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1
* 샌즈, 데이트 하자.
샌즈는 이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대답을 잠시 미뤘다.
여느 때와 같이 스노우딘 경비 초소에 들러 낮잠을 자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누군가가 날 흔들어 깨웠다.
비몽사몽 눈을 떠보니 프리스크가 보였다.
여기까지 기억을 되돌아본 샌즈는 한쪽 턱을 괴며 웃었다.
* 헤. 박력 있는데 꼬맹이. 하지만 말이야.
파피루스랑 알피스에게는 통했을 진 몰라도 나는 그런 선택지로는 어림 없어.
* 틀렸어.
* 응?
* 샌즈가 틀렸다구.
프리스크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샌즈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프리스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지금의 말을 이해시켜줄 만한 부가적인 설명이나 행동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기다렸다.
* ...샌즈, 뭐해?
* 기다리는 중인데.
* 와! 나랑 똑같네. 나도 기다리는 중이야.
정말 골 때리는 아이로군.
샌즈는 뼈농담을 열 가지 정도 골라서 심심해하는 이 인간 아이를 상대해 준 뒤
적당한 때에 빠져나올 궁리를 하기 시작했다.
*...샌즈, 뭐해?
문득 샌즈는 무언가를 느꼈다. 프리스크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었다.
인간 아이. 괴물이 인사치레 내뱉는 마법에도 상처 입게 되는 인간의 몸으로
아스고르를 만나러 돌아다닌 것도 모자라 지하의 결계마저 깨버린 녀석.
파피루스 만큼이나 부지런하면서 친화력에 대한 재능도 있어 지하의 모든 괴물과 친구가 되어버렸다.
덕분에 다들 지상으로의 이사를 준비하느라 여태까지는 없던 활기가 지하에 감돌고 있다.
이렇게 모두 바쁜 시간에 느긋한 사람은 딱 두 명뿐이다.
모든 바쁜 행동을 동생 파피루스에게 베풀고 있는 괴물 대표 샌즈와
가지고 내려온 것이 없어 가지고 갈 것도 없는 인간 대표 프리스크.
그렇기 때문에 샌즈는 프리스크가 놀아주는 괴물이 없어 제일 한가해 보이는 녀석을 찾아 다녔을 것이고
마침 더는 일할 필요도 없는 스노우딘의 경비 초소에서 평소와 같은 업무-낮잠을 자는-를 하고 있는 샌즈 자신을 발견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프리스크의 행동은 조금 달랐다.
샌즈는 프리스크가 보이는 이 이상한 기다림이 궁금했다.
때때로 프리스크는 '사람들이 할 행동'을 기다리곤 했다.
마치 처음 만났을 때의 방귀 쿠션 악수처럼.
샌즈는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다들 바쁘니까 내게 놀아달라 온 줄 알았는데.
* 으응. 다들 이사 준비하느라 정신없어.
* ...꼬맹이 넌 항상 그렇게 뭔가를 기다리곤 했지.
날이 흐리면 비를 기다리는 것처럼,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이야.
* 와. 샌즈. 정말로 멋지게 말하는 것 같아. 어른 같았어.
* 헤. 방금 그 말은 처음 들었나 봐?
프리스크는 양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는 다시 한 번 샌즈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다시 말했다.
* 워터폴에 가고 싶어! 우리 스노우딘에서도 핫랜드에서도 데이트했었는 데 워터폴은 아직이잖아.
* 음, 프리스크. 그건 식사 대접이라는 거란다. 맘마 먹을 시간이라는 뜻이야.
프리스크는 얼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둘이서 밥먹는 게 데이트지. 맘마는 무슨 내가 그때 밥이 넘어간 줄 아나봐.
샌즈는 그 말을 가볍게 무시하면서 초소에서 나왔다.
그리고 습관처럼 지름길로 안내하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내미려고 했다.
하지만 선수를 빼앗겼다.
프리스크가 먼저 손을 내밀고 있었다.
*......뭔데 꼬맹아.
* 항상 샌즈가 안내했었잖아. 이번에는 내가 안내할게. 워터폴 가는 길에 맛있는 음식 있는 곳을 알거든.
* 이런 건 어때? 네가 위치를 말해주면 우리 따로따로 가서 만나는 거야.
* ...파피루스가 데이트의 시작은 같이 걷는 것이라고 했어.
프리스트의 얼굴이 의지로 가득 차 있었고 샌즈는 난감해졌다.
이제 알겠어. 저 표정으로 지하세계를 뒤바꾸고 결계를 무너뜨렸던 거군. 파피루스가 꿈까지 포기할 만 했어.
샌즈는 마지못해 프리스크의 손을 잡았고 백만 년 만에 움직이는 사람마냥 삐걱대며 걸었다.
* 꼬맹이 덕분에 오랜만에 운동도 다하고, 다리 근육에 아주 도움이 되겠어. 그치?
프리스크는 그 농담이 마음에 들었는 지
지나가던 스노우캡이 화들짝 놀랄 정도로 크게 웃고는 샌즈를 스노우딘 마을 입구 쪽으로 이끌었다.
갯추머거
아 이런거 좋다...더 써줘
커엽다ㅏㅏㅏㅏ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