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렌 문학 - 당신이 잘 가라고하면 마법 총알이 당신의 입에서 천천히 날아와 나를 맞추는 것 같아요.
워터폴. 지하 세계의 지역 중에서도 어둑어둑한 물의 마을. 메아리꽃의 주 서식지인 워터폴은 음악을 사랑하는 괴물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다. 악기 하나정도는 기본 소양으로 다룰 정도인데, 그런 것과 관계 없어보이는 왕실근위대장인 언다인 역시 워터폴 출신으로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다. 그리고 이곳, 워터폴의 연못에서 괴물 하나가 자신의 목소리를 뽐내고 있었다. 물론 그 뽐내는 목소리가 남이 들으면 귀를 틀어막을 정도의 음치이긴 하지만 뭐 어떨까. 워터폴 주민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은 그 실력에 관계없이 진실이니 말이다.
"시 레, 시 레... 아니, 여긴 시 파 시 파 솔 파가 나을까?"
"으음, 내 생각에도 그게 좋을 것 같아 샤이렌."
혼잣말같았던 샤이렌의 말에 대답해준 것은 매니저 장어. 언제나 샤이렌의 곁에서 그녀를 응원하고 격려해주며 후원하는 정체불명의 괴물이다.
"오, 에이전트. 언제부터 있었어요?"
"하하! 언제부터라니? 나는 항상 네 옆에서 널 보좌해주는 매니저인걸. 그보다도 빅 뉴스야! 이번에 메타톤이 여는 쇼에서 가수를 모집한다는데, 어때?"
매니저 장어의 말에 샤이렌의 얼굴이 환하게 폈다. 무서운 얼굴 때문에 항상 구석에 숨어 노래를 하는 그녀는 양지의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말에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에 만났던 인간 아이가 지어줬던 가사에 멜로디를 붙일 때가 온 것 같네요. 그러고보니 그 아이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요?"
괴물들이 갇힌 지하세계에 이따금씩 나타났던 인간 아이들 중 찢어진 공책을 들고 다녔던 안경 쓴 소녀를 떠올린 샤이렌은 후에 있을 오디션을 앞두고 맹연습을 시작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
그리고 오디션 당일, 샤이렌은 맹렬한 연습 때문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어 좌절했다.
'바보, 이 멍청이 같은 게! 막상 가장 중요한 날에 이런 실수를 해버리다니!;
샤이렌은 매니저 장어를 볼 낯이 없었다. 언제나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응원해주던 이에게 안긴 실망감은 샤이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다. 그 괴로움에, 샤이렌은 한동안 자신이 사는 연못에서 나오지 않았다.
"샤이렌...."
"에이전트, 죄송해요."
혼자 워터폴의 인적이 드문 곳 구석에 있던 샤이렌은 매니저 장어가 자신을 찾아내자 사과부터 내뱉었다. 다분히 이기적인 샤이렌의 태도에도 매니저 장어는 고개를 저으며 그저 샤이렌을 위로했다.
"아니야, 샤이렌. 내 슬픔이 네 괴로움만할까? 그토록 꿈에 그리던 공연의 기회를 놓치다니. 아니, 아니지. 이럴 때가 아니야. 샤이렌, 새로운 인간이 지하세계에 온 모양이야."
"인간이...?"
샤이렌은 기본적으로 무서운 자신의 얼굴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싫어했다. 특히 인간이라면 더더욱. 여지껏 왔던 많은 인간들 중에서도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한 것은 그 아이 한 명 뿐이었다. 샤이렌은 이번에도 여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모습을 숨기기로 결정했다.
"앗!"
그러나 구석에 숨은 샤이렌의 행동이 무색하게도 일곱 번째 인간은 샤이렌과 마주쳤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스급 몬스터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몬스터로는 무력으로 감당이 불가능한 존재였기에 샤이렌은 그저 몸을 벌벌 떨었다. 때문에 인간이 먼저 행동에 나섰다.
