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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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s Lovin' You - OCTOBER)

28 - 공연

프리스크는 포스터에서 눈을 떼고 앞으로 걸어갔다.
길을 그대로 걸어가자, 커튼과 그려진 배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너머로 관중석인지 어떤지 모를 약간 어두운 거대한 유리 너머로 인파가 보인다.
어두워서 어떤 관중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무대를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면 다시 길이 있는 듯 문이 있었다.
프리스크가 무대를 걸어가 중간에 도달했을 때쯤, 메타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오.. 설마.. 거기 계신 분.."

프리스크가 고개를 돌려 메타톤의 음성이 들린 곳으로 고개를 들었다.

"...정말로 제 운명의 사랑인가요?"

드레스를입은 메타톤이 두 손을 꽉 쥐고, 계단처럼 보이게 그려둔 경사로를 내려온다.
프리스크의 뒤에서 차라가 기분 나쁘다는 듯이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토하는 시늉을 한다.
프리스크는 그저 메타톤을 보다가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발동돼있는 빛의 벽..
건너편도다..
프리스크는 도망칠 곳이 전혀 없음을 자각했다.
그런 프리스크의 팔을 메타톤이 확 잡아당겼다.
프리스크의 표정이 구겨진다.

"오.. 안타까운 내 사랑.."

메타톤은 프리스크를 놓치지 않겠다는 마냥 꽉 잡고 빙글빙글 빙글 춤추기 시작했다.
프리스크는 메타톤의 행동에 뭔가 토를 달진 않았다.
달고 싶어도 목소리가 없기에, 할 수 없겠지만..
그렇게 메타톤은 춤을 추며 노래를 시작했다.
프리스크와 왈츠를 추듯, 손을 잡고 펼쳤다가 당겼다가..

"내 사랑 - 도망가요- .. 괴물 왕 - 그댈 막아.. 인간은 - 떠나야 해-.. 내 맘이 - 미어져도.. 감옥에 - 넣을 거야 - 괴로워 -..
많이도 죽겠지.. 참 슬퍼 - 넌 죽겠지 - .. 엉엉엉 - 이렇게 되다니 - .. 정말 슬퍼요- .."

메타톤은 프리스크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마이크가 꺼진 것인지, 메타톤의 목소리가 울리지 않는다.

"정말 안타까워요.. 이런 관계만 아니었으면, 당신은 지하감옥이 아니라.."

메타톤은 말끝을 흐렸다. 
메타톤은 프리스크를 팍- 밀치더니 버튼을 하나 꺼냈다.

"지하감옥에 갈 시간이에요. 자기. 그럼 관중석을 위한 지하감옥 편은 화면으로 보시죠!"

프리스크는 떨어지며 그 소리를 들었다.

'...지하감옥이 아니라.. 뭐야? 메타톤..'

바닥이 생각보다 푹신했다.
프리스크가 떨어진 곳에는 지푸라기가 가득 있었다.
몸을 일으키자, 지푸라기들이 푸스스 거리는 소리를 내며 부러진다.

"오, 제 사랑이 지하감옥으로 던져졌어요."

메타톤의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자, 메타톤은 폭탄 때처럼 공중에 떠있었다.

"악랄한 퍼즐의 감옥이라니, 내 사랑은 분명 죽어버릴 거에요! 오, 제발 자비를..! 끔찍한 색 타일 미로잖아! 각각의 색 타일에는
끔찍한 기능들이 있답니다. 룰은 설명 안 할 거에요! 자기는 이미 알고 있잖아요? 자, 빨리 안가면.. 독가스가 뿜어질 거에요!"

프리스크는 플라스틱 봉을 주워들고, 무빙워크 위를 달렸다.
그리고, 퍼즐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퍼즐을 보며 달려나가다가, 주황 타일을 밟고 물에 들어가려다가 바로 뛰쳐나왔다.
..물고기가 있던 것이다.
프리스크는 과거의 퍼즐룰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보라 타일을 밟고 물 위를 다니자, 물고기들이 흩어지고 있었다.
프리스크가 퍼즐의 반쯤 오자..

"오, 이런.. 시간이에요, 자기.. 이제 독가스를 뿌릴 시간이군요.."

메타톤은 다시 버튼을 들었다.
그리고 누르려다가 일부러 인지, 어떤지 모르지만.. 버튼을 물 타 일위로 떨어트렸다.

