마지못해 조끼랑 스카프만 벗고,

인간이 네샌 두개골과 팔이랑 손 뼈에 비누칠하면서 쓰담쓰담하는 걸 보고 싶다. 

갈비뼈는 자기가 씻겠다면서 조금 고분고분해진 네샌이 두고 욕실을 나와서 키득대는 인간을 보고싶다.


포커게임 한 판 하자고 카드를 가져와서 네샌이랑 카드 게임을 하는 인간을 보고 싶다.

네샌이가 속임수를 써서 이기면 "시방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나."라고 하며 잘근잘근 밟고

그렇게 몇 편 하다가 네샌이가 져주면 "시방 지금 나 동정하나."라고 하며 잘근잘근 밟고

이래도 밟히고 저래도 밟혀서 결국 게임 못하겠다고 카드 던지면, 이번엔 잘근잘근 손가락 물어버리는 인간을 보고 싶다.

결국 뭘 해도 밟힌다는 것에 네샌이가 지쳐서 항복하는 걸 보고 싶다.

그렇게 자잘한 괴롭힘이 반복되면서 피로감이 몰려온 네샌이가 방심한 사이에 화관 씌우고 거울 보여주고,

자신을 놀리는데도 맘대로 해라 식으로 체념한 네샌이를 보고 싶다. 


어느날 문도 열리고 잠금장치도 풀려 이 때다 싶어 뛰쳐나가면서 기뻐하는 네샌이를 보고 싶다.

그러나 마을로 돌아왔더니 이번에는 자신이 하지도 않은 수많은 사기, 도박, 뒷통수치기의 범인이 되어있단 사실에

당황해하면서 몸을 숨기는 네샌이를 보고싶다. 인간이 누명을 씌웠다는 것을 눈치채고 분노해하지만

도망칠 곳이 없어 헤매다가, 결국 자신이 뛰쳐나왔던 그 장소로 돌아가는 네샌이를 보고싶다.

네샌이가 돌아올 걸 예측이라도 한 듯 키드득 대는 인간 앞에서 주저앉는 네샌이 보고 싶다.


갈 곳도 없이 인간 곁에 붙어있는 네샌이가 어느날 조금씩 방치되는 걸 보고 싶다.

며칠만에 돌아온 인간을 보면서 강아지마냥 살랑거리는 네샌을 인간이 비웃는 걸 보고싶다.

마치 완전히 두고 떠나려는 듯 움직이는 인간에게, 네샌이 인간의 곁에 꽉 붙는 걸 보고 싶다.


마침내 인간이 네샌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을 땐,

네샌이 누명을 쓴 일은 어느 다른 괴물이 다시 누명을 쓰고 몰매맞는 걸로 마무리가 되어있는 걸 보고 싶다.

그러나 그런 일들이 끝난 뒤의 네샌은 이제 인간의 곁에 붙어 다니면서 불안해하는 모습으로 된 걸 보고싶다.

그렇게 완전히 네샌을 손바닥 위에 놓은 인간이 기분 좋게 웃어재끼는 걸로 끝나는 것을 보고싶다.


철저하게 네샌을 괴롭히는 문학이 보고싶은, 그런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