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갤문학 - 과대망상
"하하, 너 정~말 대단하구나? 내가 예상한 것 보다 더한데? 내가 이만큼이나 리셋을 하게 될 줄은."
샌즈는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노란 꽃을 보며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한숨을 쉬었다. 그러면서도 한 쪽 눈으로나마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긴장을 유지했다.
"제발 닥쳐줄래, 이 더러운 동생 살인마."
"그거 알아? 몇 번을 리셋해도 네 반응은 항상 한결같아. 정말, 이제 너한테도 질렸다니까? 그러니 더 볼 일은 없어, 죽어."
노란 꽃, 플라위의 공격이 시작되는 순간 샌즈의 눈에 파란 안광이 비쳤다. 샌즈가 한계라고 생각하고 공격에 빈틈을 보인 플라위는 갑자기 튀어나온 가스터 블래스터에 온 몸이 박살났다.
"터어어어얼렸구나!"
샌즈의 비웃음 섞인 조롱에 몸이 타오르면서도 플라위는 아랑곳않고 그 빌어먹을 얼굴을 망막에 새겨두었다.
'진짜, 진짜로 죽여버릴거야...!'
플라위는 자신이 가진 의지의 힘으로 눈앞에 떠오른 Continue와 Reset버튼을 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리셋을 선택했다. 모두를 죽이고 샌즈와 싸울 때 어째선지 계속하기로는 다음 진도로 나가기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적어도 리셋을 한 번 해야만 샌즈가 지쳐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 아니야. 그래도 한 번 더 시도해보고 싶어."
플라위는 마음을 바꾸고 계속하려고 했으나 어째서인지 의지는 처음 선택대로 리셋을 일으켰다.
"뭐, 뭐야?"
여지껏 한 번도 자신의 통제 밖을 벗어난 적 없던 힘이 처음으로 말을 안 듣자 플라위의 안색이 굳어갔다. 그렇게 이해할 수 없는 일에 멍하니 폐허 입구에 있던 플라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고 표정관리를 시작했다.
'누구지? 이 타이밍에 나를 찾아오는 존재가 있을 리 없는데?'
플라위의 눈 앞에 나타난 정체는 바로 인간 아이였다. 인간 아이에게서 느껴지는 붉은 영혼을 느낀 플라위는 곧바로 저 아이가 원흉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보다 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고작... 고작해야 인간 꼬마 주제에?'
속으로 온갖 쌍욕을 하면서 플라위는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반가워! 내 이름은 플라위, 노란 꽃 플라위야!"
플라위는 가능한 빨리 눈 앞의 인간을 죽여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의지가 무엇인지 느낄 새도 없이 죽여버린다면 의지의 힘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죽어."
그렇게 성공적으로 인간을 죽였다고 생각한 순간 플라위는 경악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마냥 시간의 흐름이 멈추고, 잘려나간 뒤,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는 플라위가 다시 리셋을 했던 그 순간이었다.
"말도 안 돼...."
이미 자신의 정체를 들켜버린 이상 여기 있는 것은 위험하다 판단한 플라위는 그대로 땅 속으로 들어가 스노우딘을 향했다.
"오, 스노우딘에 노란 꽃이라니. 이것 참 신기한... 아니, 내가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넌 아마 말을 할 수 있는 꽃 같은데."
플라위는 항상 마지막에 자신의 앞을 가로막았던 한심한 난쟁이 똥자루를 한 번 바라보고는 있지도 않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그래, 네 놈이 이겼어. 내 리셋 능력은 사라져버렸지. 하, 승전소식을 들은 소감이 어때?"
"...맙소사. 여태까지 내가 꿨던 꿈이 사실이었다고? 아니, 아무튼. 그 말대로라면 이제 앞으로 평화로운 일만 남은 거겠지?"
샌즈의 말에 플라위는 그를 어떻게 해서든 골탕먹이고 싶어졌다. 다행인건지 그 방법은 머릿속에 넘쳐났다.
"이봐. 안심하진 말라고. 내 리셋 능력이 없어졌다는건 나보다 강한 의지를 가진 다른 존재가 이 지하세계에 새롭게 나타났다는 소리거든?"
"헤헤, 이봐. 작고 힘없는 노란 꽃아. 농담은 그럴듯해야 웃기는 거야. 이제와서 갑자기 뜬금없게 무슨 존재가 나타난다는 거...?"
샌즈는 말을 하다가 멈췄다. 일순간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 가능성 하나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설마?"
"그래. 인간이야. 지하세계에 7번째 인간이 나타났다고. 그것도 무려 이 플라위 님의 의지를 아득히 뛰어넘는 힘을 가진 새빨간 영혼의 인간이 말이야!"