"이런…. 너무 기뻐서 손이 흔들렸군요. 꺼낼 수는 없겠어요. 할 수 없죠. 하지만.. 초록 타일을 잊진 않으셨죠? 맞아요! 자기는
초록 타일을 밟았다고요! 초록 타일은 괴물과 싸워야 한답니다! 어라? 몰랐다는 표정이군요? 뭐, 상관없습니다.
초록타일의 괴물은.. 바로 저랍니다!"

메타톤이 내려왔다.
타일들도 불이 꺼지며 회색으로 변했다.

"자, 달링! 싸워요!"

메타톤은 가만히 서서 좌우로 까딱거릴 뿐이었다.
프리스크는 잠시 망설였다.

"뭐해요? 덤비지 않고? 영원히 여기 있을 생각이에요?"

프리스크는 플라스틱 봉으로 메타톤의 꽃 모양을 찔렀다.
그러자 메타톤이 잠깐 경직된다.

"윽.. 하필이면 거기를.. 자기... 약점을 알아내는 능력이라도 있나요? 아아- 약점을 들켜버렸으니, 전 죽기 싫다구요.
다음번을 각오하세요 자기-."

프리스크는 잠시 멍해졌다.
메타톤은 그렇게 말하고는 도망쳐버렸다.
알피스의 전화가 왔다.
프리스크는 잠시 멍해 있다가 황급하게 받았다.

"....아.. ....잘 봤어. 그래.. 메타톤의 약점.. 운이.. 좋네........ ....난 할 일이 있어서 잠깐 이야기 못할 거 같아. 수고해."

수화기너머로 사탕이 까득 거리다가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프리스크는 전화기를 주머니로 넣었다.
회색이 되어버린 퍼즐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프리스크는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다가 계단을 발견하고 올라갔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토끼 괴물이 서 있었다.

"오, 안녕. 그 공연장에서 아이스크림을 좀 팔았더니 다 팔렸어.. 뭐, 좀 아쉽지만.. 공연 잘 봤어."

프리스크는 살짝 얼굴을 찡그리다가 계단을 다시 올라간다.
밑에서 토끼 괴물이 외친다.

"잘 가라고! 네 덕분에 지상에 나갈 수 있게 되면.. 뭐, 하나 정도는 공짜로 줄게!"

프리스크는 잠깐 멈췄다가 다시 올라간다.
그리고 끝에 다다를 때쯤, 붉은 꽃들이 보였다.
절벽에도 잘 피어나는 능소화..
완전히 덤불처럼 계단주변의 담장을 장식하고 있었다.
프리스크가 그 꽃들을 보며 마지막 계단에 발만 올리고 있을 때였다.

"heh.. 여기까지 왔네. flower.. ...뭐,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할래? 여기 괜찮은 레스토랑이 있거든."

프리스크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샌즈가 있었다.
하지만 프리스크는 반가워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샌즈를 쳐다보다가 다가갔다.

*할 말이 뭐야 샌즈? 여기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야?

샌즈의 안광이 잠깐 사라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좀 길어져서, 앉아서 하는 게 더 좋잖아? 안 그래?"

샌즈는 능청스레 어깨를 으쓱이며 윙크를 날렸다.
프리스크는 메모장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자, 샌즈가 손을 내밀어 왔다.
프리스크는 샌즈의 이 행동이 낯설었다.
샌즈는 프리스크와 접촉을 했던 적이 손에 꼽을 수준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가까워지는 듯하면 밀쳐내던 게 샌즈였다.
..프리스크는 샌즈의 차가운 손뼈를 잡았다.

"..그래. 이쪽으로 가자, flower. 지름길이거든."

샌즈는 프리스크를 이끌고 어두운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잠깐 사이 프리스크와 샌즈는 레스토랑의 구석에서 나오고 있었다.
프리스크는 잠깐 비틀거렸다.
갑자기 어지러웠기 때문이었다.

"오, 이런.. 괜찮아? ..네 상태를 잠깐 깜박했군.."

샌즈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프리스크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몸을 폈다.

"그래. 그럼 자리에 좀 앉자."

샌즈가 의자를 빼며, 프리스크에게 앉을 것을 권했다.
프리스크가 앉자, 샌즈는 프리스크의 의자를 밀어 넣고, 반대편에 앉았다.
샌즈는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그저 변화 없는 프리스크의 얼굴을 쳐다보며 점점 입꼬리를 내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