"♩♪♪~"
인간이 재즈를 흥얼댔다. 그러자 몸의 떨림이 멈춘 샤이렌은 문득 눈 앞의 인간이 쓰고 있는 흐린 안경을 봤다. 매니저 장어의 위에서 샤이렌은, 인간의 멜로디를 따라갔다.
시 레,시 레 시 미 시 미
평소에 음치라는 놀림을 많이 받는 샤이렌은 어째선지 인간과 함께 노래를 부르자 혼자 부를 때보다 훨씬 편안함을 느꼈다. 마침 인간이 더욱 더 흥얼거리기 시작했고, 샤이렌은 주변에 괴물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해 갑자기 간이 콘서트가 된 주변 환경에 당황하면서도 인간의 멜로디를 따라갔다.
시 파 시 파 솔 파 솔 미 레 레
멀리서 키 작은 해골 하나가 암표를 팔면서 본격적인 콘서트가 되었고 인간이 다시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할 무렵엔 이미 객석은 만원, 인간과 샤이렌은 동시에 락스타가 된 기분을 느꼈다.
미 솔 미 솔 미 시 미 라 시 솔
아름다운 음악의 선율에 관중들이 하나 둘씩 옷을 벗어던지기 시작하자 주변은 양말이 흩날리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샤이렌은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순회공연, 팬들, 모든 것들이 찬란했다. 눈 앞의 인간은 처음 만난 괴물에게 무기를 휘두르는 대신 노래를 불러줄 수 있는 고운 마음씨를 가진 아이였고, 샤이렌은 눈 앞의 아이가 자신을 구원해주었다는 것을 마음 속으로나마 인정했다.
'아아....'
인간과의 작별의 노래까지 마친 뒤 샤이렌은 주변의 괴물들에게 생전 처음 겪어보는 엄청난 환호와 박수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손이 없는 샤이렌을 대신해 매니저 장어가 대신 그녀의 볼을 꼬집어주었다.
"에이전트, 저 있잖아요. 이 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거예요."
"그거 우연이네, 나도 그래."
샤이렌이 눈치를 챘을 무렵엔 이미 인간 아이는 그 자리에 없었다. 다른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괴물의 왕, 아스고어를 만나러 여정을 떠난 것이다.
"힘 내, 인간 아이야. 나도 열심히 노력할게!"
샤이렌은 혼자서도 노래를 아름답게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마음먹었다.
***
지상과 지하세계를 가로막던 결계가 깨지고, 지상에 정착하기 시작한 괴물들은 지상 사회에 놀랍도록 빠르게 융화되었다. 샤이렌도 그런 괴물 중 하나였다. 지상의 TV에, 음악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출연하게 된 샤이렌은 인간 리포터와 인터뷰를 하는 자리를 갖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샤이렌 씨! 괴물들 사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색을 가졌다고 소문이 자자한데요! 가수로서 앨범까지 새로 내게 됐다고 들었는데, 타이틀 곡이 무엇인가요?"
인간 리포터의 질문에 샤이렌은 문득 지하 세계에서 지금은 인간과 괴물의 대사관인 아이와 함께 듀엣으로 공연했던 노래를 떠올렸다. 그 신나는 재즈 멜로디에, 그 아이가 지어준 가사의 노래.
"당신이 잘 가라고하면 마법 총알이 당신의 입에서 천천히 날아와 나를 맞추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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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받아가라. 내가 샤이렌에 별로 관심을 안 주고 살아서 그런지 쓸 껀덕지가 이런 것 밖에 없었다. 분량 적어서 미안.
설띵) 참고로 '당신이 잘 가라고하면 마법 총알이 당신의 입에서 천천히 날아와 나를 맞추는 것 같아요'는 불살엔딩 샤이렌 노란 코멘트에 나오는 진짜 싱글앨범 이름이다.
이제 6개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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