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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을 혐오했다.
그 혐오스러운 종자들은 한없이 나약했고 쓸모없었다.
인간같은건 지구상에서 멸종해버리면 좋을텐데...
사실 마음같아서는 인간이란 인간은 모조리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그럴수는 없었다.
아직 어리고 약한 나는 분명 몇명 죽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잡혀버릴테니까.
별수없이 어리석은 인간들을 참고 견디던 어느 날, 나는 에봇산 정상에서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지하세계는 완벽했다.
그곳의 괴물들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역겨웠고 그녀의 힘으로도 죽일 수 있을만큼 연약했다.
그야말로 나를 위해 준비된 천국.
괴물을 죽이면 끈적거려 기분나쁜 피가 아니라 털면 그만인 재가 나온다는 걸 안 순간 나는 그렇거 생각했다.

다만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게 있다면 모든 괴물이 그렇게 역겹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 중에는 반짝거리는 빛이 있었다.
언다인, 모두를 지키기 위해 일어난 위대한 영웅.
대지조차 그의 죽음을 용납치 않는 전사 중의 전사.
그는 위선자가 아니였다.
신념으로 가득차 반짝거리는 그는 전혀 역겹지 않았다.
나는 칼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자꾸만 멈칫거렸다.
이런 아름다움을 내 손으로 없애고 싶지 않았다.
몇번이고 망설였지만 그것도 잠시.
곧, 나의 칼은 수차례 반복했던 동작으로 그의 목을 꿰뚫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나는 죽어가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그는 웃고있었다.
자신이 목숨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양, 환하게 승리의 미소를 짓고있었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녹아버려 그 흔적도 찾을 수 없게되었다.
나는 칼을 놓쳤다.
소중한 빛이 너무나도 빠르게 사그라져버렸다.

이럴수는 없어.
안 돼.

이제 다른 괴물들은 더 이상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나는 소원했다.
과거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그녀를 돌려달라고.
간절한 의지에, 시간은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이번에는 어떤 괴물도 죽이지 않았다.
위선자가 되어 모든 괴물들과 친구가 되려했다.
역겹지만 괜찮았다.
나의 영웅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하지만 그녀는 나를 배신했다.

어째서?
너를 이해할 수 없어 언다인.
너는 왜 그렇게 멍청하게 웃는거야?
돌대가리처럼 굴지마.
너는 영웅이잖아?
왜 그딴 쓰래기같은 요리를 하며 시간을 낭비해?
영웅이잖아?

그는, 언다인은 내가 아는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그냥 조금 편협하고 단순한, 평범한 괴물일 뿐이었다.
그제서야 깨달았다.
영웅은, 홀로 영웅이 될 수 없다.
악당이 있기에 영웅이 있는 것이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하지?
나의 영웅을 다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해?

나는 울었다.
울면서 시간을 돌렸다.
한창을 울고나서 쉬어버린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 하지만 이건 너를 위한거야.'

재를 털고 또 털어야 비로써 빛나는, 아름다운 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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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회에 중2병 소재를 털어냄.
퇴고 안해서 좀 글이 난잡할 수 있음.