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봇산에 괴물들은 모두 풀려났다. 지하에서는 맛볼 수 없던 산속을 솎아내며 다가오는 바람이 먼저 그들을 반겨주고 끝없이 모습을 바꾸며 흘러가는 노을빛 번진 구름. 그리고 그들의 반대편에서 점차 깨어나는 별빛이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각자 노을을 바라보며 감탄어린 말을 주고 받았다. 모두 흥분에 차 있었고 파피루스를 선두로 하나 둘 인간들과 진심어린 친구가 되기 위해 거리낌없이 다가간다. 당신은 멀어져가는 그들을 바라본다. 산바람이 당신의 어께를 토닥이며 지나간다.


'야 꼬맹아 일어나.'

당신은 누군가가 어깨를 흔들며 깨우는 것을 느꼈다. 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인지 당신의 머릿속은 온통 그때의 노을빛으로 가득하다. 당신이 천천히 일어나자 적막했던 당신의 귓가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온다.

'이제 다 왔어. 다들 기다리니까 일어나자고.'

그제서야 정신이 든 당신은 친구들과 렌트카를 빌려 바닷가로 여행을 온게 기억나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미 모두 내린 모양인지 차 안에는 당신과 샌즈밖에 없다. 당신은 다른 친구들은 어디로 갔느냐고 그에게 물어본다.

'헤. 먼저 바다로 갔어. 처음오는 바다라서 그런지 다들 '뭐' 속까지 신이 났다고.'

' '뼈' 속까지.'

그의 개그가 터지자 또 어디선가 '두둥탁'하는 드럼 소리가 울려 퍼진다. 당신이 가볍게 웃기 시작하자 샌즈는 예의 윙크를 하며 당신에게 말 그대로 '뼈'밖에 안남은 손을 내민다. 당신은 그의 손을 잡고 차 밖으로 발을 내민다. 바다 특유의 짠내가 담긴 바람이 당신을 부드럽게 휘감아 지나간다. 당신은 가볍게 기지개를 피며 주변을 훑어본다. 당신의 눈 앞으로 푸른 숲길을 지나 넓은 모래사장과 수많은 갈매기 그리고 푸른 바다 위로 머리를 내민 아마 양파상으로 추정되는 것이 넘실거리며 춤을 춘다.

'갈까. 다들 먼지날리게 놀 준비 다 됬을걸.'

지름길로 가자고. 당신은 모래사장과 완전히 반대로 향하는 샌즈에 익숙하게 그의 뒤를 따른다. 약간의 위화감이 그들을 감싸고 나면 어느샌가 멀리서 들리던 파도 소리가 코앞에서 들린다.

정말 코 앞에서.

'..으앗!인간 괜찮아?!'

당신은 예기치못한채 파도에 휩싸여 버둥거리다 바닥을 집고 나서야 이곳이 바다 한가운데가 아닌 얕은 해안가라는 걸 깨달아 뻘쭘하게 일어나 모래사장으로 걸어왔다. 그런 당신을 온몸에 튜브를 끼고 테 위로 크게 Cool이라고 적힌 썬글라스를 관자놀이에 테이프로 고정시켜 쓴 파피루스가 달려와 부축해준다. 당신은 민망함이 등골을 타고 기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모래사장을 밟자마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샌즈를 찾았다. 샌즈는 파도가 안닿는 위치에 펼쳐져있는 파라솔에 앉아 이죽이죽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당신은 샌즈를 향해서 인상을 찌푸렸다. 효과는 미미했다.

'녜헤헤 인간. 인간이 먼저 바다속에 있을줄은 몰랐어! 어떻게 온거야?'

당신은 그에게 말을하는 대신 멀리 누워있는 게으른 해골을 조용히 째려보았다. 당신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본 파피루스가 무언가 알았다는 듯한 재스쳐를 취하다 당신의 귓가로 고개를 숙여 속삭였다.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샌즈형이랑도 같이 놀고 싶은거지? 하지만 형은 바다는 커녕 자기 몸 씻는 것도 귀찮아 한다고. 얼마나 심하냐면 내가 형을 빨래줄에 널고 물을 뿌려야 할 정도라니까!'

당신은 투덜거리며 점점 커지는 그의 목소리에 조금 움찔거리며 다시금 샌즈가 있을 쪽을 바라보았다. 다 들릴법도 한데 그는 그저 평소처럼 누워 게으름만 피우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이제 그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봤다. 효과는 미미했다.

'뭐 그래도 걱정은 하지마라 인간! 이 위대한 파피루스께서 완벽한 작전을 계획해두고 있으니!'

작전? 당신은 가슴을 피고 평소의 펄럭이는 망토대신 썬글라스를 멋들어지게 반짝이는 그를 호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가 녜헤헤라며 위풍당당하게 웃는다.