"오... 그것 참 큰일이네."
샌즈는 애써 동요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고 시선을 피했다. 몇 번이고 샌즈와 마주했던 플라위는 당연히 그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그의 속을 뒤집어놓기 시작했다.
"오? 그렇게 센 척 해봐야 아무 소용 없을텐데? 방금 전까지 그 인간이랑 대화하던 내가 어디서 여기까지 왔는 줄 알아?"
"별로 궁금하지는 않아."
"싫어도 알아야 할걸? 폐허야. 폐허."
플라위의 말에 샌즈는 곧바로 폐허에 살고 있는 한 괴물을 떠올렸다.
"앞으로 심심하겠어? 노크 농담을 같이 해 줄 괴물도 사라질테니 말이야. 의지가 넘치는 인간의 손에!"
그 말을 들은 샌즈는 곧바로 '지름길'을 통해 폐허의 앞까지 이동했다. 언제나 적막한 분위기를 풍기는 폐허의 문에서 곧바로 노크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샌즈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대답했다.
"누구세요?"
"...샌즈, 거기 있었군요. 다행이다...."
"저런, 토리. 거기선 그게 아니라...."
"지금 농담할 때가 아니에요. 샌즈.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토리엘의 말에 샌즈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 전 원래 약속같은거 잘 안 하는 성격인데... 알겠어요. 말씀해보세요."
"곧 있으면 한 인간 아이가 폐허에서 나올 거예요. 그러면 그냥... 그 아이를 해치지 말고 지켜봐주시면 안 될까요?"
"......."
거의 매일같이 꾸던 악몽에서 샌즈는 자신을 포함한 모든 괴물들이 한 송이의 꽃이나, 한 인간에 의해 몰살당하는 광경을 많이 봤었다. 꽃이 나타나 자신의 능력을 확인사살하고 인간이 자신의 능력을 가져갔다며 분개하는 것을 본 샌즈는 그 인간을 마주하게 된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곧바로 죽여버릴 것이라 속으로 맹세했다. 토리엘이 지금 그에게 하는 부탁은 샌즈의 머릿속에 한 차례의 폭풍을 몰고 오기에 충분했다.
"...알겠어요."
"정말요!?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약속같은 걸 하기 싫어하는 샌즈였지만 그와 별개로 한 번 한 약속은 어지간하면 지키려고 노력한다.
'토리가 저렇게 보호하고 싶을 정도로 선한 인간일까? 하지만... 그 엄청난 힘을 가지고도 과연 끝까지 그 마음을 유지하는게 가능할까? 아니면 내 꿈처럼... 아니, 그 인간 꼬마가 착한지 나쁜지는 중요하지 않아. 나만이라도... 나만이라도 주의깊게 그 녀석을 감시한다면 큰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샌즈는 인간이 언제 문을 열고 나올지 몰라 몸을 숨기고는 다짐했다.
'인간, 난 네가 싫어. 솔직히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의지의 힘이라는건 그만큼 위험한 거니까. 하지만 기뻐해. 내가 아는 모든 개그를 동원해서라도 좋은 친구가 되어줄 테니까.'
눈을 밟는 소리에 샌즈는 눈을 떴다. 먼저 앞서간 인간의 뒤를 따라 걷다가 미리 준비해둔 방귀쿠션을 손에 들고 말을 걸었다.
"인간.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법을 모르는 건가? 돌아서서 나와 악수해."
'그러니까 제발 리셋같은건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헤헤, 옛날부터 자주 써먹던 방귀쿠션 악수. 언제나 재밌다니까."
'혹시나 네가 그 노란 꽃과 같은 길을 걷게 된다면, 내가 약속을 어겨야 하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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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걸 원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플라위가 주인공인줄.
근데 첨 본 인간 죽었으면 좋겠을 정도로 싫어하게 만들려면 내 대가리론 이 전개가 한계.
잘봤어 토리엘이 샌즈를 알고 있던게 확실한지를 모르겠어서 약간 어리둥절하긴 한데 그거만 빼면 좋은듯 퍄퍄
알고 있지 않나? 불살 탈 때 아스고어 전에서 아는 척 하길래 둘이 얼굴은 모르고 이름은 아는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ㄷㄷ
불살 다시 한 번 뛰어봐야 하나....
잘 보고 감 단편인게 좀 아쉽네
샌즈가 토리엘을 토리라 불렀나? 아스고어가 부를때 급정색하는건 알겠는데
이름을 알고 있던 사이는 아니었고 목소리로 구분했지
이름은 모르지 잘읽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