'이제 곧 알게 될거야! 녜헤, 인간 특별히 기대를 하는걸 허락하노라. ..바로 지금!'

파피루스가 크게 소리를 지르자 샌즈쪽에서 굉음이 울리며 무엇인가 파란것이 모래를 튀기며 올라와 그를 매트째 움켜잡았다. 모래를 해치며 올라온 그녀는 벙한 당신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왔다.

'비켜비켜비켜!!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언다인은 엄청난 소리를 지르며 바다를 향해 뛰다가 한쪽발에 중심을 싣고 엄청난 기세로 매트를 멀리 던졌다. 굉장한 소리를 내며 날아가던 매트는 양파상의 머리를 넘어 멀리 아주멀리 날아가 풍덩하는 소리조차 남기지 못하고 빠르게 추락해 바다에 빠졌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당신을 뒤로하고 파피루스와 언다인이 점프를 해가며 화려하게 하이파이브를 한다. 당신은 이제 당황해 그들과 바다를 번갈아본다. 파피루스가 그런 당신을 보고 자랑스럽게 씨익 웃는다.

'녜헤헤헤. 어때 인간. 이런 전개는 위대한 파피루스님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전개라고!'

'후후후후 이걸로 샌즈녀석도 우리와 함께 바다에서 놀 수 밖에 없겠지!느아 신난다!'

그런 의미로! 언다인은 당신을 보며 씨익 웃다가 파피루스 허리춤에 매달린 오리튜브의 옆구리를 꽉 쥐었다. 파피루스의 눈구멍이 커진게 그의 선글라스 넘어로 보인다.

'어-언다인? 설마?'

'형이 가는데 아우가 빠지냐!느아아아아악-!!'

'녜에에에에엑-!!!'

언다인은 다시금 그를 잡고서 달려가다 바다로 아주 멀리 던져버렸다. 심지어 아까 보다도 멀리 날아간 그에 언다인은 크게 환호를 질렀다.

'느아하하하!! 인간 봤어?!'

'헤헤, 홈런 축하해.'

'느하하핫-! 이정도야 식은죽..'

어?! 바다를 바라보던 언다인은 적어도 지금만큼은 들릴리 없는 목소리에 당황하여 뒤를 홱 돌아오았다. 그녀가 채 작은 해골을 찾기도 전에 띵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심장부근이 파랗게 빛났다. 그녀는 이제 파랑색이다.

'자 축하 행가래를 해볼까.'

'느얽.'

언더인은 짧은 소리만을 남겨둔채 엄청난 속도로 바다로 날아가 그대로 처박혔다. 역시나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튀기는 바닷물의 수준은 거의 대포급에 가까워 당신은 저절로 눈이 찌푸려졌다. 어느샌가 당신의 옆에 서있는 샌즈는 그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주 멀쩡하게 뽀송한 옷을 입고있어 당신은 그가 굉장하다 못해 살짝 얄밉기까지하다. 당신과 시선이 마주친 그는 가볍게 어깨만 으쓱인다.

'이런걸보고 털렸다고 하는거야 꼬맹이.'

'..왜 그래. 난 그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 준 것 뿐이라고.'

당신은 그런 농담은 좋지 않다고 말한다. 샌즈는 별생각 없이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어머 아가 일어났니?'

당신의 뒤로 토리엘과 아스고어 그리고 알피스가 모래사장으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왔다. 방금전 매점이라도 다녀온건지 그들의 손에는 먹을거리부터 작은 샌들에 튜브까지 여러가지의 것이 바리바리 들려있었다. 당신과 샌즈는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짐을 나눠 들어서는 아까 샌즈가 누워있던 파라솔 밑으로 내려놓았다.

'어-언다인이랑 파피루스는 어디로 간거야? 아까 먼저 뛰어갔는데..'

'둘다 지금 바다에 있어.'

'이런 벌써 말인가? 성격 급한 친구들이군.'

'네. 정말 '골'치가 다 아프다니까요.'

'두둥-탁-!'

'호호호호! 정말이지 못말릴 사람들이네요. 아니지 이제 젖었으니까 말릴 수 있나요?'

'푸흐흐흐흐흐'

토리엘과 샌즈는 저들끼리 농담을 하며 웃기 시작했다. 당신은 어떻게 끼어야 할지몰라 둘을 번갈아보다 다른 둘에게 다가갔지만 아스고어는 산책을 한다며 가버리고 알피스는 머쩍게 웃음만 지으며 난..수영 못해.라며 당신에게 미안함을 표한다. 당신은 별 수 없이 혼자서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다가간다. 철썩이는 파도가 이따금 당신의 다리를 간지럽힌다. 당신은 발을 놀려 모래 사장에 글씨를 쓰다가도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는 글씨에 빠르게 짧은 이름들을 나열한다. 토리엘, 아스고어, 알피스, 언다인, 파치루스, 샌즈. 의식에 흐름에 따라 이름을 적어내려가던 당신은 문뜩 기억나는 이름을 빠르게 휘갈겨쓴다. 아스리엘. 당신은 파도에 휩쓸려 사러지기전 그의 이름을 두 눈에 깊게 새겨넣는다. 당신의 가장 절친한 친구. 당신은 그를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어머 아가야!'

잠시 상념에 젖은 당신을 토리엘이 불르며 다거간다. 한 손에는 귀여운 오리튜브가 들린채. 당신은 안좋은 예감이 들어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바다에서 놀거면 나에게 이야기를 해 줬어야지. 일단 위험하니까 이거 받고.'

토리엘은 당신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당신의 머릿통에 깜찍한 오리튜브를 끼워 넣는다. 당신의 귀여움이 상승한다. 귀엽게 보이면 아프게 때리지는 않을 것 같다.

'정말 귀엽구나! 자 이제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하면 마음껏 바다에서 놀아도 된단다.'

뭘 또..? 당신은 이 다음에 또 뭐가 있을지 예감이 되지 않아 그녀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토리엘은 양손을 허리에 올리며 무언가에 대한 준비를 끝맞췄다.

'바다에서 놀기 위해서는 준비체조를 해야지. 쥐라도 나면 큰일나요'

그녀는 당신을 위해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당신은 눈치껏 그녀의 몸짓을 따라하기 시작했다. 불편하기 짝이없는 깜찍한 튜브와 옆에서 들리는 우드드득하는 뼈소리가 계속해서 신경쓰였지만 당신은 애써 무시하며 의지롭게 몸풀기를 끝냈다. 당신이 끝까지 잘 따라줌에 기쁜 것인지 토리엘은 당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조심히 놀다 오라며 흔쾌히 보내 주었다. 애초에 바다에서 놀려고 하던것은 아니였지만 당신은 이렇게 된 겸해서 바다로 다가가 푸르른 물살에 발을 담그고 점차 깊이 들어가 이내 흐름에 몸을 맡기고 둥둥 뜬채 편안히 숨을 내쉬었다. 물에 살짝 잠긴 귀에서 둥둥하고 흐릿하고 알 수 없는 울림이 퍼지고 받아들임에 따라 편안히 몸을 감싸오는 물살에 당신의 의지가 가득 차 오른다. 당신은 이제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펴본다. 정면으로는 해변이 보이고(작게 보이는 파라솔 밑으로 작게 보이는 토리엘과 샌즈 알피스가 보이고 조금 먼 거리에 역시나 작게 보이는 아스고어가 걸어가는 것이 보인다.) 뒤로는 양파상이 유연하게 헤엄을 치고 있으며 조금 먼 곳에서는 물보라가 격하게 튀기며 중간중간 창이나 뼈다귀가 날라다니는 것도 보인다. 당신은 문득 수평선을 지긋이 바라본다. 수평선 저 너머로 이어지는 바다와 하늘이 마치 잘 짜여져 맞물려진 비단조각마냥 한 덩어리처럼 보인다. 저 끝으로 계속 가다보면 어느 날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걸까. 당신은 바다바람 특유의 짭쪼름한 냄새를 맡는다. 문득 잠이 쏟아지는 것만 같아 당신은 그대로 눈을 감았다. 여전히 귓가로는 먹먹하기 짝이 없는 웅웅거림만이 들려온다. 태양빛 때문인지 감긴 당신의 눈앞은 온통 붉은색이다.


너는 문득 너무나 차가운 바람에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너는 스노우딘 마을 구석진 곳에서 소리없이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인기척은 커녕 바람소리마저 죽은 듯 냉기가 가득한 고요만이 감돈다. 방금까지만해도 무언가 꿈을 꾼 것 같지만 너는 기억하려는 의지조차 갖지 못한채 그저 앞을 향해 나아간다. 너의 손에는 잠을 잘때도 한번 놓지 않은 서슬퍼런 빛으로 빛나는 칼이 들려져 너가 걸을 때마다 다양한 각도로 빛을 낸다. 너는 악의로 잔뜩 버려진 칼날과 웃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냈다. 앞으로 몇마리가 남았는지를 알고 있기에 너의 의지가 가득 차오른다.





원래 이런 내용이 아니라 여름철 바닷가에서 일어날법한 웃긴 이야기를 쓰고 있었는데 대회가 18일까지라는 이야기를 듣고 다 지웠다가 오늘까지라는 말을 듣고 불살 후 몰살같은 느낌으로 밤 11시부터 내리 작성했다. 오타 많은데 고칠 엄두가 안나네. 애초에 원래 내용물의 반도 안되는 양이라 짜증난다. 그냥 그렇다고.


참가의 의의를 뒤야지.

- 귀여우니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